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전 직관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 우루과이전.
이지은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 따르면, 워라밸을 지키기 위해서는 1.경계선을 확실히 긋고, 2.근무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며, 3.건강을 지키고, 4.회복력과 수면의 질을 높여야 하며, 5.우선순위를 챙기라고 한다.
이를 축라밸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1.일과 축구, 휴식의 경계를 확실히 정하고, 2.일주일에 3회, 6시간 이상 공을 차지 않는다(더 줄일 순 없어!), 3.축구 시간을 줄여 건강을 챙기며, 4.축구가 끝나면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챙기고, 5.축구를 줄인 시간을 그 외에 인간관계와 우리집 고양이에게 쓰는 것.
처음에는 축구를 줄이는 삶이 걱정되기도 했다. '나 이거 빼면 남는 게 아무것도 없는데' 싶어서. 축구를 좋아하는 마음을 줄일 수 있을까?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이제는 안다. 오래 함께하려면 천천히 가야 할 때도 있다는 사실을, 축구를 덜 하는 게 축구를 덜 좋아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사실을.
워라밸을 생각하는 이들은 사실 일을 그만큼 사랑하는 것이다. 더 오래 계속 일하고 싶어서, 근근이 지속하겠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나 역시 더 오래 계속 축구하고 싶어서, 근근이 지속하는 축라밸을 약속하기로 한다. 축구왕으로 가는 길은 조금 더 멀어졌지만, 이는 돌아가는 길이 아닌 정석으로 향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