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역 앞수원역 앞 광장과 멀리 팔달문 방향으로 뻗은 매산로가 보이는 풍경.
이영천
교통의 3요소는 연결시설(link), 결절점(node), 교통수단(mode)이다. 교통수단은 종속변수일 뿐이다. 철도나 도로 등 선(線)으로 나타나는 연결시설은 무릇 지역 변화에 중요 시설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역 변화를 추동하는 제1의 요소는 정작 결절점이다.
결절점의 우리 말은 '마디'로 꺾이거나 변화하는 부위 간 연결을 자연스럽게 매개하는 기능으로 축약된다. 교통에서 마디는 버스 정류장이나 터미널, 나들목과 분기점, 철도역과 항구, 공항 등이다.
결절점으로 사람과 재화가 모이고 흩어진다. 그 과정 자체가 도시 활동이고, 이런 활동의 빈도를 바탕으로 도시 공간은 변화하며 성장동력을 얻게 된다. 이를 우리는 그간 '근대화'라 여겨왔다. 산업혁명 이후 성장한 근대도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외 없이 이런 과정을 밟아왔다.
수원의 결절점
수원은 화성(華城)이 모태다. 1924년 지도를 보면 화성을 중심으로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수원역과 남문시장을 잇는 '매산로' 주변에도 도시화 초기에 진입하는 모습이 보인다.
화성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지금은 정조로(正祖路)는 한때 경성 가도이기도 국도 1호선이기도 했다. 정조로와 교동사거리에서 만나는 매산로가, 수원역까지를 잇는다. 수원은 정조로와 매산로 도로축을 따라 확장하기 시작한다. 이때 매산동과 교동이 도시 확산의 중심으로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