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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면 어떻게 그리냐고요? 직접 보여드립니다

공공디자인페스티벌x어반스케쳐스 콜라보를 노들섬에서

등록 2023.07.18 08:20수정 2023.07.19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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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섬에서 노량진 쪽을 바라본 전경을 그렸다. 한강 수위가 많이 높아져있고 흙탕물이다. 헨드레일에 앞에서 그림을 그리는 스케쳐들이 보인다. ⓒ 오창환


연일 폭우가 이어지고 있다. 어반스케쳐스서울 정기 모임 날은 지난 15일. 그래도 밤새 내리던 비가 잦아들고 잠시 소강상태여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용산역에서 내려 조금 걸어가면 신용산 버스 정류장이 나오는데, 여기서 버스를 타고 두 정거장만 가면 노들섬이다. 버스 정류장이 바로 노들섬 광장과 연결되어 있어 접근성은 좋았다.

예전에는 노들섬이 있는 곳부터 용산과 이촌동까지가 모두 백사장이었다. 나이가 좀 있는 분들에게는 '한강 백사장'이라는 말이 굉장히 익숙한데 그 말이 지칭하는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옛날, 경복궁에서 경기 남부 쪽으로 가장 근거리로 지나가는 곳도 이곳이어서 정조대왕께서 부친 사도세자 묘가 있는 화성으로 행차하실 때 이곳에 배로 다리를 놓아 건너셨다.


1917년에 일본 식민지 정부에서 이곳에 다리를 만드는데, 차가 다니는 다리가 아니라 사람과 우마차만 통행하는 다리라고 해서 '한강 인도교'라고 했다. 그 다리를 만들기 위해서 한강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곳에 인공섬을 만들고 이를 일본식 이름인 중지도(中之島)라고 불렀다가, 1995년 역사바로 세우기 일환으로 노들섬으로 개칭하였다.

노들의 의미는 '백로(鷺)가 놀던 징검돌(梁)'이라는 뜻으로, 지금의 노량진 주변을 말한다. 한강인도교는 6.25 때 폭파되었다가 나중에 차가 다니는 다리로 재건되었지만 '한강 인도교'라는 말은 오랫동안 남아 있어서 습관처럼 불리고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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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서가 루프탑에서 바라본 잔디 광장 ⓒ 오창환

 
한강 다리가 하나 둘 늘어나면서 다리마다 일일이 이름을 붙이는 것에 회의를 느낀 서울시는 다리가 세워진 순서대로 번호를 붙여서 이름을 짓기 시작했다. 지금 노들섬을 지나가는 한강대교가 제1한강교였고, 양화대교가 제2한강교, 한남대교가 제3한강교였다.

어떻게 보면 군사문화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달리 보면 모던한 감성의 작명법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강물은 흘러갑니다 아~ 제3 한강교 밑을~ 당신과 나의 꿈을 싣고서 마음을 싣고서" 1979년에 길옥윤이 작곡하고 혜은이가 노래한 '제3한강교'가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을 보면 당시에는 현대적인 느낌을 주어서인지, 그런 이름을 좋아했던 것 같다.

하지만 한강에 다리가 수없이 놓아지면서 그런 방식의 작명을 계속할 수는 없었다. 지금은 한강에 모두 32개의 다리가 있다.

한강 백사장은 우리나라에 특별한 휴양시설이 없었던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서울 시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휴양지여서 여름에는 수영을 했고 겨울이면 스케이트를 탔다. 대통령 선거 유세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그런데 1968년도부터 한강 개발이 시작되면서 한강 백사장에 있는 모래를 파서 골재로 사용하면서 한강 백사장이 없어지고 그 자리가 강이 되었으며 중지도에 축대를 보강해서 타원형 인공 섬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한동안은 사기업 소유여서 출입이 금지된 채로 방치되다가 2005 서울시에서 구입하여 활용 방안을 연구하게 된다.

서울시는 우여곡절 끝에 노들섬을 음악을 매개로 한 복합 문화 기지로 재탄생시키로 하고 수년의 공사 끝에 2019년 9월에 개장하였다. 노들섬은 현재 라이브하우스, 갤러리, 다목적 홀, 서점과 야외 공연장 등이 있으며 특히 노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서울시는 노들섬을 대규모로 문화시설로 개발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설계도 시안까지 나와 있다. 새로운 문화 기지 탄생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너무 많은 예산으로 혹여 자연 경관을 해칠까 우려되기도 한다.

밤새 비가 왔는데도 불구하고 노돌섬에 들어서자마자 많은 스케쳐들이 보인다. 잔디 광장 오른쪽에 있는 노들서가 건물 루프탑으로 올라가니 서울 챕터 운영진과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관계자들이 보인다. 

7월부터 10월까지는 어반스케쳐스서울과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3과 콜라보를 하기로 해서 모임 장소도 같이 정하고 나중에 페스티벌에서 전시를 하는 등 행사도 같이 하기로 했다고 한다. 정말 기대되는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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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중인 가수들을 그렸다. 위 그림은 도빛님이고 아래는 엘테라스 듀엣이다. 가수분들 사인도 받았다. 공공디자인 스티커를 붙이고 스템프를 찍었다. ⓒ 오창환

 
나는 그림을 그리려고 3층 루프탑에 자리를 잡았다. 이 자리는 햇볕에 완전히 노출된 곳이라 평소에는 너무 더워서 스케치 장소로는 좋지 않은 곳인데 이날은 해가 없어서 괜찮았다.

노량진 쪽을 바라보니 한강물이 많이 불어있었고 한강대교의 상부 구조와 멀리 노량진의 건물과 아파트가 보인다. 먹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있다. 다른 스케처들도 옆에서 뒤에서 그림을 그렸다.  

점심을 먹고 1층 노들서가에 내려가니 노래 공연이 한창이다. 노들섬은 음악을 테마로 한 공간이라 공연이 많은 것 같다. 이곳은 책을 보다가 커피도 마시고 노래도 들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분위기라 좋다. 

그 자리에 앉아서 도빛님과 엘테라스의 공연 모습을 그리고 그림에 그분들 사인도 받았다. 가수분들도 내 그림을 좋아하셔서 나도 기분이 좋았다. 밖으로 나와 보니 비가 제법 오고 있다. 많은 스케쳐들이 우산을 받쳐 들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

'어반스케치는 현장에서 그리는 것'이라고 소개하면 꼭 나오는 질문이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어떻게 하냐는 것이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그리면 된다. 물론 너무 많이 오면 힘들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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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노들 서가 루프탑에서 스케치 하는 모습. 먹구름이 인상적이다. 아래 사진은 우산을 쓰고 스케치하는 모습. ⓒ 어반스케쳐스서울

 
날씨가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나와서 같이 그림을 그렸다. 특히 공공디자인 페스티벌과 콜라보 행사라 더 좋았다. 그나저나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걱정이다. 이제 좀 그만 왔으면 좋겠다.
#노들섬 #어반스케쳐스서울 #공공디자인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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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반스케쳐 <오늘도 그리러 갑니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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