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가운데 왼쪽), 지나 라이몬도 미국 상무장관(가운데 오른쪽)과 함께 2023년 8월 18일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3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있다.
AFP=연합뉴스
- 결과적으로 앞으로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가는 건가요?
"지금 그게 제일 관심의 대상인데 지금 대통령실 참모의 설명에 따르면 군사동맹은 아니라고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회담 결과 문건을 보면 군사 동맹이 아니고 그보다 한 단계 낮은 등급의 안보 협력체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외교 마스터 플랜 중에는 이런 것이 있습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군사 안보 질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나토와 같은 다자 군사 동맹을 구축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한미일 3국 협력체지만 미래의 어느 시점에 가면 군사동맹으로 격상될 가능성이 있고 또 한미일 3국만이 아니라 필리핀이나 싱가포르·호주·뉴질랜드 조금 더 나아가서 베트남·인도·인도네시아 이런 나라들이 가담해서 10개국 이상의 다자 군사동맹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 군사동맹으로 가면 우리에게 좋을까요. 나쁠까요?
"만약에 중국을 적대국가로 하는 군사동맹이 생긴다면 이건 우리한테 재앙적인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앞으로 생길 다자 군사 동맹에 중국도 참여하는 집단안보 형태가 된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 될 수도 있어요. 집단 안보 개념이 작동하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냐면, 저는 그렇다고 봅니다. 미국과 중국 관계는 여전히 유동적인 특성이 있습니다. 중국도 앞으로 30년 정도는 미국의 지도력에 기대서 국가 발전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방향으로 노력하는 게 맞다고 보고요. 그런 차원에서 중국과의 적대관계를 과도하게 명시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과 일본도 그렇지만, 우리는 중국과 같이 가야 합니다. 중국까지 같이 참여하는 집단 안보기구 만들어서 누구도 전쟁을 유발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문제 해결할 수 있는 국제적인 협력 틀을 만드는 것이죠. 그런데, 이번 회담 결과를 보면 그런 방향과 다르기 때문에 불안하다는 것입니다."
- 지난달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북한과 대화할 것처럼 얘기했는데 지금 상황은 어떤가요?
"그렇게 제안했지만, 실질적으로 후속 조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차례에 걸쳐서 북한과 일본이 물밑 대화를 하고 있다는 징후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기시다 총리가 북한 방문해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요. 납북자 문제입니다. 북핵 문제에도 대응하면서 납북자 문제도 방치하지 않는 것입니다. 납북자 문제에 대한 해결 가능성이 있다면 기시다 총리는 그 주제에 한해서 북한을 방문하거나 북일 정상회담을 할 용의는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북한 입장에서 일본과의 회담으로 얻는 이익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진전은 안 되는 것 같아요. 어쨌거나 기시다 총리가 지금 한미일 3국 협력체를 만들고 한미일 간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정보 공유도 하지만, 동시에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 시점은 북한이 결정할 것입니다."
- 북일 관계가 개선되면 우리에게 좋은 건가요?
"시나리오가 여러 개가 있겠죠. 지금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한다고 하니 기시다 총리가 한국 정부에 아무 말도 안 하고 북일 정상회담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사전에 협의할 수 있다면 남북 관계도 좋아질 가능성은 있다고 봐요. 북한은 일본이든 미국이든 개방하면 할수록 우리한테 도움이 됩니다. 남북 대화만이 유일한 북한 문제 해결책은 아니에요. 북한의 경제 상황이 좋아지고 북한이 외교적으로 고립 상태에서 벗어나 국제 무대에 적극적으로 나올 수 있다면 우리는 도와주는 게 좋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북일 대화는 좋다고 봅니다.
그러나 다른 시나리오도 있습니다. 기시다 총리가 한국 정부에 비밀로 하고 전격적으로 북일 대화를하고 한국 정부가 뒤통수를 맞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한일 협력이 잘 안 되겠죠. 그런 상황이 되면은 아마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국내외, 특히 국내에서 비판이 굉장히 강하게 올 거고요. 정치적으로 감당하지 못하는 파장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 한미일 정상회의가 바이든 대통령 재선을 위한 것이라는 말도 있던데요.
"그럴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한미일 3국 협력체라고 하는 건 1999년 또는 2004년 이후에 미국 정부가 꾸준하게 갈망해 오던 중대한 외교 목표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이것이 대통령 선거 앞두고 기획이 됐다는 분석에 대해 저로서는 별로 동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 이번에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가 안 나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일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정치적 결단을 내린 상황이고 그런 상황에서 오염수 문제를 가지고 한일관계 개선 흐름에 차질이 생기는 건 원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중대한 요소 중 하나가 오염수 방류 때문에 최대 피해 예상 국가는 일본과 캐나다 미국이에요. 근데 캐나다하고 미국이 오염수 방류에 동의하잖아요. 그러니까 한국이 혼자서 결사반대하는 것도 모양이 안 좋다고 보는 겁니다."
- 우리 정부에서 선거에 영향 미치기 전에 방류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아사히신문> 보도는 어떻게 보세요?
"저도 보도를 봤는데 믿기지 않아요. 그런데 그 기자가 상상으로 조작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믿을 수는 없지만 한국 관리가 그런 취지의 말을 했다고 생각하고, 한국 국민의 불안감 등을 고려하면 대한민국 정부 관리로서는 매우 잘못된 접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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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한 외교 행보... 윤 대통령은 어떻게 이런 내용 포함시켰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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