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이 없던 시절에는 창문을 열어놓고 집안에 시원한 바람을 들였다
유신준
일반적인 개인정원들은 중저목들을 적당한 위치에 심고, 중간중간에 철죽을 달덩이로 배치해 놓은 스타일이 많다. 잎이 크거나 작은 것을 섞어 심어 변화를 주기도 한다. 이곳도 비슷하다. 다만 나무들이 너무 빽빽해서 좀 답답해 보인다. 좁은 정원에 욕심을 내면 이런 결과가 생긴다. 공간을 남겨 둔다는 건 누구에게든 쉽지 않은 선택이긴 하다.
오늘은 작업 스타일이 바뀌었다. 바리캉 2대로 각각 개별 작업이다. 이미 다 가르쳐 줬으니 니가 알아서 하라는 거다. 응접실 앞쪽으로 비중있는 나무들은 사부가 하고 뒷쪽에 있는 들러리는 내가 하는 형식이다. 그러니 새끼 정원사다.
전동 바리캉은 재미있는 작업 도구다. 구동방식이 엔진이라면 무거워서 오래 들고 작업하기 힘들텐데 전기라서 손에 딱 맞는다. 대개 잔가지를 다듬는 용도다. 익숙해질수록 부작용이 있긴하다. 손에 들면 뭐든 자르고 싶어 진다는 거다. 강변을 산책하는 중에도 나무들이 비쭉빼쭉 늘어서 있는 것을 보면 반듯하게 정리하고 싶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가끔 보이는 굵은 가지들은 전지가위로 자른다. 전지가위는 잠금장치를 열어서 케이스에 넣어 두는 게 요령이다.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두기 위해서다. 이 경우 가죽 케이스가 잠그는 역할을 대신한다. 오른손을 뒤로 내밀면 바로 잡힐 위치다. 모든 작업도구들이 일하기 용이하도록 잘 맞춰져 있다.
일본에서 정원이 외면 당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