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대원에 섞여 있는 한승훈씨승훈씨는 때론 통역을 돕는 또 다른 통역으로 때론 해설을 덧붙이는 가이드로 변신하였다.
김길중
시민들이 함께 만들고 있는 파리의 변화
- 파리의 변화를 가까이서 목격하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제가 놀란 점도 바로 그 점입니다. '파리와 같은 대도시에서 어떻게 이런 경이로운 변화가 진행되고 있을까?'를 매일 같이 느끼고 있습니다. 세계가 파리를 주목하는 것은 올림픽을 치르는 도시여서가 아니라 많은 도시가 당면한 문제를 가장 파격적이고 현명하게 풀어 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매일 같이 느끼는 파리의 변화, 제가 15분 도시에 매료되고 관심사가 바뀐 이유이기도 합니다."
- 파리에선 이달고 시장이라는 인물의 리더십이 주요 포인트가 되는 듯합니다. 그와 함께 파리 시민들은 현재의 변화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파리 시민들은 원래 환경적인 문제나 기후위기 등에 대해 평소에 많이 생각하고 있는 편이에요. 필요가 인정된다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봐야 할까요? 파업에 대해서도 자신의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불평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노동자들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잖아요? 어떤 실험을 하는 방식으로 하는 게 아니라 잘 짜인 설계와 완성도 높은 프로토콜을 통해 무난하게 파리시민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보입니다. 탑 다운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러면서도 과단성 있고 용기 있게 (정책을) 펼치는 것에 대해 파리시민들이 동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재선에서 무난하게 성공한 배경이라고 할 수 있겠죠."
- 시민단체와의 파리 시청과의 관계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일종의 역할분담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좀 더 거시적인 것들에 대해서는 시청에서 계획을 잘 만들고 풀어가며, 시민단체의 경우 중간에서 완충지대의 역할-이를테면 속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중간 평가과정 속에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게끔 하는 등의-을 하는 보완관계에 있다고 생각해요. 시민단체들과의 관계는 좋은 편 같습니다."
- 이달고 시장의 페이스북 댓글에 '15분 도시는 좁은 구역 내에 가둬두려는 수용소를 구상하는 음모'라는 식의 내용들도 있던데 15분 도시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은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전형적인 가짜뉴스라고 생각합니다. 15분 도시라는 개념을 오해하는 데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15분이라는 틀에 얽매이는 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바운더리 안에서 완결적 구조를 갖춤으로써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려는 패러다임입니다. 최근에 이런 데 대한 대응논리를 잘 만들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런 견해와 싸운다기보다는 설득력 있는 논리의 개발을 통해 오해를 불식시키며 이해를 높여가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며 열심히 연구 중입니다."
- 하우턴에는 처음이시죠? 여기가 시청 앞 도심의 한복판인데 이 풍경이 상당히 놀랍지 않습니까?
"(놀라운 이 풍경이) 충격적입니다. 네덜란드에 몇 번 오기는 했지만 자전거를 살펴보는 기회는 적었는데 대단하네요. 하우턴은 처음인데 네덜란드 도시들은 확실히 자전거를 중심으로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파리는 보행자에게 초점을 두고 있다고 보거든요. 이런 길도 가능하겠다 싶지만 결과만을 눈여겨볼 게 아니라 어떤 과정 속에서 도출 되었을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 원정대원들과 지내시는 건 괜찮으셨나요? 원정대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없으세요?
"저로서는 색다르고 행운의 시간을 얻은 것 같아 매우 좋습니다. 이곳에 오신 분들이 한없이 열정적으로 배우려는 것에 감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여러 가지 도움을 줄 구상을 스스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우리가 방문한 도시나 기관들과의 연락을 통해 추가적인 질문과 해소과정을 도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유럽에서는 일반적으로 2시간 정도의 미팅을 가지고 나면 따로 추가적인 시간이나 기회를 만들어서 후속의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경우가 보편적으로 존재합니다. '아까 그 이야기 흥미로웠어요'와 같은 식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거죠. 이를테면 '하우턴에 흥미로웠던 일행들과 함께 30여 분간의 화상 회의 같은 것을 통해서 이번에 만난 '안드레아'씨와의 연결을 통해 중재할 용의가 있습니다."
▲ 도시 디자이너, 파리청년 한승훈씨 인터뷰 ⓒ 김길중
현장에서 나눈 이야기, 그리고 일정 중 나눈 여러 이야기를 이렇게 정리한다. 승훈 씨의 '사후적 연락을 위한 중재' 소식을 전하자 일행 중 누군가는 '누가 제발 이 연수 좀 끝내주세요~'라는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승훈씨와는 뮌스터에서의 일정을 끝으로 헤어지게 되었다. 우리는 프랑크푸르트에서 하루 더 머물고 돌아왔고 승훈씨는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통해 파리로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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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는 한의사, 자전거 도시가 만들어지기를 꿈꾸는 중년 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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