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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 보셨죠? 인생에도 피벗팅이 필요합니다

[대기업 임원 이야기] 생각하고 행동하고 준비하라, 넥스트는 그래야 존재한다

등록 2023.04.01 11:38수정 2023.04.0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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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에서 0.8%만이 살아남는다는 임원 자리에서 후배들에게 그리고 직장인, 직업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씁니다.[기자말]
피벗팅(pivoting)이란, 농구에서 한 발을 고정축으로 고정해 놓고 다른 발을 움직여 방향을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요즘은 이 용어가 '변화와 혁신'의 의미로 사용된다. 특히 스타트업처럼 빠른 변화들이 일어나는 분야에서는 피벗팅이 빈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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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한 장면 ⓒ (주)NEW

 
비즈니스 가설을 세우고 MVP(minimum viable product, 빠르게 시장에 상품을 출시하는 형태)를 시도한다. 시장에 상품을 빠르게 내놓고 냉철한 피드백을 받아 가설을 수정하여 제품에서 어떤 부분을 유지하고 변화(피벗)시킬지를 결정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상품의 완성도는 높아진다. 시장의 피드백을 빠르게 흡수하고 피벗팅하기 위해서는 빠른 변화를 수용하려는 조직의 의지가 필요하다.

예전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며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을 통해 소비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고 소비자의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상품을 대량 생산해 시장에 출시를 했다. 공급 시장보다 수요 시장이 클 때는 이런 프로세스를 통해 상품을 출시해도 좋은 반응을 끌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수요보다도 공급이 더 많아진 시대이다. 또한 시장에서 상품의 변화 패턴이 빨라졌다. 자본력이 약한 스타트업은 불필요한 과정들을 제거하고 상품 가능성을 빨리 체크하여 한정된 자본으로 효과적인 결과를 창출해야만 하는 간절함이 존재한다.
 
오늘날에는 미디어와 유통의 구조와 형태가 크게 변화하면서 소규모 개인 사업주가 각자의 관심과 의도 그리고 추구하는 '의미'에 맞춰 세세하고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 다시 말해 대량 생산한 제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거대한 유통구조를 통해 신속히 판매하던 옛날의 성공 패턴, 즉 '규모의 이익을 추구하는 비즈니스'는 오늘날 미디어와 유통의 변화 추세와 어긋난다. - <뉴타입의 시대> 중. 야마구치슈 지음

조직은 지금 비대한 몸집을 줄이고 조직 내 합리적 판단들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비대한 조직과 기존 사업에 매몰된 조직일수록 변화 수용 능력이 떨어진다. 기존 사업의 축에 올인되어 움직임이 둔해진다.

조직의 많은 근육들이 굳어 있어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시대를 선도하지 못한다. 새롭게 생기는 스타트업은 조직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지만 빨리 실행할 수 있는 속도를 갖추고 있다. 치고 빠지는 전술에 강하다.

코닥의 교훈 

기존 조직들은 덩치가 크기때문에 안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안정이 변화에서는 약점으로 드러난다. 코닥이 디지털카메라를 가장 먼저 만들었지만 기존 필름 사업에 매몰되어 시대를 앞서가지 못했다. 수많은 변화가 진행되는 과정 속에 기존에 갖고 있는 안정된 생각들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 비즈니스 또는 본인의 커리어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2가지가 있다. 첫째 세상이 어떤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고 이에 따라 메가 트렌드가 어떻게 흘러갈지를 예의주의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시간이 흘러도 절대 변화지 않는 가치를 찾는 노력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더 오를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다. 새롭게 등장하는 메가 트렌드와 변하지 않고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것들을 고민하며 자신의 포지션을 지속적으로 피벗팅해야 한다.

생각은 돈이 들지 않는 가장 가성비 좋은 놀이이다. 생각을 피벗팅 하고 그에 맞게 행동으로 옮기면 된다. 정체보다는 앞으로 나아가는 피벗팅이 존재해야 스스로가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회사에서도 개인의 삶에서도 피벗팅은 진행되어야 한다. 지금의 편안함이 지속되라는 법은 없다. 오히려 편안함이 다가올 때 피벗팅을 해 나가야 한다. 피벗팅은 귀찮음이다. 자신의 오래된 각질을 벗어내는 것이다. 잘 벗겨지지도 않는다. 자신이 지금까지 해 왔던 방식이 있었기 때문에 변화를 주기가 어렵다.

회사에서 직급이 올라가면 연봉과 혜택이 주어진다. 주어진 업무와 책임의 크기만큼 혜택도 커지게 된다. 그 주어진 혜택에 길들여진다. 그 세상이 전부인 세상이 되고 스스로를 조직 내 묶어 둔다. 만나는 사람조차도 늘 비슷한 동료들을 접하게 된다.

바쁘다는 핑계는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피곤함은 늘 밀려 온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고 일년이 지나고 몇 년이 흐른다. 돌아보면 무엇을 해 왔고 무엇을 배워왔는지 조차 잊고 살아 오게 된다. 퇴직한 동료들을 만나면 늘 하는 이야기들이 있다.

"회사 있을 때가 좋았다. 따뜻한 사무실, 사원식당, 복리후생 등 업무와 조직에 대한 스트레스는 있어도 누리고 있는 혜택이 많았다. 회사를 나오면서 갑보다는 을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회사 내에서는 큰소리도 치고 야단도 쳤지만 회사 나오면 집에서도 밖에서도 을의 삶이 시작된다. 그래서 회사 있을 때 하나라도 더 준비하고 넥스트의 삶을 준비해 놓아야 한다. 회사 내 상위직급의 혜택은 스스로를 약하게 만든다. 나오면 그 혜택에 길들여진 자신의 나약함을 느낄 수 있다."

드라마 <미생>에서 오상식 차장(이성민 분)은 장그래(임시완 분)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늘 취해 있지 말고 깨어 있어라."

무엇인가에 취해서 편안해지고 나태해지는 직장인들에게 깨어있음을 조언한다. 회사의 틀을 깨고 나간다고 잘 안 되는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다. 후배들 중에는 오히려 회사를 나가 자신의 길을 훌륭히 걷고 있는 친구들도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회사 있는 동안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려고 시간을 쪼개며 배우고 공부하며 자신의 넥스트를 고민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시간을 즐거움으로만 채워 가지 않았다. 게임과 골프, 술자리를 가지며 자신의 시간을 익숙하고 편안함에 투자하지 않았다. 그들은 넥스트의 자신을 위해 시간과 돈을 자신의 편안함을 버렸다.

20세에 일을 시작해서 60세 전후에 은퇴하던 성장 시대에는 기업의 평균 수명이 긴 시대였다. 이제는 사람들이 일하는 기간이 기업의 평균 수명보다 훨씬 긴 시대가 도래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명백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자의든 타의든 여러 번 직업을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생긴다는 것이다.
 
"오직 한 길만을 걸어가며 열심히 일하며 살겠다" 라는 다짐을 별다른 비판 없이 칭찬할 수는 있지만, 급속도로 변화를 거듭하는 세상에서는 이런 가치관을 끝끝내 고집하는 올드타입은 변화의 속도에 취약해 질 수 있다. 반면에 지금까지 '끈기가 없다', '지조가 없다', '일관성이 없다'라고 비판받았던 사람들, 즉 무엇이 본업인지 확실히 구분 짓지 않은 채 여러 일을 하면서 고비마다 과감하게 새로운 경력을 시작하는 뉴타입이야말로 위험 요소를 기회로 바꾸어 유연하고 탄탄한 인생을 걸어갈 것이다. - <뉴타입의 시대> 중. 야마구치 슈 지음

지금의 행복에 취해서 지금의 나의 상황이 지속될 거라는 착각에서 우리는 벗어나야 한다. 또 다른 나의 삶을 찾아가야 하는 시점이 올 거라는 것을 인지하고 그때를 위해 차곡차곡 자신의 방향을 만들어 가야 한다. 당신은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피벗팅 하고 있는가?

뉴타입의 시대 -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돌파하는 24가지 생각의 프레임

야마구치 슈 (지은이), 김윤경 (옮긴이),
인플루엔셜(주), 2020


#피벗팅 #생각전환 #넥스트세상 #미생 #뉴타입의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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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직장에서 고민하는 문제를 글로 표현합니다. pain killer 역할을 위해 사람들과 대화하고 글을 씁니다. 현재 기업 리더로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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