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희호호 상추농장'곱슬아삭이 상추와 청상추
박선미
부부가 처음부터 상추 농사를 지으려던 건 아니다. 부모님이 오랫동안 해오던 포도 농사를 염두에 뒀지만 바로 수익이 나는 작물이 아니다 보니, 바로바로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 작물로 상추가 가장 적합했다고 한다. 특히 그 지역에서 많이 생산하는 작물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으로 상추 농사를 시작했다.
지하 100m 암반수를 이용해 600평의 시설 하우스에 3개 동 하우스 중 2개 동은 잎상추로 판매되는 청상추를 재배하고, 나머지는 포기로 판매되는 유럽 상추(이자벨, 로메인, 멀티그린)를 키우고 있다.
아영면은 고랭지 상추를 재배하는 농가가 많은 지역이기는 하나, 주변 상추 농가 대부분이 토양재배나 양액재배를 하다 보니 상추에 문제가 생기면 자문을 구하기도 어렵고 마땅히 의논할 곳이 없어 여간 답답한 게 아니다. 또, 낯선 수경재배 농법에 대해 대부분 격려의 말보다는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한다.
"동네 어르신들이 불쑥불쑥 들어오셔서 한 마디씩들 하시는데 '아이고 돈 많이 들었겠네', '수경재배? 상추하고 물? 안돼 안돼. 빨리 바꿔.' 아무리 수경재배의 장점에 대해 설명을 해도 안 들으세요. 농장 이름도 저희 부부랑 아이들 이름을 한자씩 따서 지었는데 '이름은 또 이게 뭐냐, 얼른 바꿔라.' 그러면 '네네' 하면서 그러려니 해요. 그 정도는 괜찮아요. 하하하."
"직장 생활을 할 때는 업무나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해서 탈모까지 심하게 왔었어요. 상추 농사를 짓고부터는 누가 뭐라고 하든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어서 좋아요. 농사라는 게 의무감에서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힘은 들지만 성취감이 있어서 재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