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제36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바리스타 부문에 출전한 원 선수(좌). 이 대회에서는 은상을 수상했다. 올해 초 열린 '제20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크로스컨트리 4km 클래식 IDD(동호인부) 부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원 선수(우)
원종웅 선수 아버지 제공
될 때까지 훈련해 되찾는 선수
종웅씨에게도 어려움이 없지는 않다. 공 지도자는 "비장애인 선수에 비해 몸의 기억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다"며 "하루 이틀은 괜찮지만, 동계 시즌 석 달 정도 쉬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다. 코너를 들어가는 기술이나, 안전하게 라인을 타는 기술 등이 잊힌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다시 지도하면 될 때까지 훈련해 회복한다. 종웅이의 기량은 말 그대로 노력으로 이루어졌다"고 강조했다.
좋은 성적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이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종웅씨는 "연습을 안 하면 그사이 다른 사람들이 연습해서 1등을 빼앗길 것 같다는 생각에 불안하다"며 성적 유지에 대한 조바심을 내비쳤다. 이에 아버지와 가족들은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고, 하기 싫으면 언제든 그만둬도 된다"며 응원해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종웅씨가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더는 방법은 바로 '자전거'다. '스트레스를 떨쳐내는 방법이 있느냐'는 질문에 "자전거를 타면서 바람이 온몸을 스치면, 스트레스도 같이 날아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자전거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꾸준함을 겸손으로, 노력을 유연함으로
종웅씨는 '대회에서 1위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부모님과 공민우 지도자를 꼽았다. "부모님과 코치님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의 말을 종합한 결과, 부모님은 조언을 아끼지 않는 조력자이고 공 지도자는 종웅씨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에 유연함을 더해주는 조력자였다.
종웅씨는 자전거 선수를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항상 최선을 다하고 겸손해야 한다"고 답했다. 아버지가 늘 하는 말인 "자전거 잘 타는 사람은 얼마든지 많으니 나서지 말고 겸손하라"를 강조한 것이다.
이에 아버지는 "가족의 역할보다는 선수 본인이 잘하는 게 중요하다"며 "식단관리부터 훈련까지 자신이 알아서 하기 때문에 가족이 할 일은 많지 않다"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도 "종웅이가 코치님에게 SNS 메시지나 전화를 자주 할 때가 있다. 귀찮을 수 있는데 언제나 친절하게 답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지도자에게 공을 돌렸다.
공 지도자는 "종웅이는 자신이 아픈 것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못한다. 몸 상태가 안 좋아도 일단 훈련을 먼저 하려는 경향이 있다. 부상 위협을 줄이기 위해 항상 스트레칭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어 "운동을 오래 하다 보니 해이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항상 열심히'인 종웅이를 보고 오히려 배운다"며 제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원 선수의 '롱 런' 비결에는 부모님의 조언과 공 지도자의 당부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