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이 '친구를 때리는 학생의 팔을 붙잡았습니다. 저는 아동학대 교사인가요?'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이재환
지난 6일 충남 홍성읍 복개주차장에서는 검은 옷을 차려 입은 현직 교사들이 시민들에게 커피와 음료를 나눠주고 있었다. '수요일 5교시' 수업을 모두 마치고 나온 홍성군내 초등학교 교사들이다. 이들이 부랴부랴 시내로 집결한 것은 '교권 보호'를 외치는 이유를 시민들을 직접 만나 설명하기 위해서다.
커피와 음료는 교사들이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마련했다. 이들 교사들은 한 달 동안 홍성을 순환하는 버스에 '학생에게 학습권을, 교사에게 교육권을', '친구를 때리는 학생의 팔을 붙잡았습니다. 저는 아동학대 교사인가요?' 등의 내용이 담긴 광고도 싣는다. 교사들이 준비한 커피와 음료 500잔은 이날 모두 소진됐다. 커피트럭에는 '학생은 배우고 싶다. 교사는 가르치고 싶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문민식 교사는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기점으로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게 됐다. 시민들을 만나 커피와 음료를 나누어 드리면서 우리 교사들의 이야기를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홍성 지역) 선생님들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들은 이번이 교권보호를 위한 법 개정의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 교사들이 거리로 나온 것은 단순히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다. 공교육 시스템이 무너져 있고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부연했다.
학부모들의 민원 문제와 관련해서도 문 교사는 "문제는 저출산으로 자녀의 숫자가 적다보니 부모들이 자기 아이만 바라봐 주길 원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교사들은 아이들을 최대한 잘 볼 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학력 사회이다 보니 학부모들의 학력 수준이 높아졌다. 그다 보니 교사들의 전문성조차 인정하지 않는 경우까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