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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힌 가로등, 사라진 난간... 폭우에 아수라장 된 대전 하천

갑천 둔치 시설물 모니터링 후기... 자연재해 시 위협되는 인공구조물 그만 설치해야

등록 2023.07.21 11:39수정 2023.07.2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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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된 산책로의 모습 ⓒ 이경호

 
비가 많이 온 하천은 어떤 상황인지 확인하기 위해 19일과 20일 대전 하천 현장을 찾았다.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일부 구간은 정리가 되어가고 있지만, 수마의 흔적은 여전히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가장 위험했다는 만년교를 제일 먼저 찾았다. 대전시 만년교 지점의 홍수주의보 수위는 3.50m, 홍수경보 수위는 4.50m이며, 계획홍수위는 5.08m이다. 이번에는 4.5m까지 물이 찼다. 만년교는 거의 매년 홍수경보가 발령된다. 교각의 안전성을 점검해야 하며, 제방보다 낮게 설치된 만년교의 홍수에 대비한 설계점검 등이 필요하다.

만년교를 중심으로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상당 부분 유실되어 있었다. 강한 물이 시멘트 구조물과 부딪히면 와류가 형성된다. 강한 구조물이 없이 흘러가는 지역에 비해 홍수에 더 취약하다. 하천 둔치에 시설물이 유실되는 곳의 대부분은 이런 시멘트 구조물이 위치한 곳이기 때문이다.

교각이 물의 강한 힘을 흡수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더 강한 힘을 만들어 내 우드볼 경기장과 잔디를 심어 놓은 곳도 상당히 넓은 면적의 유실이 있었다. 잔디를 심더라도 강한 물살에 유실을 막지는 못했다.
    
유실되고 사라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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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져 나간 산산책로 우레탄 ⓒ 이경호

 
세월교의 난간은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난간에 쓰레기들이 걸리면서 물의 저항을 크게 받아 유실되거나 부러진 것이다. 하천둔치에 설치된 난간은 비가 오면 큰 장애물이 되기 때문에 매년 유실되거나 훼손되는 경우가 잦다.

난간의 필요성을 점검할 시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가능하면 횡단하는 세월교 건설을 자재할 필요가 있다. 자전거와 사라의 통행을 위한 것이기에 징검다리 정도로 하천의 홍수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조정하는 것이 필요해 보였다.  

천변에 설치한 가로등에는 쓰레기가 널려 있었다. 일부 가로등은 물의 저항을 이기지 못하고 뽑혀 나가기도 했다. 가로등의 경우 전기시설이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하며 둔치에 설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

쓰레기들이 걸려 가로등이 받는 저항이 늘어나면서 가로등 자체의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지만, 홍수위험을 가중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게다가 하천의 다양한 생물들에게 빛공해를 일으키며 특히 곤충생태계에는 심각한 위협이 된다. 가로등의 설치는 이제 지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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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교의 부서진 난간!!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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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걸린 가로등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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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가로등 ⓒ 이경호

 
갑천 하류에 설치한 체육시설은 아직 물이 다 빠지지 않아 잠겨있었다. 스탠드에는 쓰레기가 가득했고, 일부 시설물은 쓰러져있었다. 하천에 운동시설은 이제 동네의 공원으로 옮겨져야 한다. 매년 침수되기 때문이다.  


전민동에 만든 초화원은 이제 흔적조차 없다. 일부 시설물이 대규모로 유실되면서 초화원인지 흙길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대전시가 야심 차게 큰 비용을 들여 만든 시설이 비 한번에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다. 사라진 시설물들은 하천에 다시 쓰레기가 된다. 

하천 둔치에 있는 시설물들은 자연적 수해라고 하기 어렵다. 큰비가 오면 물에 잠기는 곳이기 때문에 시설 설치에 신중해야 함에도, 너무 많은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그 때문에 불필요한 홍수복구예산이 투여되게 된다. 이런 복구는 거의 매년 이루어진다.

꼭 필요한 시설이라도 하천둔치보다는 사람들이 생활하는 공간에 건설해야 한다. 수해복구 예산은 둔치가 아니라 실제 물에 잠기거나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의 천재지변이 일어난 곳에 충분히 복구비로 사용해야 한다. 하천에 불필요한 시설을 만들고 이를 매년 복구하는 비용을 쓰게 하는 것이 비효율이다.

이러한 수해는 대부분 징검다리와 낙차공, 보 등의 횡단구조물 주변에서 일어난다. 이번에 유실된 시설물도 산책로 등 대부분 물의 흐름을 흡수시키지 못하는 단단한 인공구조물로 인해 주변 토사가 유실되면서 벌어진다. 이런 악순환은 도심하천에서 특히 더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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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화원이 만들어진 곳은 흔적도 없고 유실되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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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겨버린 야구장과 시설물들에는 쓰레기가 가득하다. ⓒ 이경호

 
하천 내 인공구조물 그만 설치해야

이제 하천에 설치되는 인공구조물에 대한 정밀한 점검과 이용률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다. 필요가 없는 인공구조물의 철거가 이런 비효율과 수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기후가 변하면서 여름철이면 집중호우가 여러 문제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하천 내 인공구조물을 매년 설치하고, 유실되면 복구하기를 반복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이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횡단구조물과 인공시설물의 철거 없이 다시 홍수에 대비라는 목적으로 준설과 벌목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건 홍수에 근본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준설과 벌목이 필요하다면, 횡단구조물과 둔치에 다양한 시설물들 역시 철거해야 옳다. 

진짜 홍수 예방을 위해서는 기후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도시에 물을 먹금을 수 있도록 공원을 확대하고, 공원에 이런 편의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하천 둔치에 설치된 운동 기구, 산책로 자전거도로 등의 편의시설은 홍수에도 취약하며, 하천생태계에도 치명적이다. 결국 하천에 시설물 설치는 지양해야 한다. 이미 갑천, 유등천, 대전천 설치한 시설물이 너무 많다. 이제 줄이자!
#전기위험 #쓰레기 #하천 #갑천 #인공횡단구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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