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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장관 "고의로 분계선 넘어"... '미군 월북' 공식 확인

오스틴 장관 "사건 해결 위해 노력"... 백악관 "바이든이 면밀 주시"

등록 2023.07.19 09:24수정 2023.07.1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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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국군이 근무하고 있다. 2023.3.3 ⓒ 연합뉴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던 미국 군인이 스스로 북한으로 넘어갔다고 미국 정부가 공식 확인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우리 군인 중 한 명이 JSA를 견학하던 중 고의로 허가 없이(willfully and without authorization)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라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북한이 해당 군인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믿고 있으며, 상황을 긴밀히 주시하고 조사 중"이라며 "군인의 가장 가까운 친척에게 이 사실을 통보하고,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사건이 안보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우리 장병의 안녕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라며 "사건 해결에 집중하면서 향후 며칠간 전개를 알려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아이작 테일러 주한미군 대변인은 "이번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북한군(KPA)과 협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해당 군인이 북한으로 망명한 것이냐는 질문에 "내가 현재 말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하게 고의로 허가 없이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는 것"이라며 "국무부가 유용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밀러 대변인은 "국무부가 북한 측과 접촉하지는 않았으며, 국방부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덧붙였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이번 사건을 확인하며 "백악관, 국방부, 국무부, 유엔이 협력해 더 많은 정보를 모으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국방부가 북한 측 카운터파트와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그 이상 공유할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상황을 보고받았으며,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사안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통화했는지에 대해서는 "남한이든 북한이든 어느 쪽과도 (바이든) 대통령의 통화와 관련해 공개할 내용이 없다"라고 답했다. 

징계받고 미국으로 호송될 예정이던 주한미군 

유엔군사령부는 한국시간으로 18일 오후 "JSA를 견학하던 미국인 한 명이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라며 "우리는 현재 북한이 이 인원의 신병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사건 해결을 위해 북한군과 협조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곧이어 외신은 이 사건을 긴급 속보로 타전하며 북한으로 넘어간 미국인이 미군 소속 장병이라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이 군인은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이등병"이라며 "폭력으로 징계를 받고 한국에서 미국으로 호송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이 군인은 미국으로 가기 위해 공항에 갔으나, 비행기를 타지 않고 JSA에 견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950-1953년 한국전쟁 이후 정치적 억압과 경제적 빈곤을 피해 3만 명이 넘는 북한 주민이 남한으로 탈출했지만, 미국인이나 한국인이 북한으로 망명한 사례는 드물다"라고 설명했다. 

미 CBS방송에 따르면 이 군인과 함께 JSA 투어 그룹에 있던 목격자는 "한 남성이 갑자게 크게 '하하하' 웃더니 (북한 측) 건물 사이로 뛰어갔다"라며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는데 잠시 후에도 그가 돌아오지 않자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모두 난리가 났다"라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군사적 긴장 한창인데"... 향후 전개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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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던 미국 군인의 월북 사건을 보도하는 CNN방송 갈무리 ⓒ CNN

 
미국 정부는 2017년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 이후 북한을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하고 있다. 이날 사건 직후 유엔사는 판문점 견학 프로그램을 취소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미군의 월북은 2018년 미국 국적의 브루스 바이런 로렌스가 중국에서 국경을 넘어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된 이후 처음으로 확인된 월북 사례"라고 보도했다.

미 CNN방송은 "JSA에 가려면 검문소를 거쳐야 하지만, 남북한 경계인 군사분계선을 넘는 데는 물리적 장벽이 없다"라며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JSA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을 때처럼 바닥에 작은 융기선만 있고 한 걸음만 건너면 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이날 미군의 전략핵잠수함(SSBN)이 부산항에 기항하는 등 군사적 긴장이 한창 고조된 상황에서 발생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건이 북미 관계의 새로운 불씨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영국 BBC방송은 "분명한 것은 (월북 미군의) 존재가 북한의 불안정한 지도자 김정은이 미국을 상대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협상 카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만약 해당 군인이 귀국을 원하는 구금자라면, 바이든 대통령은 그의 석방을 주선해야 한다는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라며 "그리고 북한은 확실히 그의 존재를 선전 도구로 사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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