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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의혹 '땡처리 무혐의'... 도이치 주가조작 봐주기 밑밥"

[스팟 인터뷰] '코바나컨텐츠 부정 협찬 의혹' 공수처 재고발한 김한메 사세행 대표

등록 2023.03.08 19:05수정 2023.03.0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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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지난 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국가무형문화재 가계 전승자 오찬에서 박형민 매듭장 이수자의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검찰이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부정 협찬 의혹'에 대해 일괄 무혐의 처분을 내리자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대표는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재고발 했다. 이날 김 대표는 검찰의 무혐의 처분 이유가 담긴 21페이지 분량의 '불기소 이유서'도 함께 언론에 공개했다.

김 대표는 8일 <오마이뉴스>에 "이번 불기소 처분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의 면죄부 주기의 끝판왕"이라면서 "국민들이 알아야 할 공적 사안이라 판단해 불기소 이유서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공개한 불기소 이유서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부장검사 김영철)은 김 여사의 뇌물 및 부정청탁 금지위반, 횡령 등 7가지 혐의에 대해 증거 불충분 및 공소권 없음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윤 대통령에게 적용된 뇌물 및 부정청탁 금지위반 등 5가지 혐의  대해서도 검찰은 같은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구체적으로 김 여사의 코바나컨텐츠가 도이치모터스, 삼성카드, 신안저축은행, 게임빌 등 기업 협찬을 통해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은 "기업들이 사건 편의를 제공받기 위해 청탁할 동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가 삼성전자와 전세권설정 계약(전세금 7억 원 상당)을 체결해 뇌물수수 및 배임수재 혐의로 고발된 것과 관련해 검찰은 "7년의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며 공소권 없음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당시 같은 평형대 전세 시세가 7억2500만 원에서 7억7500만 원이었고, 삼성전자 외국인 임원이 실제 사택으로 사용했다는 점 등으로 봤을 때 뇌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여사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으로부터 지난 2017년 1월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250만 주를 주당 800원에 저가 매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김 여사가 도이치파이낸셜 주식을 저가 매수함으로써 시세차익 상당의 이익을 수수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코바나컨텐츠 자금 횡령 의혹도 마찬가지다. 검찰은 "김 여사가 회사로 입금한 자금을 채무로 계상하고 자신의 계좌에서 출금한 돈을 채무변제로 처리하는 방식 등의 거래가 반복된 것은 확인되나 횡령으로 인정할 증거는 없다"며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김 여사의 7가지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는 과정에서 단 두 차례 서면조사만 진행했을 뿐 휴대전화 포렌식이나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아래는 김한메 사세행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검찰이 '김건희 의혹' 일괄 땡처리... 도이치모터스 무혐의 밑밥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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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건희여사 주가조작 의혹 진상조사TF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 지난 6일 불기소 이유서를 공개했다. 이유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검찰이 면죄부 주기의 끝판왕을 보여준 거다. 한두 건도 아니고 어떻게 이렇게 많은 의혹에 대해, 그것도 시점이 다르게 고발된 사안에 대해 땡처리하듯 한날한시에 모두 불기소 처리를 하나? 국민들이 알아야 할 공적 사안이라 판단해 불기소 이유서를 공개했다."

-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번에 '땡처리 불기소'만 놓고 보면 검찰이 김 여사에게 종합선물세트를 안긴 것과 같다. 왜 그랬을까? 나는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무혐의 처리를 위해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밑밥을 깔았다고 생각한다.

이번 불기소 이유서에도 검찰은 황희석 변호사가 고발한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저가 매수 의혹과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며 '시세차익 상당의 이익을 수수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적었다. 그 비슷한 논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

- 불기소 이유서를 공개하면서 김건희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을 공수처에 재고발 했다. 

"처음에는 항고하려 했다. 그런데 무슨 의미가 있나 싶더라. 어차피 중앙지검에서 불기소 결론을 내렸는데 고검으로 올라간다고 다른 판단을 할 가능성이 있나 싶었다. 질질 시간만 끌다가 같은 결론 낼 것이 뻔히 예상돼 그래도 0.1mm라도 수사 가능성이 있는 공수처에 재고발 하게 된 거다. 다만 이번에는 무혐의 처리된 모든 건에 대해 재고발 하지 않았다. 딱 한 건만 집중했다."

- 어떤 의혹에 집중했나?

"코바나 전시에 뇌물성 협찬을 한 의혹이 여러 개가 있다. 이번에 작성한 재고발장에는 2019년 진행된 '야수파 걸작전'에 대해서만 집중했다. 당시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지명된 무렵이다. 그리고 기업들의 후원이 폭증했다. 왜 기업들이 후원을 했겠나? 묵시적 청탁 목적을 배제하기 어렵다."

- 묵시적 청탁, 무슨 말인가?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에 적용했던 혐의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세습과 승계 관련해 제일모직과 에버랜드의 합병 문제가 걸려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암묵적으로 청탁을 해 현안을 해결하고자 했던 거다. 박 전 대통령은 20년 형을 받았다.

이번 경우도 다르지 않다. '묵시적 청탁에 의한 포괄적 뇌물죄' 혐의가 적용돼야 한다. 당시 코바나컨텐츠에 후원한 기업들 중 일부는 수사와 재판 관련 현안이 걸려있었다. 그런데 코바나 전시 후원 이후 기업들이 갖고 있던 현안이 해결된 경우도 있었다. 검찰에서는 대기업들의 후원이 '광고 효과가 있었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는데, 성남FC사건과 비교하면 검찰이 이중잣대를 들이댄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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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23일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대표가 23일 오후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 앞에서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의 처가 비리인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 사건의 고발인 조사에 출석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 대표는 공수처에 제출한 고발장에 "당시 협찬 기업 중 일부는 검찰수사를 받고 있었다"며 "(대표적으로) GS칼텍스는 대기오염물질 측정치 조작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고, 우리은행도 전 은행장이 채용 비리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이런 것들이 묵시적 청탁에 의한 포괄적 뇌물수수 혐의를 더욱 짙게 하는 이유"라고 적었다. 

그러나 검찰은 불기소 이유서에 도이치모터스, 삼성카드, 신안저축은행, 게임빌 등 기업들의 코바나 전시회 협찬금을 제공한 의혹을 언급하며 "협찬 계약에 따라 코바나로부터 광고 및 입장권 등을 제공받으면서 그 반대급부로 교부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사건을 확인한 결과 윤석열의 직무권한과 관련이 없고, 협찬을 통해 해당 사건의 편의를 제공받기 위해 청탁을 할 동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적시했다.

한편, 이날 통화 말미 김한메 대표는 정의당이 7일 추진하겠다고 밝힌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특검법에 대해 "코바나컨텐츠 관련 의혹을 빼고 도이치모터스 관련 의혹만 특검을 하자는 정의당의 특검법안이 말이 되냐"면서 "김건희 여사 의혹과 관련해 코바나컨텐츠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장기로 치면 차와 포다. 모든 의혹은 철저하게 규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윤석열 #불기소이유서 #사세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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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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