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잼버리' 참가자가 수돗물을 뜨고 있다.
하서
- 이후 운영위는 어떤 대책을 마련했나요?
"운영위 측 대책은 금요일(4일)이 돼서야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이전까지는 온열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했음에도 와닿는 모션이 없었습니다. 금요일부터 관광버스를 영내 구석구석에 배치해 차량 에어컨을 틀어 놓는 정도의 대책을 시행했습니다. 그리고 주말이 된 후에야 부랴부랴 그늘이 될 수 있는 텐트를 추가로 설치했습니다. 차가운 생수 보급도 많이 늦어서, 저희 구역에서는 월요일이 되어서야 볼 수 있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참가자들이 많이 힘들어 보였습니다. 에어컨을 틀어둔 시원한 부스에 가보면, 참가자들이 움직이지 않고 누워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 교통안전 문제도 심각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지금껏 행사 일을 하면서 경험한 그 어떤 행사장도 이렇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행사의 경우, 차량이 영지내로 들어올 수 없도록 통제합니다. 그런데 여기는 그런 게 없었습니다.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전혀 없었습니다. 차들이 달릴 수 있는 여건은 아니었지만, 너무 이상한 광경이었습니다. 이건 부지의 문제도 큰 거 같습니다. 길 폭도 좁다 보니 발생한 문제인데, 관련해서 대비나 관리가 전혀 안 됐습니다."
- 행사 전문가로서 이번 행사를 평가하신다면요?
"전반적인 기획 측면에서 C급 행사였던 거 같습니다. 특히, 행사를 주관한 운영위 측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했습니다. 사실 대단한 게임, 오락 프로그램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참가자들끼리 잘 놀면 되는 행사인데 온열대책도 없었고, 교통안전은 물론 안전사고에 대한 고민도 전혀 없었습니다. 해충에 대한 공지나 대비도 전혀 없었습니다. 한 쪽 발에 20곳 넘게 벌레에게 물린 참가자들을 많이 봤습니다. 야영도 야영인데, 버틸 수 있는 여건은 마련해야 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없으니 아침마다 사람들이 실려 나갔습니다.
전기 관련 문제도 있었습니다. 부스를 준비할 때 운영위 측이 부스당 40kw의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건 공연을 해도 될 정도로 많은 양입니다. 그래서, 이때부터 의아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실제 현장에서 전기를 사용해 보니까 전기가 이틀 동안 계속 내려갔습니다. 그래서 작업자들이 와서 계속 작업했습니다. 근데 이때 한 작업자분이 저희에게 '전기를 몇 kw 신청했느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저희가 그런 말 들은 적 없다고 하자, 당황해 하셨습니다. 이건 행사가 공식적으로 시작하기 전날에 있었던 일인데, 최소한의 소통이나 일처리에도 문제가 있었던 거 같습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요?
"이번 행사는 놀려고 마음먹으면 놀 수 있는 행사이긴 했습니다. 뭘 해도 즐거울 나이대 사람들이, 세계 각국에서 4만 명가량 모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부스 안은 에어렉스를 끄면 40도를 가뿐히 넘겼고, 틀어도 35도였습니다. 환자를 태운 구급차는 항상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물론, 부지 선택에서부터 실수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온열환자 발생은 충분히 사전에 대비할 수 있었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이번 행사에서 겪은 일들을 종합해 보면 여러모로 최악이었다는 평가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이게 국제행사로 준비된 게 맞긴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