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에 확진된 학교급식 노동자들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열린 급식 종사자 폐암 검진결과와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학교 급식 현장의 노동환경 등에 대해 증언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3.3.14
연합뉴스
학교 급식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폐암 산재가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는 가운데, 서울·경기·충북 지역의 학교 급식 노동자 21명이 폐암 확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 교육부의 '학교 급식실 조리환경 개선 방안' 발표 당시에는 추가 검진을 이유로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열악한 환경 탓 중도퇴사 급증... 인력난 속 병 드는 급식노동자들"
당시 14개 지역에서 발견된 폐암 확진 노동자는 총 31명으로, 이번 결과와 합산하면 전국에서 폐암에 걸린 학교 급식노동자는 52명에 달한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국회 소통관에서 세 지역의 검진 결과를 공개하면서 "폐암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은 열악한 시설 탓도 있지만, 제 때 쉴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짚었다. 고강도 노동과 열악한 환경 때문에 인력난을 겪으면서도 쉴 수 없는 급식 노동자들의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공개된 자료와 지난 교육부 자료를 종합해 살펴보면, 검진자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경기지역의 경우, 폐암 의심 진단자 또한 129명에 달했다. 서울은 99명이, 충북은 12명이 폐암 의심 소견을 받았다. 급식 노동자의 폐암 산재 원인은 주로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 즉 조리흄에 제대로된 환기 없이 장시간 노출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최근 3년간 (급식노동자) 퇴직자 수가 1만 4000여 명인데, 퇴직자 중 자발적 중도 퇴사는 지난해 55%가 넘는 심각한 상황이다"라면서 "(급식 노동이) 너무 힘겹다는 인식으로 채용공고를 내도 미달 상황이 이어지고, 종사자들은 아파도 대체 인력이 없어 동료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병가도 쓰지 못한다고 자조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