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경(좌) 이경구(우)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가 지난 7월 29일 충북 청주시 오송역 7번 출구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났다.
김화빈
7월 29일 오후 3시, 충북 청주 오송역 7번 출구 앞. 딱 2주 전 벌어졌던 오송 지하차도 참사 추모 게시판이 눈에 들어왔다.
희생자를 애도하는 메모지 200여 개엔 "명복을 빕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제발 국민의 안전을 챙겨주세요!" 등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몇몇 시민들이 두고 간 국화 바구니 리본엔 "안타깝게 돌아가신 소중한 이웃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두 유족이 게시판 앞에 섰다. 이경구·최은경 오송 지하차도 참사 유가족협의회의 공동대표는 메모지 하나하나를 읽어 내려갔다. 이 대표는 조카, 최 대표는 어머니를 참사로 잃었다.
35도를 웃도는 더위에 두 사람의 옷이 금방 땀으로 젖었다. 이 대표는 다른 유족들에게 메모 내용을 공유하기 위해 여러 장 사진을 찍었다.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를 읽던 최 대표는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렸다. 한참을 소리죽여 울던 최 대표는 바람에 날아간 국화 바구니를 정돈하며 리본에 새겨진 '안식'이라는 글자를 여러 번 매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