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9일차 이태원참사 유가족 농성장 찾은 이재명 대표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이태원참사 유가족 단식농성장을 방문해 단식 9일차인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직무대행, 최선미 운영위원 등과 대화하고 있다.
남소연
이태원 압사 참사의 진상규명과 피해자 권리 구제 등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유족 이정민·최선미씨가 단식에 들어간 지 28일로 9일째다. 이들은 농성장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정부·여당의 무관심을 언급하며 "저희가 의지할 곳은 야당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김교흥 의원과 당 이태원참사대책본부장 남인순 의원 등과 함께 유족들이 농성 중인 국회 앞 텐트를 찾았다. 그는 자신이 도착하자 일어서서 인사하려는 유족들을 만류하며 "이 무더위에 단식 농성까지… 이게 사람이 할 일이 못 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민주당이 30일에 다른 야당들하고 협력해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지정하면 이번 국회의원 임기 끝나기 전까지는 제정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들을 독려했다.
이정민씨(고 이주영씨 아버지, 이태원참사 유가족운영위원회 대표 직무대행) : "국민들이 이렇게 억울한 일을 당하면 정부와 여당이 책임지고 발 벗고 나서서 국민들을 어루만져줘야 하지 않나. 지금의 현실은 그냥 외면을 해버리니 저희가 어디에 의지를 해야 될지 모르겠다. 저희가 의지할 곳은 야당밖에 없다. 야당도 저희 외면하면 갈 데가 없다. 민주당에서 좀더 저희를 많이 좀 봐달라. 정부 여당과 좀 힘차게 싸워달라."
여권의 무관심에 지친 유족들… "무대응이 제일 어렵다"
이재명 대표는 고개를 숙인 채 묵묵히 들었다. 그는 "면목이 없다"며 "너무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못하니까 저희도 답답하긴 하다"고 말했다. 또 "사실 (이런 참사가) 끊임없이 벌어지는데 사후 대책으로 정부가 이렇게 나몰라라 하는 경우를 처음 보는 것 같다"며 "이해를 할 수 없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설령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통과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행정부가 제대로 법 시행을 안 하는 경우 또한 걱정스럽다고 했다.
최선미씨(고 박가영씨 어머니, 유가족운영위원회 운영위원)도 정부·여당의 무관심이 제일 힘들다고 토로했다.
"무대응이 제일 어려운 것 같다. 대응을 너무 안 하니까. 대화조차도 안 하니까. 특별법이 사실 우리 아이들한테 혜택을 주는 법이 아니지 않나. 생존자, 목격자, 상인들, 또 여기 있는 청년들을 위한 법이다. 있어야 되는 법이고, 가져야 되는 법이다. 좀 염두에 두시고 정말 제정이 되어서…"
그는 건강 상태도 좋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어떻게 하겠어요, 새끼 일인데"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고 송채림씨 아버지 송진영씨도 "그동안 저희가 국민의힘을 향해서 노숙도 하고, 많은 노력을 했는데도 (대화의) 테이블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며 "특별법을 반대한다는 얘기조차 들은 게 없으니까 논의할 수 있는 장이 열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이 대표 등에게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상징하는 보라색 리본 고리와 배지도 전달하며 거듭 특별법 제정을 부탁했다.
배지를 한참 바라보던 이재명 대표는 "아이고 참…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정민씨는 그에게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이렇게 계속, 잊지는 말아달라. 그러면 저희는 힘을 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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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만난 이태원 유족 "야당이 외면하면 저흰 갈 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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