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설치작품 부분“끝이 보이지 않는 인생의 벽이 있었다. 모아둔 정신과 의료진단서 속의 나는 실험실에 갇힌 동물처럼 격리되어 있었다.”(배시아)
openARTs space MERGE?
이번 전시작품 중, 자신의 정신과 의료진단서들을 낱낱이 부착하여 벽면을 빼곡하게 채운 작업 '벽' 작업은 압권이다. 정신치료 경험을 천하에 공개하는 것도 쉬운 것이 아닐뿐더러 그 아픔의 궤적들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예술표현법 중 '실재의 제시'는 관객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게 된다. 날짜별로 된 감정 상태의 글씨를 보는 기분은 짠해진다. 글자 하나하나가 태풍에 맞아서 찢기고 피 흘리는 듯, 작은 바람에도 금세 흩날려갈 듯 가녀린 몸통으로 쓰러지고 널브러져 있는 느낌이다.
작품을 보며 작가가 그 당시 겪었을 감정들이 강렬하게 가슴으로 전해왔다. 이 한 장 한 장의 기록들의 나열/제시는 그 고난의 감정 속으로 우리를 격렬하게 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