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멀쩡했던 도롱뇽알 모습.
용인시민신문
대신 아까시나무 꽃이 진한 향을 내뿜으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었다. 마침 전날까지 비가 왔기에 공기는 맑았고, 갓 피어난 아까시나무 꽃의 꿀은 너무나 달콤했다. 그 향기에 취해 숲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어느덧 가장 좋아하는 길에 접어들었다. 숨어있는 작은 보물인 옹달샘의 도롱뇽 올챙이들을 만날 생각에 설레 걸음이 점점 빨라졌다. 모퉁이를 돌자 옹달샘이 보였다. 그런데 '저 사람이 뭐 하는 거지?' 어떤 중년의 아주머니가 기다란 나무 막대기를 가지고 옹달샘에서 뭔가를 하고 있었다. 궁금함과 불길함을 다잡으며 아주머니에게 달려갔다.
"뭐 하세요?"
세상에, 기다란 막대기로 옹달샘 바닥을 사정없이 긁어내고 있었다. 이미 옹달샘 물은 뿌옇게 흐려져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너무나 놀랐지만 애써 차분하게 물었다.
"뭐 하시는 거에요?"
"물을 더 깊게 만들어주려고 바닥을 파고 있어요"
허걱이다. 굳이 왜?
"안돼요, 그러시면. 여긴 도롱뇽알과 올챙이가 살고 있어요"
아주머니는 격양된 나의 외침에 멈칫하며 막대질을 멈추었고, 의아하게 나를 쳐다봤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그래 그럴 수도 있지.
"이 옹달샘은 약수터도 아니어서 사람들이 먹지 못해요. 하지만 도롱뇽이 살고 있고, 새들도 와서 먹고, 고라니도 찾아와 먹는 곳이에요."
아주머니가 헤집어 놓는 바람에 물은 넘쳐흘렀다. 그 물을 따라 도롱뇽알들이 여기저기 떠내려가 있었다. 나는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잡아 다시 옹달샘으로 넣어주었다. 그러나 이미 거친 막대질에 소시지처럼 길었던 도롱뇽알들은 갈기갈기 찢어져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그 모습에 내 마음도 찢긴 듯 너무 아팠다.
도롱뇽이 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