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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강도 감찰" 자신했지만...충북지사·청주시장 빠졌다

국무조정실, 36명 수사의뢰 등 오송참사 조사결과 발표... 유족들 "책임자 빠져, 꼬리자르기"

등록 2023.07.28 13:53수정 2023.07.2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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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 조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24명의 사상자를 낸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감찰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국·과장급 공무원들을 검찰에 수사의뢰했지만, 유족들은 "충북도지사나 청주시장 등 책임자들이 빠졌다"며 "꼬리자르기"라고 지적했다. 

국무조정실은 2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 감찰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미호천 임시제방 공사현장 관계자 2명을 포함해 4개 기관 공직자 18명을 (대검찰청에) 추가로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무조정실은 3개 기관 공직자 18명을 대검찰청에 수사의뢰한 바 있다. 

이로써 전체 수사의뢰 대상자는 ▲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아래 행복청) 8명 ▲ 충청북도 9명 ▲ 충북경찰청 6명 ▲ 청주시 6명 ▲ 충북소방본부 5명 ▲ 공사현장 관계자 2명으로 총 36명이다. 대검찰청은 배용원 청주지검장을 본부장으로 수사본부를 구성한 뒤 이날 관련 기관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국무조정실은 "수사의뢰와 별도로 과실이 확인된 5개 기관 공무원 63명에 대해서도 징계 등 인사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 이틀 후인 17일부터 열흘간 감찰조사를 벌였고 이날 "강도 높게 감찰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중대재해처벌법 질문엔 말 아껴

브리핑에 나선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이번 사고로 안타깝게 운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36명의 수사의뢰 대상자에는 민간인 2명, 책임자 간부급 공무원인 실·국·과장급 관계자 12명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의뢰 대상자 외에) 비위가 확인된 5개 기관 공무원 63명에 대해서는 엄중한 징계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며 "직위해제 등 책임에 상응하는 즉각적 인사조치를 해당 기관 인사권자에 건의·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유족 등이 요구하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문제에는 소극적 답변을 내놨다. 방 실장은 "(이번 브리핑은) 감찰조사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비위사실에 대한 결과를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사항은 내부 논의를 거쳐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뿐만 아니라 방 실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 등 윗선에 대한 수사의뢰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 그는 수사의뢰에 대한 답을 피한 채 "(앞서 징계 등) 인사 조치 관련해선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건의하겠다고 말씀드렸고 그것엔 정무직도 포함된다"고 답했다. 

유족들 "밑에 있는 공무원만 넘길거면 법이 왜 있나"

이날 발표에 유족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경구 오송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정부가) 대검찰청에 충북도지사나 청주시장에 대한 수사를 의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최종) 의사결정·관리는 그분들(자치단체장) 책임이다. 지금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얘기가 나오는 상황인데, 밑에 공무원만 (수사의뢰해 대검찰청에) 넘길 거면 왜 법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며 비판했다. 

전날(27일) 발족한 '중대시민재해 오송 참사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 소속의 이선영 충북참여연대 사무처장도 "정부가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을 구호로 내세우며 대대적으로 감찰하는 것처럼 해놓고 결과적으로는 일선 담당 공무원 선에서 '꼬리자르기'를 한 것"이라며 "검찰 수사가 이제 막 시작됐는데 감사를 이렇게 하면 정권 차원에서 '덮고 가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방 실장은 '일선 공무원들의 사기'와 관련된 질문에 "재난부서 대응 공무원들이 업무가 고되고 어려워 관련 부서에 근무하지 않으려는 (기피)현상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전반적으로 인센티브를 포함해 충분한 교육훈련을 지원해 어떻게 대응할지 숙지가 된 상황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개선방안에 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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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충북도청 서문 앞에서 충북 14개 시민·노동 단체로 구성된 '중대시민재해 오송 참사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발족식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재난대응 전면적 개선하겠다"

이날 국무조정실은 ▲ 미호천교 아래 기존 제방을 무단 철거하고 부실한 임시제방을 쌓은 것 ▲ 이를 제대로 감시·감독하지 못한 것 ▲ 경보 발령 및 신고 등 수많은 경고가 있었음에도 여려 기관이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적극 대처하지 못한 것을 참사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행복청, 충청북도, 충북경찰청, 청주시, 충북소방본부의 각 적발 사항을 발표했다.

방 실장은 행복청과 관련해 "오송~청주 도로확장공사를 발주했으나 시공사·감리사가 기존제방을 무단철거하고 부실한 임시제방을 쌓은 것을 관리·감독하지 못했다"며 "제방 붕괴 상황을 인지한 뒤에도 상황을 유관기관에 신속히 전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하천점용허가를 받을 때 제방을 철거하려면 별도의 허가 조치가 필요한데 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임시 제방도 환경부의 제방 사양 기준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충청북도과 관련해선 "지하차도 관리주체이자 교통통제권한을 가진 기관임에도 사고 당일 지하차도를 제대로 모니터링하지 않고 교통통제를 실시하지 않았다"며 "사고 당일 미호천 범람 위험신고를 받았음에도 비상상황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주시에 대해서도 "유관기관으로부터 범람 위기를 통보받고도 필요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충북경찰청을 두곤 "사고 당일 두 차례 범람 및 차도 통제와 관련된 112 신고를 접수했으나 실제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다"며 "(심지어) 출동하지 않고도 112신고 시스템에 출동한 것으로 입력·종결처리했다"고 말했다.

충북소방본부에 대해선 "현장요원 상황보고에도 119종합상황실에서 가용 인력과 장비를 신속히 투입하는 필요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사고 전날 오후 5시 21분쯤 임시제방 신고를 접수했지만, 유관기관에 전파하지도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방 실장은 "재난대응체계의 전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범정부 TF를 구성·운영 중이며 향후 태풍 발생 등에 대비해 관계 중앙행정기관 및 지자체의 재난대응체계 및 대비상황에 대한 전면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참사는 지난 15일 오전 8시 45분께 폭우 및 제방 유실로 충북 청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침수되며 벌어졌다. 이날 국무조정실은 "참사 당일인 지난 15일 오전 6시40분쯤 집중호우로 지하차도 인근 미호강 수위가 지하차도 통제요건에 달했다"며 "1시간여 뒤인 7시50분쯤부터 임시제방 쪽으로 물이 넘치기 시작했고 8시9분쯤 임시제방이 붕괴됐다"고 설명했다.
#폭우참사 #오송지하차도참사 #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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