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선생님 추모식 중인 학생들
김용만
행사가 끝난 뒤 학생회장에게 어떻게 이런 행사를 준비하게 된 것인지 물었습니다.
"서이초등학교 사건 후 사회에서 비로소 학교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느꼈어요. 가슴아픈 이 일은 저와 학생들에게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나 안전한 학교는 어떤 학교인가를 고민하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이렇게 선생님들이 올바른 교권, 학습권, 학생들을 교육할 권리, 교권을 회복해달라 하는 것은 비단 선생님들만의 책임과 소명(때문)만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건강하고 안전한 학교를 위해 필요한 내용이에요. 우리 학교도 이런 사회적 현상에 주목하고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공동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추모식을 준비하게 되었어요. 전 선생님들께서 이렇게 마음 아파하시고 거리로 나가시는 것에 학생들도 같이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고마웠습니다. 학생들에게 받은 위로를 안은 채 경남 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추모제로 향했습니다. 마지막 순서로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같이 "꿈꾸지 않으면"을 불렀습니다.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현재의 학교에서 과연 꿈꾸기 위해 배우고 희망을 노래하기 위해 가르친다는 것이 가능한지 돌아봅니다. 정치기본권이 없는 교사들이 교실이 아닌 길거리로 나와 단체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돌아봅니다. 학생들에게 정의를 가르칩니다. 민주주의를 가르칩니다. 부끄러운 어른, 부끄러운 교사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고 서이초 선생님, 지금 이 순간에도 외로우실 대한민국 모든 선생님들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힘들어하고 계시는 선생님들께 용기내어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선생님, 포기하지 마세요. 제발 더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지 마세요. 우리는 점들이지만 이 점들이 모이고 있어요. 선생님은 혼자가 아니에요. 위에서 우리를 지켜주지 못하지만 우리는 서로를 도울 수 있어요. 끝까지 함께해요."
선생님들의 외침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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