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도서전의 상징이 된 작가들의 얼굴 모습
김정희
올해 도서전은 저에게 특별한 만남도 있었어요. 부산에서 올라온 딸 친구와의 만남이었는데요, 방문하고 싶은 출판사와 보고 싶은 그림책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책을 통하여 자신의 성장을 도모하려는 젊은 친구의 모습이 대견하여 응원을 보냈답니다.
부스를 방문할 때마다 왜 이렇게 사고 싶은 책이 많은지요. 꼭 들르고 싶은 출판사 몇 군데를 염두에 두고 왔으나 가는 곳마다 발길과 눈길, 마음을 머물게 해서 쉽게 떠날 수 없는 저를 다독이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그림엽서나 도서 목록, 부채, 책갈피와 팸플릿 등 다양한 굿즈 행사가 있는데 무조건 무료라고 해서 그냥 집어 들기만 하면 안 된다는 걸 말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한 장의 그림엽서는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그린 그림이고 작가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책과 함께 놓여 있으니까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림에 관심이 많아 습관처럼 엽서를 보다가 무심코 집어 들었는데 출판사 관계자가 "저기 그림이 들어있는 책도 한번 들여다보실래요" 하며 말을 걸어 주셔서 아차 싶어 발을 돌려 책을 보았습니다. 웬걸 이 책이야말로 제가 사야만 할 책이었지요. 결국 저는 또 한 권의 책을 어깨에 멨습니다. 책 부스가 워낙 많다 보니 그냥 굿즈만 챙기는 일도 생기더라고요.
책이 있는 곳은 생각과 영혼이 있는 곳이라고 평소 생각합니다. 즉 마음이 머무는 안식처 역할을 하는 곳이죠. 우리 인간이 만들어 낸 유일한 정신의 장소, 위로와 치유를 담고 있는 게 책이고 책이 있는 공간입니다. 그곳만이라도 우리의 자유가 맘껏 허용되는 공간으로 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