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는 직장인의 하루
픽사베이
많은 직장인들은 회사를 다니면서도 이직을 생각한다. 어느 취업사이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9명은 직장 생활하며 언제든 현재 회사를 떠날 수 있는 이직을 생각한다고 한다. 하지만 직장인들에게 이직은 쉽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 지금까지 쌓아 온 회사 내 영향력을 버리고 낯선 곳의 문화에 처음부터 적응해야 하는 힘든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회사라는 곳은 경기 사이클을 탄다. 경기는 늘 변동되고 불안정하다. 불황이 찾아왔을 때 회사들은 비용 절감 카드를 꺼내고 구조조정을 한다. 경기사이클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은 회사원들의 숙명일 수 있다.
공무원, 이어지는 의사 열풍
한때 안정적 직장이라고 공무원의 인기가 천정부지로 올라갔었다. 일반 직장을 다니다가도 오래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는 직장을 찾고자 노량진의 공시촌으로 많은 직장인들이 향했다. 지금은 낮은 연봉과 줄어든 연금 혜택으로 공무원의 인기가 시들해졌지만 직장인들은 그래도 늘 안정적 직장을 원한다.
공무원 열풍에서 의대 열풍으로 안정적 직업을 찾기 위한 쏠림현상이 전환되었다.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과 사회적 평판, 직업의 안정성을 고려해서 초등학교 때부터 의대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사회의 안전망은 흔들리고 불안감은 더욱 커지다 보니 사람들이 안전하고 연봉이 높은 전문직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지켜보는 30대 후반~40대 중반 직장인들은 씁쓸하다. 직장에서 고민이 가장 많은 시기다 보니 삶의 방향성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세대이다. 이직도 부담스럽고 막상 이직을 하려 해도 지금 회사에서의 위치를 고려했을 때 낯선 환경에서 적응한다는게 만만치 않다는 걸 인식한다.
가족 부양의 짐도 늘 안고 살아가는 세대이다. 일도 많이 하고 인정도 받는 세대이지만 한편 이렇게 회사생활하는 게 언제까지 직장에서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고 지낸다.
회사가 성장하지 못하면 자리는 한정적일 수 밖에 없고 회사 내에서 본인이 나아갈 수 있는 한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가까워진다. 회사들이 많이 젊어지고 있고 젊은 직원들의 에너지와 열정을 기대하는 분위기라 본인들의 나이듦이 심적 부담으로 다가온다.
실무만 할 때는 자기 일만 생각했지만 중간관리자급으로 올라가며 회사 내 포지션은 더욱 좁아진다는 것이 강하게 피부로 느껴진다. 스스로가 무엇인가 준비하지 않으면 도태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그들에게는 늘 내재되어 있다.
직장은 인생의 과정일뿐
'30후40중' 직원들과 식사를 하다보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선배, 나름 회사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회사의 분위기가 젊어지는게 좀 부담스러워요. 그리고 회사에서 어디까지 성장할지도 장담할 수가 없어요. 자리는 한정적이고 나이는 들어가고 아이는 어리고 해야 할 것들은 많은데 요즘은 솔직히 많은 부분들이 압박으로 다가와요. 지금 이 시점에서 어떤 선택을 통해 무엇을 해 나가야 할지가 고민되요. 막상 생각해 봐도 선택의 폭이 많지는 않더라고요."
회사를 다니는 많은 직장인들은 다들 하는 고민이다. 특히 30후40중에 더 고민이 큰 이유는 직장 내 포지션의 고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회사 내 상급자 자리는 한정되어 있고 회사는 대팀제 형태로 조직을 축소하는 분위기다. 사업이 확장되는 시기와는 다르게 저성장 시대는 비용절감을 강조한다. 그에 따른 포지션에 대한 고민들이 지속된다.
또한 대학을 졸업하는 나이가 늦어지고 취업도 늦게 시작했지만 오히려 회사를 다닐 수 있는 기간은 짧아졌다. 과거처럼 20년, 30년 근속이 민망한 시대가 되어서 장기근속 인력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다 보니 나이듦에 따른 가족 부양 경제활동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다.
후배의 고민에 정답을 줄 수 없었다. 나 또한 늘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직장인이였다. 회사를 다니며 막혀있는 답답함이 후배가 고민하는 지점과 비슷했다. 답을 찾기 보다 스스로를 조금 더 단련시키고 고민의 깊이를 다른 활동 에너지로 전환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본질적 물음에 명확한 답은 찾을 수 없었다. 시원하게 뚫리지 않는 답답함에 사이다라도 주고 싶지만 30후40중 직장인들에게는 '사이다'가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어떤 이는 박사학위를 받으려고 노력하는 친구도 있고, 재테크를 통해 경제적 부를 축척하는 직원도 있고, 학원을 다니며 자격증을 따는 직원도 있다. 회사 내부에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을 외부에서 찾으려고 시간을 쪼개 노력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그것 또한 불안감에서 오는 현상이긴 하다. 김봉진 의장이 자신이 창업한 배민을 떠났다. "평생직장 따윈 없다. 최고가 돼서 떠나라!"라는 메세지를 직원들에게 전달하고 떠났다고 한다.
많은 직장인들도 본인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직장인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무엇을 준비하던 무엇에 열정을 쏟던 고민 없는 발전은 없다. 남을 이기기 위한 준비가 아니라 자신을 보호하고 자신의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준비 과정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직장은 인생의 과정이지 인생의 마지막이 절대 아니다. 자신의 인생에 직장이 끝이 아니기에 자신의 지향점을 찾아 가치를 채우려 노력해야 한다. 삶이 막혀 있다 생각이 들 때 스스로가 고독하고 힘겹다 느끼지만 그 순간들을 무엇으로 채워가며 어떤 선택을 할지 차분히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30후40중 세대의 고민이 지금 회사원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선배 하루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 줄도 모르고 벌써 이렇게 나이를 먹었네요. 하루 하루가 별것 없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그렇게 흘러간 시간들이 모여 제 인생이 되어가네요. 그런데 직장에서의 불안감은 늘 제 가슴 속에 남네요."
후배의 말에 <미생>에서 나오는 대사로 대답을 대신한다.
"선택의 순간들을 모아두면 그게 삶이고 인생이 되는 거예요. 매순간 어떤 선택을 하느냐, 그게 바로 삶의 질을 결정짓는거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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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직장에서 고민하는 문제를 글로 표현합니다. pain killer 역할을 위해 사람들과 대화하고 글을 씁니다. 현재 기업 리더로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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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존버' 고민하는 30후40중 직장인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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