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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회피' 이상민, 그의 문제적 주장 셋

[연속기고②] 행안부장관 탄핵심판에서 나온 주장을 반박한다

등록 2023.07.06 11:04수정 2023.07.0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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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29일 대한민국 서울 이태원에서는 안전관리 미흡으로 159명이 압사하는 끔찍한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위원회는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난 총괄, 지휘업무의 책임자인 행정안전부장관의 법적·실질적 책임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헌법재판소에서 진행 중인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탄핵 심판의 사회적·헌법적 의미를 짚어보려 합니다.[기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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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논란으로 탄핵 소추된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이 지난 5월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1차 변론기일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 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아래 행안부) 장관 탄핵심판의 변론이 어느새 마무리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6월 13일 3차 변론기일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4차 변론기일을 끝으로 변론을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그동안 이상민 장관 측의 변론 중 일부를 발췌해 비판하고자 한다.
 
"재난안전법상 군중이 밀집해서 즐기는 것 자체는 재난으로 인식되지 않고 실제로 참사가 발생한 이후에야 비로소 재난으로 인식된다."
 
이상민 장관 측은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을 최대한 회피하기 위해 재난의 정의부터 왜곡하고 있다. 재난 발생 시기를 최대한 뒤로 늦출수록 이상민 장관에게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는 희생자가 발생하고 나서야 구체적인 법적 책임이 발생한다는 논리로써, 재난에 관한 사전 예방 의무를 회피하려는 전략이다.

그러나 재난안전법 제3조는 "재난"을 국민의 생명·신체·재산과 국가에 피해를 주거나 '줄 수 있는 것'으로, "재난관리"는 재난의 '예방·대비·대응 및 복구'를 위해 하는 모든 활동으로 정의한다. 즉 재난의 기본은 예방에서 출발하며,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부터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이상민 장관의 주장대로라면 경찰의 최초 신고가 있었던 때도 재난으로 인식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재난관리의 주무부처인 행안부장관에게서 나왔다고 믿기 어려운 항변이다.

재난 발생 불과 3주 전 인도네시아 축구장 압사 사고로 174명이 사망했다. 12일 전 부산에서 열린 BTS 콘서트는 대규모 인파에 따른 위험이 우려돼 공연장소가 변경됐다. 또한 이태원 참사 불과 2주일 전 이태원에서 열린 지구촌축제는 안전대책과 현장관리가 있었기 때문에 재난이 발생하지 않았다.

군중밀집으로 인한 재난을 희생자 발생 후에야 인식할 수 있다면, 도대체 같은 달에 있었던 행사는 어떻게 재난을 예상하고 대비했는지 의문이다. 이태원 참사 이후 부랴부랴 세운 다중인파사고 대책들은 이상민 장관의 주장대로면 '사전에 인지할 수 없는 성질의 재난'인데 어떻게 수립했는지 역시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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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3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이태원 압사참사 희생자 추모공간에서 내외국인들이 찾아와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 권우성

 
"군중 밀집을 강제적으로 해소하는 것은 비록 국민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도 국민의 기본권 침해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해치는 통제조치이다."
 
이 주장은 앞으로도 대규모 인파가 예상되고 사고 위험을 인지해도 국민의 행복추구권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지키기 위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시위나 노조의 활동에 대해서 '엄정대응'만을 외치는 윤석열 정부에서, 이렇게 국민의 기본권에 대해 사려 깊은 마음으로 통제를 할 수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상민 장관의 책임은 매년 모이는 축제를 안전하게 즐기고 돌아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날 모이는 것 자체를 막지 못했다고 탓하는 게 아니다. 이태원 참사는 운집한 군중을 강제적으로 해산해야만 막을 수 있었던 재난이 아니다.

군중인파사고의 단계는 '군중유체화-군중충돌-군중붕괴'로 이뤄진다. 첫 단계인 군중유체화 현상은 인파밀집도가 높아도 인파의 '흐름'만 유지된다면 발생하지 않는다. 사고가 발생했던 이태원 골목에 펜스를 설치하여 양방향 소통을 확보하거나 한 방향으로 통행하도록 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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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1월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다중 밀집 인파사고 안전확보를 위한 범정부 특별팀(TF) 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권우성

 
"행안부 장관은 중앙긴급구조통제단장(소방청장)을 직접 지휘·통제할 수 없다."
 
이태원 참사는 사전 예방뿐만 아니라 이후 대응에도 실패했다. 참사 이후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인파 및 교통통제를 위한 경찰력의 배치가 지연됐다. 소방재난본부나 소방청에서 총 18회 현장 통제를 요청할 정도로 경찰력의 배치가 지연됐다.

구조인력이 부족했고, 재난의료지원팀(DMAT)도 현장에 접근을 할 수가 없었다. 긴급환자 후송도 지연됐고, 병원도 적정하게 인원을 분산·배치해야 하는데 혼선이 컸다. 지하철 무정차 통과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 모든 문제를 이상민 장관은 간단히 "현장 지휘 권한이 없다"는 말로 회피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일례로, 2018년 1월 26일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 당시 김부겸 행안부장관은 화재신고로부터 1시간 30분 후 헬기를 타고 현장을 찾았다. 행안부는 당시 김 장관이 현장 지휘 등 수습에 나섰다고 밝혔다.

또한 이태원 참사 당시 긴급구조통제단장이었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국정조사 과정에서 "긴급구조통제단장인 용산소방서장은 교통 통제, 재난, 응급의료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볼 수 없었다"라며 "혼란한 당시 상황에서 빨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꾸려져서 각 영역별·부처별로 통제하고 조정했다면 긴급구조통제단장이 한 명이라도 구조하는 데에 가장 적합한 이상적인 조건이 될 것 같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국민 생명권 보호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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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해 6월 28일 오전 서울시청 앞 이태원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희생자 유가족,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의원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함께 국회 앞 농성장을 향해 집중 공동행동의 날 행진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이상민 장관은 행안부의 재난에 대한 책임은 추상적 의무와 정책 수립 정도에 국한될 뿐, 이태원 참사 피해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추상적 의무와 정책 수립이라도 조기에 이뤄졌는가?

이상민 장관은 참사 발생 이후 70일이 지나서야 행안부가 이태원 참사의 재난주관관리기관임을 인정했다. 재난안전법상 주최자가 없는 군중밀집행사에 대한 예방과 대비는 행안부장관의 몫이라는 점을 피할 수 없다.

이상민 장관 탄핵심판이 기각된다는 것은 곧 그의 행안부 복귀를 뜻한다. 자신의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무지와 무능함은 죄가 아니다'라는 전략을 펴고 있는 장관이 다시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진다는 뜻이다. 생명권은 모든 국민들이 누리는 기본권의 대전제다. 헌법재판소가 이상민 장관을 파면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권을 보호하고, 헌법질서를 수호할 것을 촉구하는 바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 임한결씨는 민변에서 이태원참사TF 활동 중인 변호사입니다. 이 기사는 10.29 이태원참사 홈페이지(www.1029act.net)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1029 이태원참사 #이태원참사 #이상민장관 #행정안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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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정부, 특정 정치세력, 기업에 정치적 재정적으로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합니다. 2004년부터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를 부여받아 유엔의 공식적인 시민사회 파트너로 활동하는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이 기사는 연재 이태원 압사 참사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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