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춘천공장 박엄선 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풀무원 춘천공장 노동자들은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이전에는 두부와 생면, 얼음을 생산했어요. 그러다 경두부는 의령공장으로, 생면은 음성공장으로 통합되었고, 춘천공장에서는 현재 순두부와 연두부, 얼음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순두부와 연두부 제조는 콩침지, 마쇄, 포장기, 열탕기, 선별(담기), 냉장창고 이동의 순서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침지부터 포장기까지는 기계화되어있습니다.
콩침지는 콩을 불리는 것, 마쇄는 불린 콩을 갈고 삶는 것입니다. 포장기에서는 두유가 나오는 튜브가 두유를 용기에 투입한 후 뜨겁게 열을 가해 실링을 해요. 눌러 붙이는거죠. 그렇게 실링된 제품이 밑으로 떨어지면 컨베이어벨트가 열탕기 쪽으로 이송시킵니다. 실링이 잘 안되거나 튜브가 잘 안 들어갈 때, 두유가 샐 때 등의 문제가 생기면 경보가 울립니다. 그런 일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데, 그러면 노동자들이 대처합니다. 포장기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뭔가를 해줘야 하는 거죠. 선별의 경우 로봇이 담기 작업을 하고 있기는 한데, 선 선별작업을 작업자가 바쁘게 움직이면서 하고 있어요. 냉장고 이동작업의 경우 두부 박스 18개를 로봇이 바퀴 달린 수레에 쌓아주면, 노동자가 그 수레를 20m 정도 거리에 있는 냉장창고로 이동시킵니다.
얼음의 경우 제빙, 세척, 파쇄, 포장, 운반, 냉장창고 적재 순으로 작업이 이뤄집니다. 세척 작업은 이물질이 발견되면, 원빙 중심을 꼬챙이를 이용하여 손으로 깬 후 고압세척기로 세척하는 작업입니다. 포장은 봉지에 담긴 얼음을 박스에 담는 작업입니다. 얼음 공장은 3월부터 9월까지 40여 명의 비정규직 단기 사원을 고용하고 있어요.
작업장 성별 분리는 공고한 편이에요. 두부의 경우 여성들은 주로 선별이나 포장, 세척 쪽에 배치되어 있고, 기계를 조절하는 작업은 주로 남성들이 합니다. 얼음 공장도 포장은 주로 여성들이, 제빙이나 운반 공정은 남성들이 합니다. 춘천공장은 주간 연속 2교대로 운영되고, 주간은 8시 반에서 5시 반, 야간은 5시 반부터 새벽 2시 반입니다."
- 공정이 자동화되면서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나요?
"공정이 자동화, 로봇화가 많이 되기는 했어요. 하지만 기계가 중간에 트러블이 많이 생겨요. 가령 순두부 봉투를 기계가 공기를 이용하여 흡입하며 집을 때, 위치가 안 좋아서 비뚤어지면 일부가 안 찍히는 경우가 생겨요. 그리고 공장 장소가 협소한 것도 문제입니다. 장소가 넓으면 컨베이어를 쭉 펴서 여유롭게 할 수 있을 텐데, 좁다 보니 컨베이어벨트가 꼬불꼬불하게 배치되어 있고, 순두부가 휘어서 이동하면서 트러블이 많이 생겨요. 그럴 때는 사람이 들어가서 기계를 세우거나 하는 등 계속 대처해야 해요. 라인을 똑바로 펴서 노동 강도를 낮춰야 한다고 노동조합에서는 계속 요구하고 있어요.
문제가 생기면 삑삑 소리가 크게 울려요. 기계 소음도 있어서 알아들으라고 크게 울리는 거죠. 소리가 너무 커서 그 소리가 꿈에도 나타난다는 조합원이 있을 정도입니다. 자동화 이후 중량물 취급은 많이 없어졌지만, 노동자들이 만성적으로 긴장하면서 계속 신경 쓰며, 문제를 대처해야 하는 데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더욱 증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