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산별총파업 1일차 집회가 열렸다.
권우성
"2시간 야근은 기본, 밥도 못 먹습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간호사·간호조무사·방사선사·물리치료사·임상병리사 등은 굵은 빗줄기 속에 병원이 아닌 서울 도심 한복판에 섰다. 이들은 "보건의료 확충하라", "공공의료 확충하라"를 외쳤다.
경남 양산에서 상경한 8년차 간호사 장아무개(29)씨는 <오마이뉴스>와 만나 "1년에 4명이 새로 입사한다면 3명은 나간다"라며 "(일이 바빠) 식사를 못할 때도 있고, 하더라도 10분 이내로 한다"고 토로했다. 모대학 의료원에서 20년째 일하는 최아무개(50)씨는 "흉부외과 전담 간호사의 경우 (업무강도가 높아) 1~2년 안에 다 나간다"라며 "수술이 있을 때는 아침 8시 30분부터 저녁 7시까지 밥도 못 먹는다"고 했다.
부산 지역 병원에서 3년째 간호사로 일하는 엄아무개(28)씨는 "(신입이 들어와도) 6~7주 정도 트레이닝을 거친 뒤 독립해서 일하는데, 신규 간호사들이 감당하기엔 환자수가 너무 많다"라며 "인력충원이 돼야 한다"고 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무대에 올라 "의료 현장은 지금 인력 대란"이라며 "보건의료노동자의 66%가 이직을 고려하고 신규간호사의 52.8%가 1년 안에 사직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최소한 밥 먹을 시간, 화장실 갈 시간이라도 보장되면 좋겠다"면서 "인력이 부족하면 환자들도 욕창, 낙상 등 각종 의료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된다"고 했다.
25년차 간호사인 공지현 한양대의료원 지부장은 "경력 10년 차가 돼도 퇴근 시간을 2시간 이상 넘기는 게 일상"이라며 "간호사 한 명이 적게는 8명에서 많게는 40명까지 환자를 돌보고 있다"고 했다.
동헌 남원의료원 지부장은 "코로나 때 환자를 치료했던 공공병원들은 감염병 전담병원 해제 이후에도 의사와 환자들이 돌아오지 않았다"라며 "병상 가동률이 40%를 넘지 못해 매월 적자가 8억원에서 20억원까지 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정부는 2021년 9월 노·정 합의대로 공공의료 확충을 강화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