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법정으로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428억 약속·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최유진
지난 2일 열린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당대표실)의 뇌물 혐의 공판에서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유 전 본부장이 건넸다고 주장하는 뇌물의 출처와 전달 방식이 진술마다 달라진다고 공세를 폈다.
변호인 : "증인은 김용에게 줬다는 1억 원의 출처는 김만배에서 남욱으로 변경했고, 정진상에게 줬다는 5000만 원 출처는 김만배에서 김만배 또는 남욱으로 바꿨다가 법정에서는 다시 김만배로 변경했는데 진술이 수시로 바뀌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유동규 : "지금 변호사님 말에, 수시로 변경했다는 것이 맞는 말일 수도 있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어떤 진술을 함에 있어 그 과정들은 사실 명확하게 기억나지 않습니다. 정확하게 기억나는 부분은 돈 전달한 부분, 그 생각만 기억납니다."
변호인 : "돈 준 장면은 명확히 기억난다고 말씀하셨죠?"
유동규 : "예, 준 장면은 정확하게 기억납니다."
변호인 : "증인(유동규)은 김만배로부터 받은 돈을 쇼핑백에 받은 그대로 정진상에 전달했다 했죠?"
유동규 : "그게 제 기억상에는 그 옆에 편의점이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거기서 봉지를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예전 정진상한테 3000만 원 줄 때 비닐 (사용했던) 기억이랑 오버랩될 수 있지만 확실히 기억하는 건... (중략) 그 집에서 검은 비닐 두 개를 받아서 거기에 아마 담아주지 않았을까라고 생각을 했던 거고요. 그때 받은 쇼핑백으로 전달했는지 검은 봉지에 넣어서 줬는지 그건 사실 명확하지 않습니다."
변호인 : "아까 김만배한테 돈 받은 즉시 줬다고 하지 않았나. 방금 전 그렇게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방금은 또 쇼핑백에 넣은 채로 줬는지 비닐에 넣었는지 확실치 않다고 했습니다."
유동규 : "거기 김만배 만난 대로변 바로 인근에 편의점 하나 있어요. 쇼핑백보다는 아무래도 비닐봉지로 전달하는 방법을 보완해서 하지 않았을까. 왜냐면 머릿속에 비닐봉지 두 장을 얻었던 기억이 나기 때문에 쓸데없이 봉지 얻을 필요 없잖아요. 그래서 갖다가 줬을 거다 생각은 했거든요. 근데 제가 진상이형 집 앞에서 줄 때는 그게 질감이 머릿속에서 그때 당시에 쇼핑백이었나 이게 비닐이었나 이것에 대해서는 확신은 없습니다."
결국 이날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은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의 연이은 공세에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며 "누가 무죄가 되든, 유죄가 되든 내 증언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 밝혀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호인이 재차 "거짓말이 탄로 나 위기에 봉착했다"고 추가로 공세를 이어가자 유 전 본부장은 피고인석에 앉은 정 전 실장을 노려보며 "왜 모욕을 하느냐. 정진상씨. 이렇게 해도 되겠느냐"고 고함을 쳤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은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울먹이며 호흡 곤란을 호소했고 재판은 중단됐다.
이날 재판을 진행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재판장인 조병구 판사도 유 전 본부장을 향해 "(진술) 두 개가 혼재됐다", "증인(유동규) 기억을 명확히 하고, (상황에 대해) 기억이 나는 대로 답하라"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변호인 공세에 술자리 폭로 예고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