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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강세 설악권, 평화경제 성공사례로 만들 것"

[김도균 전 수방사령관 인터뷰-하] 9.19군사합의 주역 민주당 간판 달고 총선 도전

등록 2023.07.12 20:19수정 2023.07.12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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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상] 대통령실 이전, 수방사령관도 기사 보고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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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입당한 김도균 전 수도방위사령관 지난 6월 7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김도균 전 수도방위사령관. ⓒ 남소연

 
김도균 전 수도방위사령관(육군사관학교 44기·예비역 육군 중장)은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면서 강원도 속초·인제·고성·양양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할 뜻을 비쳤다.

하지만 이 지역구는 월남한 실향민들이 많이 사는 6.25전쟁 수복지역이다. 북한과 경계를 맞대고 있어 안보 이슈에 민감한 지역이기도 하다. 지난 선거 결과를 봐도 보수 정당에 유리한 곳이다.

김 전 사령관의 외조부와 모친은 6.25전쟁 흥남철수작전 때 빅토리아호를 타고 월남해 속초 아바이마을에 정착했다. 수복지구에서 자란 실향민 2세대가 민주당 간판을 달고 출마하려는 것. 그는 그 이유를 이 지역을 '평화경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김 전 사령관은 중령 시절인 2011년 국방부 대북정책과 대북정책 총괄 담당관으로 군사실무회담에 참여한 이후 보수-진보 정부를 아울러 북한과의 군사협상에 깊숙이 관여했던 인물이다. 무엇보다 지난 2018년 9월 평양에서 개최된 제3차 남북정상회담 부속합의서로 채택된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합의서'(9.19 남북군사합의)가 탄생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는 입당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1년여 동안 대결 일변도의 대북강경정책이 우리 국민들의 안보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면서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북 및 안보 전문가로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평화를 지키고 평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5일 강원도 속초에서 김 전 사령관을 만나 위태롭게 유지되고 있는 9.19군사합의의 의미와 군사 대치가 최고조에 달한 전개되고 있는 현재 한반도 안보상황, 그리고 정치입문을 결심하기까지 그의 고민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속초시내 한 카페에서 2시간가량 진행된 김 전 사령과의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보수 성향 설악권을 한반도·동북아 평화의 핵심지역으로"


- 육사 생도 시절까지 포함하면 39년간 군인으로 살아오셨다. 현실 정치에 뛰어 들기까지 고민도 적지 않았을 것 같은데, 정치 입문을 결정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혹시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나.

"대한민국에서 정치를 하겠다는데 흔쾌히 찬성할 가족은 아마 없을 거다. 그것도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에 도전하는데 누가 좋다고 하겠나. 가족들을 설득하는 시간을 좀 보냈다. 평화가 위협받는 이 시기에, 내가 태어나서 자란 고향을 위해서 뭐라도 좀 해야 하겠다는 결심을 가족들에게 이해시키는 과정을 거쳤다.

실향민 2세대로 군 생활을 하면서도 늘 전쟁과 평화에 대한 균형 잡힌 사고를 하려고 항상 노력했다. 또 20여 년간 대북업무를 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꾸준히 고민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반도 안보상황이 언제 어디서 어떤 무력충돌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악화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또 그동안 평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던 힘든 여정들을 무시하고 법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무분별한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 지난 2월 공식 출범한 '설악권 희망포럼' 대표를 맡았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속초·인제·고성·양양 지역은 접경지역이면서 6.25전쟁 수복지구다. 남북 간 평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삶 속에 그대로 투영되어 있는 지역이다. 또 이 지역은 지난 70년 동안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 많은 희생과 헌신을 해왔다. 이제는 설악권 주민들이 좀더 당당하고 자부심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함께 머리를 맞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지역은 접경지역이고 수복지구였기 때문에 주민들이 보수적 성향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여러 요인들이 있다. 그럼에도 평생 군 생활을 하면서 내가 고민해왔던 평화에 대한 생각들을 나누는 출발점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 금강산 관광이 진행되던 시절, 속초는 북한 장전항으로 가는 해로관광의 출발지였다. 당시 속초와 고성·양양 지역은 관광 특수를 누리기도 했지만,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되면서 적잖은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설악·금강 관광구상을 공개했는데, 어떤 구상인지 소개해 달라.

"설악권은 대한민국 평화와 통일을 위한 상징적 지역이다. 설악·금강 국제관광지구는 전 세계 최고의 관광지가 될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또 부산에서 출발한 열차가 동해안을 따라 남 고성과 북 고성을 지나 런던까지 이어지는데 가장 중요한 곳이 역시 바로 우리 설악권 지역이다. 남북한과 중국·러시아·일본을 아우르는 환동해권의 지정학적 중심 역시 설악권인만큼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평화의 핵심지역이 될 것이다. 평화경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될 수 있도록 면밀한 계획을 통해 실행력 있는 방안들을 만들어 나가겠다. 또 속초·인제·고성·양양 지역별 맞춤형 정책 전략을 발굴해 설악권이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명실상부한 핵심도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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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6일 제10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에 참석한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소장(왼쪽)이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육군 중장과 악수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수복지구에서 자란 실향민 2세대, 꼭 대북정책 업무 해보고 싶었다"

- 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에서 '6.25전쟁 실향민 2세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외할아버지와 어머니께서 흥남철수작전 때 빅토리아호를 타고 거제도로 내려오셨다. 전쟁이 끝나고 통일이 되면 고향 함흥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향과 가까운 속초 청호동 '아바이 마을'에 정착하셨다. 그러다 인근마을인 대포항에서 정치망 어장을 하시던 아버지를 만나 결혼을 하셨다. 대포항 바로 옆 외옹치항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속초에서 자랐다.

제가 어렸을 때 외할아버지를 닮아 또래들보다 덩치가 크고 외향적이었다. 사실 외할아버지는 함흥에 사실 때 씨름선수를 하실 정도로 기골이 장대하셨는데, 내가 외탁을 했던 셈이다. 그래서 '너 크면 장군감이다'란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특히 어머니께서는 실향민이시다보니 제가 육사에 가기를 간절히 바라셨다. 외할아버지가 사셨던 아바이 마을은 그때만 해도 삶이 팍팍한 함경도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다. 피난민촌 같이 다닥다닥 집이 붙어있던 그곳에서 들었던 함경도 사투리가 어릴 적 기억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어머니는 자식이 번듯하게 사는 모습을 바라셨던 것 같고, 그래서 내가 육사 진학을 결심하기까지는 어머니 영향이 컸다. 운이 좋게도 (육사 입학) 몇 해 전 연좌제가 폐지(1980. 8. 22 - 기자 말)되어 이산가족인 내가 육사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연좌제 때문에 사관학교 진학이나 공직사회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분들을 주변에서 꽤 많이 봤는데 나는 운이 좋았다."

- 국방부 정책기획관실에서 방위정책 총괄 담당관과 대북정책 총괄 담당관을 맡았다. 이 보직을 맡은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육사 훈육관을 하면서 중령 진급을 했고, 대대장으로 나가기 전 합동참모대학에서 1년 동안 공부하면서 앞으로의 군 생활을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대한민국 안보의 두 축은 크게 보면 북한과 미국이다. 실향민 2세대로서 6.25전쟁 수복지구인 속초에서 자라온 경험을 돌아보면서 꼭 대북정책 업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후 대대장 보직을 마치고 국방부 정책국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의사표명을 했다. 그때 만났던 대북정책과장(대령)이 군 출신으로 대표적인 대북 전문가였던 이상철 장군이었다. 이게 인연이 돼 대북업무와 국가위기관리 업무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연대장 근무 후 다시 국방부에서 정책기획관실 북한정책과장, 정책실 군사신뢰 구축추진TF장을 역임한 후 2016년 10월 장군 진급을 했다. 2017년 5월 대선 직후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국방전문위원을 맡았다.

"많은 분들이 내가 문재인 정부에서 대북 협상대표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 장군 진급을 문재인 정부에서 했다고 알고 있는데, 장군 진급을 한 것은 박근혜 정부 시절이었다. 나는 노무현 정부 때부터 대북 협상 업무를 수행했고, 연대장을 마치고 국방부 정책실로 돌아와 만 4년동안 북한정책과장을 맡아 대북정책 업무에 깊숙이 관여했다. 당시에는 남북관계가 단절되어 대북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아주 힘들어했다. 지금처럼 대미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각광받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탄핵국면이 시작됐고, 2017년 5월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서 바로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시작됐다. 문재인 정부는 이전 정부처럼 정상적으로 인수위원회(인수위)를 구성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인수위 대신 국정기획자문위원회(자문위)를 구성해 정부의 국정과제를 작성·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국방부 정책 업무에 경험이 많았던 내가 자문위에 국방부 대표로 파견돼 국방 분야 과제 5개를 작성하는 책임을 맡았다. 이전까지 문재인 대통령과는 전혀 인연이 없었는데, 국정과제 작성을 완료하고 대국민 국정과제 보고대회 하면서 처음 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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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 전 수도방위사령관(예비역 육군 중장) ⓒ 김도균

 
청와대 비서관에서 다시 국방부로... "회담에 대통령 참모 보낸다는 메시지"

-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초대 국방개혁비서관을 맡았는데, 반년 만에 국방부로 돌아가 대북정책관으로 임명됐다.

"국방개혁비서관을 하면서 '국방개혁 2.0'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정리했고, 그 다음엔 3축체계 마스터플랜을 만들었다. 이때가 2017년부터 2018년 초까지였는데, 비서관을 오래 하진 못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판문점선언이 나왔다. 남북은 공동선언을 통해 5월 중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을 개최하는 데에 합의했다. 4월 27일 합의서가 작성되고 5월 중 회담하기로 했으니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사실 나는 청와대 참모였기에 군사회담 대표로 나갈 거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고 군사회담 관련된 지원 업무나 지침을 내리는 작업을 준비했다. 그런데 송영무 국방부장관이 협상 준비 기간이 너무 짧으니 대북협상 경험이 있는 나를 다시 국방부로 보내달라고 문 대통령께 요청했다. 부랴부랴 다시 국방부로 돌아가서 남북 장성급회담 수석대표 임무를 맡아서 회담 준비를 했고, 6월 14일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이 열리게 됐다. 내가 수석대표를 맡은 데는 몇 가지 시사점이 있었다. 특히 대통령의 참모를 회담 수석대표로 보낸다는 메시지를 북측에 보내는 의미가 컸던 것 같다."

- 당시 문재인 정부가 가지고 있었던 가장 큰 안보 고민은 무엇이었나.

"기본적으로 9.19군사합의는 남북관계에서 항상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남북 간 접경지역 일대에서의 군사적 긴장 문제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 문제가 조금이라도 해소되지 않고는 남북관계는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는 게 지난 70년 동안의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었다. 그러면 접경지역 일대에서의 군사적 긴장 수준을 좀 낮추고 상호 적대 행위를 금지시키는 합의를 하면 상호 위협 수준을 낮출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것에서 출발한 것이다. 9.19 군사합의는 기본적으로 남북 간 접경지역 일대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고 상호 적대 행위를 금지시키기 위한 조치다."

- 북한 측과 회담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지금까지 남북 간 장성급 군사회담은 총 10차례 열렸다.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정승조 전 합참의장, 이홍기 전 3군사령관 등이 1~2번씩 수석대표를 맡았고, 내가 수석대표로 3번 참석했다. 남북 간 군사합의도 10여 건 체결되었는데, 9.19군사합의처럼 실행적 조치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던 합의서는 없었다. 그동안은 합의 후에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파기하는 행위가 반복되다보니 후속조치가 진행된 적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합의 사안마다 합의이행 여부를 검증하는 내용까지 합의서에 넣었다. 이런 부분이 대북협상을 진행하면서 쉽지 않은 사항이었다."
#김도균 #수방사령관 #총선 #919군사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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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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