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사망 교사의 49재 날인 4일 오전, 서울 양천구 A초등학교(8월 31일 교사 사망)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한 추모객이 추모 메시지를 담은 메모지를 붙이고 있다.
복건우
서이초에서 추모가 이어지는 동안 서울 양천구 신목초 앞에도 추모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지난 2일 오전 추모공간을 마련한 동료 교사들은 이날도 국화를 나눠주며 추모객을 맞았다. 학교 측은 서울시교육청과 협의해 이날까지 임시휴업하기로 결정하고 정문 앞에 마련된 추모 공간을 유지하고 있다.
8월 31일 서울 양천구 신목초에 근무했던 14년차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인은 6학년 담임으로 학생지도 등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당시는 질병휴직 중이었다.
동료 교사와 학부모, 학생 등 추모객들은 이날 분향소 앞에 모여 한마음으로 고인의 넋을 기렸다. 뒤늦게 고인의 소식을 전해 들었다는 27년차 중등 교사는 "학교폭력도 교권침해도 학교 현장에서는 정말 비일비재한 일이다"라며 "이번에 사건이 일어난 학교도 민원이 굉장히 많은 곳으로 알고 있다. 붕괴 직전에 도달한 교육 현장을 해결하려면 아동학대 관련 법을 개정하는 등 학교 관리자와 교육부의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해당 학교를 졸업했다고 밝힌 두 대학생 신아무개씨와 이아무개씨는 "돌아가신 선생님의 소식을 듣고 오늘 같이 분향소를 방문하기로 했다"라며 "오후에 국회에서도 추모 집회가 있다고 들었는데 정부는 엄정대응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오늘을 계기로 공교육의 변화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학교에 현장체험학습(가정학습)을 신청하고 아이와 함께 분향소를 찾은 가족도 보였다. 해당 학교를 졸업했다고 밝힌 학부모 정아무개(41)씨는 "고인께서 저희 아이들보다 어린 자녀를 두고 세상을 떠날 때 어떤 마음이셨을지..."라며 "아이와 공교육 정상화의 의미를 공유하고 서로 존중해야 하는 것들을 알아가는 시간을 보내고자 오늘 함께 추모에 참여했다"라고 밝혔다.
6학년 딸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학부모 김아무개(37)씨는 "저도 이곳 양천구에 살고 있는데 (교사들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가끔 듣긴 했어도 상황이 이렇게 심각할 줄 몰랐다"라며 "선생님들이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 하루빨리 공교육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딸은 "저희 반에도 선생님을 존중하지 않는 아이가 있는데, 선생님들이 늘 고생하시면서도 책임이 무거울 것 같다"라며 "돌아가신 선생님께서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학교 정문 기둥에는 신목초 학생들의 추모 쪽지와 국화가 빼곡하게 놓여 있었다. 학생들이 손수 쓴 쪽지에는 "그동안 많이 힘드셨을 텐데 편히 쉬세요", "선생님 하늘나라에서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몇몇 추모객들은 포스트잇이 붙은 벽면 앞에 멈춰 서서 한참을 눈을 떼지 못했다.
교육부 엄정대응 방침에 "억압 말라" 지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