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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박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한국 정부 왜 손 놓고 있나

[주장] 오염수 방류의 피해 누가 책임지나... 일본의 '정화 가능' 주장 신뢰할 수 없는 이유

등록 2023.03.08 11:06수정 2023.03.0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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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6일, 정부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을 대신해서 국내 재단이 배상금을 주는 방안을 발표했다. 피해자들의 의사와 대법원 판결을 무시한 결정이었다. 단지 일본과의 성급한 관계 개선을 위해, 일본 정부의 사과도, 일본 기업들의 배상참여도 없는 완전한 항복외교, 굴욕외교였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굴종적 외교'는 그것만이 아니다.

"오는 4월에, 올여름에, 핵 오염수가 방류되어 제주도민의 생명이 반토막 나고 사람들이 제주로의 발걸음을 끊을 때, 그걸 누가 책임져주겠습니까?" (참가자들 발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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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일기를 찢는 참가자들 ⓒ 녹색연합

 
지난 2월 28일, 제주에 모인 전국 농어민과 제주도민들은 울분을 토했다. 일본의 오염수 투기에 분노와 우려를 표명하며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찢어 핵 드럼통에 넣고 불태웠다.

참가자들은 이후 '제주 바다'를 상징하는 상여를 메고 일본 영사관으로 향했다. 올 4월에서 6월,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알린 무책임한 일본에 대한 항의였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반대 전국대회' 참가자들은 항의 의견을 전달하고자 일본 영사관에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은 끝까지 참가자들을 막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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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반대 전국대회에서 제주바다를 상징하는 상여를 이끌고 일본영사관으로 행진하고 있다. ⓒ 녹색연합

 
일본의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는 2011년의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지금까지 계속 발생하고 있다. 2월 제주에서 열린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반대 전국대회'는 12년 전인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핵사고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이제는 오염수 방류로 닥칠 피해가 일본을 넘어서고 있음을 다시금 알려준다(관련 기사: 일본 핵오염수 방류 코앞... 부산 시민 87% "심각" https://omn.kr/22wt9 )

대한민국 최남단에 위치해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도는 그 어느 곳보다 오염수 투기의 심각성을 크게 느낀다. 제주해녀협회 고송자 사무국장은 오염수가 해녀의 입을 통해 몸 속으로 들어오게 될 것을 우려했다. 동시에 오염수 투기가 진행되면 "이는 해녀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수산업계 종사자, 제주 바다를 보러 온 관광객, 해수욕을 비롯한 각종 레저활동을 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염수의 위험성을 깨닫고 행동하는 제주청소년기후평화행동 정근효 단장은 이날 뻔뻔하게 방류를 지속하는 일본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부와 제주도청의 방임, 오염수 방류 반대 목소리를 막아서는 공권력을 비판했다. 또한 피해를 최소화(모니터링)하는 것은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며, 안전한 사회란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막아내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국내외 연구 결과를 토대로 오염수가 방류된다면 "다음 봄이 올 때쯤이면 우리 바다에 닿을 것"이라며 "방사성 오염 물질은 물로 희석할 수 없는 물질이며, 인류 전체에 대한 핵 테러이며 최악의 범죄행위"라고 꼬집었다.  


오염수 방류 그 뒤... 회복에는 기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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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제주해녀협회 고송자 사무국장 ⓒ 녹색연합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23년 2월 중순 기준 후쿠시마 핵 오염수는 보관 탱크에 담겨 약 132만 톤 쌓여 있다고 한다. 후쿠시마 핵사고로 인한 오염수에는 인체에 치명적인 세슘137, 스트론튬 90, 삼중수소 등의 방사성 핵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정부는 부지 내 탱크 저장 용량인 약 137만 톤의 오염수를 이르면 다음 달부터 약 30~40년간 바다로 내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것이 끝이 아니다. 일본이 언급하지 않은, 앞으로 계속 쌓일 오염수까지 방류된다면 앞으로 어느 정도의 기간이 더 걸릴까? 회복에는 기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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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오염수 방류 반대 퍼포먼스를 하는 녹색연합 ⓒ 녹색연합

 
일본 정부는 오염수 정화 장비인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삼중수소, 탄소14 이외의 62개의 방사성 핵종을 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대책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간 일본 정부는 불투명하고 부적합한 정보를 제공했다. 정화했다는 오염수의 70% 이상에서 기준치 이상의 방사능이 검출되는 등 일본의 다핵종제거설비(ALPS)는 이미 실패한 바 있다. 삼중수소를 희석해 배출할지라도 장기적으로 바다에 버려지는 방사능의 총량은 같고, 해양 퇴적과 먹이사슬의 축적을 통해 장기적으로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할 것으로 예측된다.

게다가 지난 2월 22일,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측정 대상 방사성 핵종을 기존 64개에서 절반 이상 줄이는 것을 인가했다. 실제 오염수 안에는 64개 이상의 방사성 핵종이 있다. 이미 정화에 실패했던 ALPS로 오염수를 정화하는 것도 못 미더운데, 안 그래도 불충분한 측정 개수마저 줄인다는 것은 더더욱 우려스럽다. 지난 2월 10일, MBC는 일본 측이 핵종 개수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 한국 정부에 알려왔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이 사실을 알고도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며 일본의 절차에 사실상 동의한 것 아닌가. 만약 그렇다면 사실상 정부가 국민의 안전을 지킬 책임을 방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 정부는 해양 모니터링 확대와 같이 실효성 없는 대책만을 내놓고 있다. 사실 현 정부는 핵발전 확대 정책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오염수처럼 핵발전을 한다고 모든 방사성 핵종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핵발전소 가동 시에는 대기와 바다에 상시로 무색무취의 방사능이 배출될 가능성이 높다. 핵발전을 지속할 때도 일정량의 방사성 물질의 배출을 막을 수 없고, 핵발전 인근 주민의 피해도 지속되고 있지만 핵발전으로 인한 피해라는 것을 인정받기조차 쉽지 않다. 

후쿠시마 핵사고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지난 2월 28일, 제주에서의 전국대회 전후로 2023년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농어민단체는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행동을 이어 나갈 것을 결의했고, 시민사회는 오염수 방류 철회와 핵발전소 폐쇄를 중심으로 한 서명운동(관련 서명사이트: https://bit.ly/nonukekorea)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정부, 외교적 노력 등 통해 적극적으로 오염수 방류 저지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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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폐쇄서명운동본부_집중서명캠페인 기자회견 ⓒ 녹색연합

 
전 세계적으로도 러시아, 중국, 북한, 태평양 섬나라들의 우려와 항의가 이어지는 한편,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를 위해 끈질기게 외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향후 수십 년간 지속될 바다의 방사능 오염 가능성과 시민 및 해양 생명체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도 적극적으로 오염수 방류를 저지하려는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외면한 채 방류를 용인한다면 이는 또 다른 굴종 외교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는 3월 11일은 후쿠시마 핵사고 12주년이다. 오염수를 비롯한 후쿠시마 핵사고의 수습과 피해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바로 이웃 나라에서의 대형 참사를 목격하고서도 여전히 핵발전을 가동하며, 현 정부는 신규 핵발전소 건설과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과 같이 위험한 핵발전 확대를 더욱 밀어붙이고 있다. 

그렇다면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오는 3월 11일(토), 후쿠시마 핵사고 12주년을 맞아 전국에서 부산으로 향한다. 오염수 방류 문제를 비롯하여 핵발전 문제를 다시 인식하고, 안전한 사회로의 전환을 함께 외치는 탈핵 행진이 진행된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을 비롯한 위험한 핵 정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원전 대신 안전'을 말하는 시간, 더불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저지하라는 정부의 책임도 함께 촉구하는 행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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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후쿠시마 핵사고 12주년 탈핵행진 포스터 ⓒ 후쿠시마핵사고 12주년 탈핵행진 준비위원회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변인희씨는 녹색연합 기후에너지팀 활동가입니다. 이 글은 녹색연합 홈페이지에도 게재됩니다.
#탈핵 #탈원전 #후쿠시마오염수 #핵오염수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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