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언어습관은 가정에서 사용하는 대화가 출발점이자 씨앗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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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문제는, 사연 속 자람이처럼 욕이나 비속어에 대한 호기심과 재미로 쓰는 경우가 아닌 때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폭발하는 방법으로, 타인에게 공격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욕을 거침없이 사용한다면 조금 심각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우선은 욕을 하게 된 그 상황을 잘 들어주세요. 그런 후에 화가 나고 속상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제시해 주어야 합니다. 분노를 표현하는 방법이 욕만 있는 게 아니니까요. "아, 진짜 속상해", "짜증나", "답답해"처럼,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을 알려주고 그런 말을 해보도록 유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평소에 부모님들도 가정 내에서 불편한 감정을 경험하거나 예민한 상황이 되었을 때 어떤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는지 스스로의 습관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아이의 언어습관은 가정에서 사용하는 대화가 출발점이자 씨앗이 되니까요. 부모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나 말투는 아이에게 자연스레 스며듭니다.
아이를 혼내거나 화가 나는 상황일 때 감정 조절이 되지 않는다거나, 내뱉고 나서 후회할 정도의 언어적 표현을 하는 성향이 있는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은연중에 '화가 나거나 기분이 나쁠 땐 아무말이나 해도 된다'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화가 났을 때나 아이를 혼내야 하는 상황에서, 감정적이 되거나 아이에게 공격적인 말이 나가려고 할 때는 "잠깐만" 하고 멈추셔야 합니다.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가라앉히거나 목소리를 가라앉혀 침착하고 단호하게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부모의 감정이 조절된 뒤 이성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때 아이와 다시 대화를 시도하는 것도 좋습니다.
내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기
너무 많이 들은 말이지요?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고요. 그래서 알려드립니다. 바로 '내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기'에요. 감정을 조절하고 적절히 표현하는 방법으로 쓰이는 건데요(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워 하는 아이들에게 알려주셔도 좋습니다).
"네가 하는 그 행동 때문에 나는 지금 '서운함'을 느끼고 있어."
"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은 '불안감'인 것 같아."
이런 식으로 나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언어로 정확하게 명명하고 표현을 하면, 우리의 뇌가 감정을 이성적으로 받아들여 그 감정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고 합니다. 뇌란 녀석, 참 신기하지요? 거칠고 공격적인 언어나 욕으로 감정을 표출하게 되면 비이성적 행동이 튀어나오고, 불필요한 감정 소모가 더 많아지게 된다고 해요.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를 혼내다가 감정적으로 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한 말로 아이를 다그치고 상처를 주고 난 후에 자책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요.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다스리지 못하고 충동적일 때 그렇습니다.
그러는 순간 아이들은 자신의 잘못을 생각하고 인정하기보다는 분노하고 화를 내는 부모의 모습에서 실망감과 두려움을 느낍니다. 반복되다 보면 감정표현의 나쁜 예를 가정에서 배우게 되는 거고요.
부모의 언어습관과 정서적 표현이 안정적이면, 욕으로 타인을 공격하고 말로 이기고 보는 태도가 옳지 않다는 것을 아이들 스스로가 자연스럽게 느끼게 될 것입니다. 아이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면서도 바른 말을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려주는 것이 부모가 선택할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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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욕했다"는 아이,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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