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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안전하다고 오염수 방류하면서, 어민 피해 대비? 앞뒤 안 맞아"

'후쿠시마 오염수' 놓고 여야 입장 차... 박진 "한일 정상회담서 대통령이 오염수 입장 표명"

등록 2023.05.24 13:35수정 2023.05.2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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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24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여야는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출 문제를 놓고 극명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염수 방출의 위험성을 부각시키며 정부의 대응을 비판한 반면, 국민의힘은 '야당이 비과학적 선동을 하고 있다'면서 정부에 적극적 언론대응을 주문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중랑구을)은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방사능 농도가 1인 물과 0.1인 물 중 어느 물을 먹겠느냐"면서 "아무리 과학적으로 안전하다 하더라도 더 엄격한 기준을 원하는 건 국민 상식인데, 이것을 비과학적 괴담으로 몰아가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또 '일본이 오염수 방류 이후 자국 어민 피해에 대해 4조 원이 넘는 배상금을 준비하고 있다'는 언론 기사를 언급하면서 "안전하다고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면서 어민 피해를 대비하는 건 상당히 앞뒤가 맞지 않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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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하는 우상호 의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 남소연

  
같은 당 우상호(서울 서대문구갑) 의원도 "(후쿠시마 근해에서) 변형된 물고기들이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고, 조사해보니 체내에 상당한 정도의 방사능이 축적된 물고기들이 계속 확인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방류 한다는 것이 과연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느냐는 문제제기를 일본 환경단체와 시민단체, 후쿠시마 지역 정치인들까지 주장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주변국인 우리가 안정성을 더 철저하게 검증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당연한데, '국제적인 기준에서 안전하다고 하는데 왜 반대하느냐, 왜 선동하느냐' 이렇게 접근하는 것이 대한민국 정부의 태도가 맞느냐"고 질타했다.

김경협 의원(경기 부천시갑)은 "정부·여당의 주장을 보면 이미 오염수 방류로 결론을 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의 발언을 다시 소환했다. 지난 2021년 8월 4일 윤 후보는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은 아니다. 지진하고 해일이 있어서 피해가 컸지만 원전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김 의원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인해 방사능 유출이 있었느냐, 없었느냐"고 박 장관을 추궁했다. 박 장관이 "오염수가 나온 걸로 알고 있다", "방사능에 관한 피해가 있었다고 알고 있다"고 즉답을 피하자 김 의원은 "방사능 피해가 있었다는 건 방사능 유출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원전 폭발로 인해 방사능 누출이 없었다'고 윤 후보가 공표를 하고 난 이후에 이미 오염수는 방류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정성 더 철저하게 검증해야" vs. "정부가 언론 대응 강화해야"

야당의 공세에 여당 의원들은 과학적·객관적 근거가 결여되어 있다면서 정부를 적극 엄호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은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인 설명을 해야 한다. 일반 시민들은 우리 시찰단을 검증단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후쿠시마(오염수)에 대한 안정성 검증 주체는 국제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소관"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한국 시찰단은)시찰을 통해 점검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 "정부가 언론 대응을 좀 더 강화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구갑)은 중국·캐나다·미국 원전에서 나오는 삼중수소 배출량이 일본보다 훨씬 많다면서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중국 원전이 56곳이 있는데, 중국의 삼중수소 배출량이 (연간) 1054 TBq(테라베크렐)"이라면서 "일본은 1년에 22 TBq을 배출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각국의 연간 삼중수소 배출량이 '한국 231TBq, 캐나다 2098TBq, 미국 1680TBq'이라고 설명하면서 "IAEA도 검증해야 하고 우리도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원전에 대한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진 장관 "한일 정상회담서 윤 대통령이 오염수 관련 우리 입장 표명"

한편, 이날 박진 장관은 지난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문에 "한일 정상회담에서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 입장을 표명했다"라고 답변했다.

이날 박 장관은 발언은 '한일 정상 간 오염수 문제가 논의된 적 없다'는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기존 설명과는 배치된다. 김 차장은 지난 22일 YTN <더뉴스>에 출연해 "한일 정상회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논의는 하지 않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정상회담의 의제로 논의한 것은 아니다"라며 윤 대통령이 한국 '오염수 시찰단'의 일본 내 활동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일본 측에 협조를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에게 혼선을 줄 수 있으니 상황을 정리해 달라'는 박 의원의 지적에 박 장관은 "(오염수)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은 있었지만 이것을 회담의 공식 의제로써 논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재차 설명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외교통일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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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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