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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습치 초입에 건설중인 파크골프장, 또 의문의 발자국

거듭 목격되는 멸종위기종들의 흔적... 환경부가 제대로 나서야

등록 2023.07.23 11:03수정 2023.07.2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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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군의 파크골프장 조성 현장. 강 건너가 바로 달성습지다. 그러나 넓은 의비로 이곳 또한 달성습지의 역역으로 봐야 한다. 야생동물들이 이곳과 달성습지를 오가면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경북 고령군이 국가하천 낙동강 둔치에 조성하고 있는 파크골프장이 논란이 되고 있다(관련 기사 : 삵·오소리 발자국 수두룩한데, 여기 꼭 파크골프장 지어야 할까).

문제의 파크골프장이 조성 중인 곳은 낙동강과 금호강 그리고 진천천이라는 세 강이 만나는 천혜의 자연습지이자 내륙습지인 달성습지 바로 초입이다. 중요한 습지에 수많은 인파가 이용하는 파크골프장이 건설되고 있어 달성습지 생태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 예상된다.

이 공사 현장 1km 상류에는 무허가로 조성된 파크골프장이 있다. 국가하천 부지임에도 하천관리를 맡고 있는 낙동강유역환경청의 하천점용허가를 받지 않고 파크골프장이 조성돼 운영되고 있었던 것이다.

무허가 파크골프장 철회하고 더 큰 파크골프장 조성하는 고령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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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허가로 건설돼 원상복구 명령이 내려진 파크골프장. 그러나 고령군이 이 파크골프장 아래에 더 큰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건설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를 지적하고 무허가로 조성된 현장을 원상복구할 것을 고령군에 명했다. 그런데 고령군은 그 파크골프장을 원상복구하면서 그 1km 하류에 더 큰 면적의 하천점용허가를 얻어서 파크골프장을 새로 건설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고령군의 행정도 문제지만 바로 위 파크골프장은 안 된다고 하고 그 아래 파크골프장은 허용하는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더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낙동강유역환경청 하천과에 이 문제를 질의했더니 담당 주무관은 "새로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는 곳은 하천 지구지정상 친수구역으로 돼 있어서 가능하다"라고 답했다.

지척의 위쪽은 안되고 아래는 된다는 이유가 납득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 일대는 모두 달성습지의 초입으로 사실상 달성습지의 영역으로 봐야 한다. 야생동물들이 친수구역을 피해서 움직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위쪽이 안 된다면 그 아래쪽도 허가가 나서는 안 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그런데도 하천점용허가가 나서 공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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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 바닥에 선명히 찍힌 삵의 발자국. 이 일대를 삵의 서식처로 봐야 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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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이 다섯에 발톱이 선명하게 찍힌 수달의 발자국. 이 일대를 수달의 영역으로 봐야 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 일대의 현장조사가 시급히 필요한 이유다. 야생동물의 서식 실태가 제대로 조사될 필요가 있다. 문제의 다산파크골프장 공사 현장에서 대구환경운동연합이 실시한 21일 현장조사에서도 또다시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발자국들이 선명하게 목격됐다. 야생생물의 흔적은 지난 11일 현장조사에서도 발견됐었다.

야생동들을 발자국이나 분변이 자주 발견된다는 것은 그 일대를 기반으로 그들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대가 그들의 서식처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장맛비가 물러간 지난 21일 다시 찾은 다산파크골프장 조성 현장은 장마 기간임에도 공사는 계속 진행 중이었다.

이번 장맛비로 공사 현장이 모두 침수된 것은 아니고, 양수장과 양수장으로 향하는 길 일대만 모두 침수됐다. 물을 빠졌지만 그 일대는 여전히 뻘로 뒤덮여 있었다. 뻘이 드러나 있어서일까. 그곳을 다녀간 야생동물들의 흔적이 그곳에 똑똑이 남았다.

발자국들은 길게 이어져 그곳에서 공사현장으로 향해 있었다. 그곳은 물가와 가까운 곳이라서 그곳에서 물을 마시고, 혹은 강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공사 현장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을 통해 확인한 결과, 멸종위기종인 삵과 역시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달의 발자국으로 확인됐다. 그곳에 수달과 삵의 발자국이 어지러이 찍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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삵의 발자국의 공사 현장으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 멸종위기종들이 이 일대를 기반으로 살고 있다 봐야 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사진을 본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한상훈 소장은 그것이 삵과 수달의 발자국임을 확인해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공사 현장에서 이들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발자국이 발견됐다면 이들의 서식 실태를 면밀히 조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들의 흔적이 자주 발견된다면 이 일대를 그들이 서식처로 봐줘야 하기 때문이다."

멸종위기종 보호 책임 있는 환경부가 나서야

대구지방환경청이 협의해준 이 사업 환경영향평가 협의 의견에도 이런 식으로 공사현장에서 멸종위기종의 흔적이 발견되면 서식 실태를 면밀히 조사한 후 공사를 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공사 시행기관인 고령군이 나서서 이들의 서식 실태를 면밀히 조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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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파크골프장 환경영향평가 협의 의견. 멸종위기종이 발견되면 적정 보호 대책을 수립한 후 공사를 하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 환경영향평가정보시스템

 
달성습지는 전남의 순천만에 버금가는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고 아름답고도 중요한 내륙습지다. 이 중요한 내륙습지의 영역으로 봐야 하는 곳에 파크골프장이란 수많은 인파가 이용하는 시설을 짓는다는 것이 어떻게 통용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 일대가 친수구역으로 지정된 지구지정부터 우선 심각한 문제로 보인다. 설사 그렇더라도 이 일대가 어떤 곳이란 것을 잘 아는 환경부(낙동강유역환경청)가 시설을 해당 현장에 허가내준다는 것도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금이라도 이 문제에 대한 제대로된 해석을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환경영향평가를 내어준 대구지방환경청 또한 사후관리를 통해서 멸종위기종의 서식 실태를 긴급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법정보호종인 멸종위기종의 관리와 보전 책임이 있는 환경부의 역할이 진정 필요한 때이다. 환경부의 실질적이고도 책임있는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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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살상 달성습지의 영역으로 봐야 하는 곳에 수많은 인파가 이용하는 파크골프장이 건설되고 있다. 환경부가 이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로 지난 15년 동안 낙동강 현장을 기록해오고 있습니다. 낙동강의 자연성을 되살리는 활동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낙동강 #고령군 #달성습지 #파크골프장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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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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