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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급식노동자 21명 더 늘었다... "환기개선 요구 3년째, 안 바뀐다"

[현장] 폐암 의심자도 240명 추가... "자발적 퇴사 55% 넘어, 예산과 시설 개선해야"

등록 2023.09.08 12:19수정 2023.09.08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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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에 확진된 학교급식 노동자들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열린 급식 종사자 폐암 검진결과와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학교 급식 현장의 노동환경 등에 대해 증언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3.3.14 ⓒ 연합뉴스

 
학교 급식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폐암 산재가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는 가운데, 서울·경기·충북 지역의 학교 급식 노동자 21명이 폐암 확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 교육부의 '학교 급식실 조리환경 개선 방안' 발표 당시에는 추가 검진을 이유로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열악한 환경 탓 중도퇴사 급증... 인력난 속 병 드는 급식노동자들"

당시 14개 지역에서 발견된 폐암 확진 노동자는 총 31명으로, 이번 결과와 합산하면 전국에서 폐암에 걸린 학교 급식노동자는 52명에 달한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국회 소통관에서 세 지역의 검진 결과를 공개하면서 "폐암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은 열악한 시설 탓도 있지만, 제 때 쉴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짚었다. 고강도 노동과 열악한 환경 때문에 인력난을 겪으면서도 쉴 수 없는 급식 노동자들의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공개된 자료와 지난 교육부 자료를 종합해 살펴보면, 검진자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경기지역의 경우, 폐암 의심 진단자 또한 129명에 달했다. 서울은 99명이, 충북은 12명이 폐암 의심 소견을 받았다. 급식 노동자의 폐암 산재 원인은 주로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 즉 조리흄에 제대로된 환기 없이 장시간 노출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최근 3년간 (급식노동자) 퇴직자 수가 1만 4000여 명인데, 퇴직자 중 자발적 중도 퇴사는 지난해 55%가 넘는 심각한 상황이다"라면서 "(급식 노동이) 너무 힘겹다는 인식으로 채용공고를 내도 미달 상황이 이어지고, 종사자들은 아파도 대체 인력이 없어 동료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병가도 쓰지 못한다고 자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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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경기, 충북 지역 급식종사자 건강검진 결과를 공개 발표하고 있다. ⓒ 조혜지

 
노동자들은 폐 질환 발병의 가장 큰 원인인 환기 시설 문제가 계속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학교급식시설 환기설비 점검 현황을 산출한 결과, 전체 4800여 개의 학교 중 환기 설비 개선을 진행한 경남 지역을 제외한 4702개의 학교, 즉 약 97% 학교가 환기 설비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식실에서 조리실무사로 일하는 정경숙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부본부장은 "환기시설 개선을 3년간 요구하고 있지만 현장은 바뀌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 부본부장은 "세계 1위로 자부하던 급식실 공간이 무너지고 있다"면서 "전담대체인력제도를 운영한다지만, (운영 중인 곳은) 6개 지역으로, 그 또한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노동강도를 낮추고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선 환경개선을 위한 예산 지원과 숙련 퇴직자 재고용 등 인력 보강 대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김미경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수석본부장은 "중도 퇴사 비율이 너무 높기 때문에, (근속을 희망하는) 퇴직자를 적극 활용하고 신규 채용자의 교육 훈련 뒤 현장에 파견해서 산재를 낮춰야 한다"면서 "결원이 지속되는 한 산재가 되풀이되는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득구 의원은 "예산과 시설 개선 두 가지를 잘 하면 길이 있음에도 수수방관하는 시도교육청에 분노한다"면서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적극적인 관심과 근무조건 개선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급식 #폐암 #환기 #교육부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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