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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30명 차출? 국힘 '공천파동' 재현 우려 꿈틀

행정관급 출마 수요 파악 등 차출 가시화... "의원들 동요 심각해", "무조건 공천=당내 갈등"

등록 2023.09.20 13:05수정 2023.09.2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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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입당 환영식에서 이날 입당한 인사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 세번째부터 김현준 전 국세청장, 박영춘 전 SK그룹 부사장, 김 대표, 개그맨 출신 김영민 씨, 고기철 전 제주경찰청장, 조광한 전 남양주 시장, 윤재옥 원내대표. ⓒ 남소연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의 총선 차출설이 가시화되면서 이들과 공천 경쟁을 해야 할 여당 내부의 불안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동아일보>는 20일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실에서 대통령실 행정관급 총선 출마 수요 등을 파악한 결과, 약 150명의 행정관급 직원 가운데 30명가량이 총선 출마 의사와 희망 지역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금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걸 보고 동요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이러한 당내 분위기를 전하면서 "대통령실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저 (험지인) 호남 출마하겠다' 이럴 사람들 없다. (보다 유리한) 영남·강남 그런 것을 노리고 보통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선이 보다 유리한 곳, 즉 현재 현역 의원들이 있는 곳에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전진 배치될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얘기였다.

"당이 요청해 명단 내놨다? 이득 보는 건 당이 아닌 대통령실"

그는 '대통령실 출신 인사 총선 차출을 당에서 요청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거론하면서 "희한한 기사"라고 짚었다.

"우리(대통령실)는 누구를 내려 보내지 않았지만 너희(여당)가 요청해서 명단을 보냈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는 건, 지난 전당대회 당시 총선 공천을 의식해 김기현 대표에게 힘을 몰아줬던 현역 의원들 입장에서 일종의 배신 행위로 인식되고 김 대표 입장에서도 '자해'나 다름 없다는 것. 이 전 대표는 특히 "(당의) 요청을 받아서 (총선 차출 명단을) 내려보냈다고 할 수 있는 용산 쪽이 이득을 보는 쪽"이라며 사실상 대통령실 몫의 공천을 당에 요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향후 당내 경선 과정에서도 대통령실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앞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한 인터뷰에서 "(대통령실 출신) 그분들은 경선을 많이 해야 될 텐데 저는 거의 다 떨어질 것이라 본다"며 "대통령실 사람들 중 국민들한테 알려진 사람이 거의 없어서 민심에서 유리할 이유가 없고 (대통령 지지율을 30%대로 만든 데 대해) 당원들도 평가가 야박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항상 문제가 됐던 것이 경선 때 유력 후보를 애초에 배제하고 경선시키는 경우였다"며 "보통 현역의원 컷오프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의도연구원장인) 박수영 의원이 갑자기 AI로 면접해서 (공천을) 한다고 했는데, 'AI에서 너 떨어뜨리라고 했다'고 그냥 현역은 자르고 나머지로 경선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무엇보다 그는 '공천 과정에서 용산 대 김기현 대표의 갈등 모습이 노출될 수도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박근혜 청와대와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간 벌어졌던 공천 파동 상황을 언급하면서 "김기현 대표가 지금 이런 거다"고 말하기도 했다. 향후 선거 구도 상황에 따라, 대통령실 몫의 공천을 놓고 여권 내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얘기였다.

"오늘까지도 '도장 들고 나르샤'라고 빈축 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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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재원 전 의원도 같은 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 "(대통령실 출신 30명 총선 차출론은) 충분히 현실화될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그분들의 정치적 역량도 검증할 수단이 있어야 된다"고 짚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공천이 문제된 것은 전직 청와대 수석 몇 명을 주로 영남 지역에 공천을 받게 하려고 그것도 당내 경선 또는 일부 지역 현역 의원을 배제함으로써 벌어진 이른바 '친박 공천 논란'이었다"며 "그것이 오늘날까지도 '도장 들고 나르샤'라는 얘기로 빈축을 사고 있는데 이 30여 명이 당에 안착하는 과정이 상당히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중을 기해서 (대통령실에서 차출된) 그 분들에게 미리 기회를 제공하고 현장에서 좀 더 주민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그렇지 않고 대통령실에서 나왔다고 무조건 공천을 준다고 했을 때 많은 경우 현직 당협위원장과의 갈등이 부각된다. 사실 유권자들은 당내 갈등은 굉장히 좋지 않게 본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차출 #국민의힘 #공천파동 #이준석 #김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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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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