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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농민 10명에 매월 30만원씩 지급... 어떤 의미있냐면"

[인터뷰] 농어민 기본소득 운동본부의 사회적 실험... 박웅두 운영위원장을 만나다

등록 2023.04.20 16:53수정 2023.04.2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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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사회에는 인구 감소, 초고령사회, 지방소멸, 청년 유치 경쟁, 저출산 등 스산한 말들이 횡행한다. 이런 현상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국회 정론관에서 '청년 농어민 기본소득 지원 사회실험'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19일 오후 2시, 국회 정론관에서 '농어민 기본소득 전국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가 주최한 기자회견에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의원실 등이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운동본부는 국회에 계류 중인 농어민 기본 소득법 제정도 촉구했다(관련 기사: 매월 30만 원씩, '청년농어민 기본소득' 지급 사회실험 실시 https://omn.kr/23m02 ).

주최 측 "기본소득 실험, 청년 농어민에 대한 응원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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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회 소통관에서 농어민기본소득전국운동본부와 더불어민주당 이원택·허영 의원, 정의당 강은미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의 주최로 '청년농어민 기본소득 사회실험 실시 기자회견'이 열렸다. ⓒ 강은미 의원실 제공

  
'청년 농어민 기본소득 사회실험'은 청년 농어민들이 농어업에 자긍심을 갖고 지역을 지키며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에 대한 응원, 사회적 지원의 의미가 있다고 주최 측은 설명한다.

'사회실험'에 참여하는 10명의 청년 농민은 10년 차 농민부터 지난해 귀농한 1년 차 농민들로 구성되었다. 이들에게는 매월 30만 원의 기본소득이 지급된다. 이것을 출발점으로 하여 운동본부는 '농어민 기본 소득법'이 제정되어 농어민들이 안심하고 국민의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지속 가능한 농어업·농어촌을 지켜나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때까지 사회적 실험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운동본부의 강남훈 상임대표는 인사말에서 "농업은 식량 생산과 생태 보전이라는 공익적 활동"이라면서 농업소득은 도시의 보건, 교육, 교통 등 다른 공익적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소득에 비해서 너무 적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기본소득은 소득격차를 줄이는 역할을 할 것이며, 일자리 보장의 성격도 있지만 기후 재앙과 식량 위기에 대응하는 성격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2016년 6월 스위스에서는 헌법에 국민 기본권으로 기본소득을 명기하는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했고, 찬성 23%, 반대 76.9%로 결과는 부결되었다. 다만 기본소득 관련한 사회적 여론을 만드는 데에는 성공했다고 평가받는다. 핀란드와 네덜란드, 영국 등에서도 지방정부 차원에서 기본소득 모델 실험이 속속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기본소득은 소득 불평등 심화와 성장잠재력 약화라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근본적인 한계와 부작용을 극복할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여기에 자동화와 인공지능이 가져올 '일자리 절벽'에 대한 공포도 기본소득 논의를 활발하게 했다. 기본소득 정당성의 이론도 탄탄하게 형성돼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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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청년 지원 대상에 선정된 두 청년이 활짝 웃고 있다. 왼쪽이 농사경력 10년인 화천군의 김화목 님. 오른쪽이 귀농 2년 차인 서천군의 김옥진 님. ⓒ 전희식

 
해당 기본소득 지원에 선정된 한 청년은 이렇게 말했다. 

"농어민 기본소득은 시골의 젊은 청년 농업인들에게 단순하게 '30만 원'의 돈이 아닙니다. 지속 가능한 농업에 대해 고민하게 하고, 생태 보전에 기여하고, 농업인의 안전을 보장하며, 높은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게 돕고, 수익을 친환경 농업기술에 투자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 줄 것입니다."


이번 '청년 농어민 기본소득 사회실험' 시도는 한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오리라 기대된다. 아래는 운동본부의 박웅두 운영위원장과 19일에 만나 나눈 일문일답이다.
   
"각 지역에서 활발한 청년 농어민 대상... 정부정책대상서 제외되는 현실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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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8일, 창립식에서 발언 중인 박웅두 운영위원장 모습. ⓒ 전희식

 
- 오늘 회견 주제가 '청년 농어민 기본소득 사회실험'인데요. 준비기간이 얼마나 되셨지요?

"지난해 가을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농어업에 진입한 청년들이 농업경영체 등록이 안 되어 직불금이나 수당 등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고 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농어촌 청년들부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10명의 청년 농어민에게 월 30만 원을 주는데요. 좀 적다는 생각도 듭니다. 

"30만 원은, 국회에 계류 중인 농어민기본소득법에 월 30만 원부터 시작한다는 내용이 있기 때문인데요. 농어민기본소득 논의를 시작할 때, 도농 간 소득격차(65%)를 절반 정도로 낮추기 위해서는 개별 농민들에게 월 30만 원으로 시작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을 고려해서입니다.

정부에서 청년 창업농에게 매월 100만 원 내외로 3년간 지원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매년 4000여명 정도 뽑고 있고요. 그런데 굳이 우리가 별도로 진행하는 이유는 생태적, 공동체적 삶을 이어가는 청년들이 정부 정책 대상에서 제외되는 현실을 고려한 측면도 있습니다."

- '사회실험'이라고 했어요. 무슨 의미인가요?

"아직 입법되지 않은 상황이고, 기금 마련 등이 사회적 관심과 참여를 통해 이루어지는 관계로 사회실험으로 이름하게 되었습니다."

- 10명의 청년을 뽑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응모 현황도요.

"한살림 생산자연합회에서 5명을 추천하였고, 귀농운동본부, 경남, 강원 운동본부 등에서 1명씩 추천하고 공동책임을 갖기로 하였습니다. 그 외 여러 경로를 통해 추천과 자천을 할 수 있도록 해서 총 15명이 신청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추천과 참여 기준은 39세 미만 청년 농어민으로 실제 1년 이상 직접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으로서 농업경영체 등록 여부는 따지지 않고, 친환경 농업 경험이나 마을 안에서 공동체 유지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것을 주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선정자는) 여성 6명, 남성 4명이고요. 지역은 경북과 경기를 제외하고 7개 광역시·도에서 뽑았습니다."

- 현재 모금현황은 어떤가요?

"현재 매월 일정액을 내는 단체와 지역이 있는데요. 그게 월 200만 원 정도 됩니다. 운동본부에서 사회적 모금을 통해  1600만 원 정도를 모았기 때문에 당장 1년간 시행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모금 활동을 통해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사업 이행 뒤에 할 성과 지표가 마련된 게 있나요?

"짧은 기간 안에 성과를 측정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아직은 마련하지 못했으나, 앞으로 청년들과 의논 해 가며 마련할 예정입니다. 정부 기관은 유형의 지표, 단기간의 성과에 비중을 두지만 우리는 유형·무형, 모두 소중하게 여깁니다. 표면화 안 된 내면화도 놓치지 않을 생각입니다."

"공동체삶 꾀하는 청년 농민들 위주로 선정... 성과보다는 내용에 집중할 것" 

- 청년들이 지원받으면서 어떤 농어업(생활)을 하게 되나요? 본부에서 요청하는 사항이 있을 듯한데요?

"일단 지원되는 금액의 사용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않았습니다. 단 추천방식에서도 말씀드렸던 것과 같이 친환경 농업, 생태적 농업을 지향하고 있어서 그와 관련한 1년의 성과를 공유하는 조건입니다. 신뢰와 자율을 바탕으로 합니다. 불신과 감시·통제를 바탕으로 하면  비용도 많이 들고 부정수급이 끊이지 않는다고 봅니다."

- 오늘 행사에 참석한 두 청년 농민이 지원증서를 들고 활짝 웃던데요. 두 청년 농민의 모습은 어땠나요?

"귀농 2년 된 여성 청년 농민은 농촌정착 과정에 어려운 점 많았는데 큰 힘을 얻게 되었다며 기뻐했고요. 남성 청년 농민은 올해 농사 경력 10년 차인데 제법 큰 규모로 농사를 하는 중에 생태농업의 새로운 입문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 남자분은 나이가 20대 후반이던데 농사 경력이 10년이라고요?

"네. 올해 스물여덟인데요. 초등학교 마치고 가정학습(홈 스쿨)을 한 청년이라 그렇습니다."

- 홍보물에 보니 생태, 자립, 공생이라고 되어 있던데 청년 농어민들도 이런 가치와 지향을 분명히 하는 분들인 거죠?

"네. 10명 모두 각자의 지역에서 실천하고 계시는 분들입니다."

- 홍보물에 따르면, '도시 문명의 소모적 삶을 거부하고 자연의 소중함과 풍성함을 귀하게 여기는' 청년을 지원 대상으로 하는 것 같아요. 

"농어민기본소득은 농업·농민·농촌의 지속가능성을 위하고 농민들의 사회적 가치와 존엄을 응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서 실제 영농에 종사하면 누구에게나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이번 사업에서 굳이 조건을 부여하는 것은 사회적 모금을 통한 지원사업이라는 성격 때문에 그렇습니다."

- 지금 국회에 계류 중이라는 '농어민기본소득법'은 어떤 상태인가요?

"현재 국회에는 농어민 기본 소득법뿐 아니라 기본소득 관련 법안, 농어민수당 관련 법안 등 많은 법안이 계류 중이나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농민 기본 소득법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농해수위 양당 간사를 만나 상임위 상정 및 조속한 논의를 해 줄 걸 요청하는 등 국회 논의를 위한 정치활동들이 진행되고 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면담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당 법안의 내용은, 실제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모든 분에게 직접 월 3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원하여 농어민들의 소득안정을 보장하고 지속 가능한 농어업·농어촌을 유지하자는 것입니다."

- 현재 시행 중인 공익형 직불제와는 어떻게 다르죠?

"공익형 직불제는 17가지에 이르는 의무사항을 이행해야 하고 재산과 면적에 따라 가구 별로(경영주) 차등 지원하고 있지만, 기본소득은 재산 유무, 영농 형태등을 따지지 않고 실경작 농어민에게 직접 지원하는 등 차이가 있습니다."

- 앞으로 어떤 활동을 더 해 나가실 계획인지요?

"아무래도 21대 국회에서 활발한 논의를 통해 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소관 상임위원들에 대한 면담 등을 전개하고 입법 촉구 서명운동 등을 다시 시작할 예정입니다. 또한 청년농민 사회실험을 더 광범위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모금 및 홍보활동을 강화, 올 8월 말에 전남 목포와 서울에서 진행될 세계 기본소득 대회에서 주제 발표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본소득 #농어민기본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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