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의 종편 4사 로고 갈무리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장악 기술자'로 불리는 이동관씨가 방송통신위원장으로 결국 입성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폭주를 넘어 '광란의 질주'라고 해야 할 정도다. 그를 앞세워서 현 정부가 벌이는 언론에 대한 개입도 전방위로 펼쳐지고 있다.
그런데 방송통신위원장이라기보다는 방송'통제'위원장이라고 불려야 할 이동관씨나 현 정권의 언론 '정책'-그것을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부를 수 있다면-이 겨냥하는 것은 단지 공영언론기관이나 공영방송에 '우군'을 앉히거나 정권에 유리한 보도로 압박하는 수준이 아니라는 데에 더욱 근본적인 심각성이 있다.
이들이 목표로 하는 것은 공영언론의 장악을 넘어서는 것에 있다. 공영방송의 축소와 파괴, '방송의 종편화'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공영방송 근본적 구조개혁'이 의미하는 것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이를 숨기지 않고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8월 28일 취임사에서 그는 "공영방송은 각종 특혜를 당연시하면서도 '노영방송'이라는 이중성으로 정치적 편향성과 가짜뉴스 확산은 물론 국론을 분열시켜 왔다"면서 "서비스·재원·인력 구조 등 개편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공영방송 개혁 노력이 단순한 리모델링 수준에 그쳐왔다면 이번 6기 방통위는 공영방송의 근본적인 구조 개혁을 선도하겠다"고 한 것은 이를 위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것임을 노골적으로 천명한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그는 전혀 주저하지 않고 첫날부터 전광석화처럼 행동에 나섰다. KBS의 대외방송 예산을 전액 삭감했으며 EBS 프로그램 제작 지원 예산을 전년 확정예산 대비 규모 역대 최고치로 삭감했다. 비지상파 공영언론인 YTN 사영화-민영화라는 이름의 사영화라고 불러야 마땅하다-도 본격화됐다. 이달 중에 매각 공고를 내기로 했다. 한국경제신문, 국민일보, 한국일보 등 인수 희망 의사를 밝히고 있는 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동관표 종편 2기, 공영언론이 위험하다
공영방송을 향해 집중적으로 펼쳐지는 '공영언론 개편'의 끝은 어디를 향하는 것인가. 언론정보학회가 지난달 초에 발표한 성명서가 밝히고 있는 대로 "공영방송 자체의 무력화와 소멸"로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구체적인 모습은 '한국 방송의 종편화'로 요약될 수 있다. 특히 2011년 종편의 출범을 주도했던 이동관 스스로가 이제는 공영언론들의 종편화라는 종편의 역사 2기를 쓰려고 하는 것이다. 그 자신이 시작한 일을 스스로 완결하려는 것이다.
공영방송이 친권력화되는 한편 극도로 위축되는 가운데 거의 모든 방송이 종편화되는 미래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종편의 과거와 현재가 그 미래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명박 정부 시절 미디어법을 날치기 통과해 탄생하면서 시초부터 기형적 출발을 했던 종편은 어느덧 한국 언론의 주류로 성장했다. 애초부터 잘못된 탄생이었던 종편은 정부의 특혜 등 온갖 제도적 뒷받침 속에서 급성장해 왔다. 그 급성장은 한국 사회 여론의 지형도를 바꾸는 과정이기도 했다. 불행히도 좋은 방향으로의 개선과 진전이 아닌 한국 사회의 퇴행과 혼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