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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사령관 통화 녹취 공개...박정훈 대령 '채 상병 사건 조사'에 "공정했다"

[단독] 군인권센터, 8월 2일 김계환 해병대사령관-해병대 중수대장 녹취 전문 공개

등록 2023.09.24 17:06수정 2023.09.2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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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5일 오전 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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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지난 8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지난 8월 2일 전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이 임성근 해병1사단장 등 8명의 혐의가 적시된 수사자료를 경북경찰청으로 이첩했던 날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수사를) 공정하고 원칙대로 했으니 기다려보자"고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군인권센터가 24일 공개한 김계환 해병대사령관과 해병대 중앙수사대장(중수대장) 박OO 중령 사이의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으로 채 상병 관련 조사 자료를 이첩한 날 저녁 김 사령관이 "우리는 진실 되게(조사)했기 때문에 잘못된 건 없어"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8월 2일 오후 9시 48분께 이루어진 통화 내용을 분석해 보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도 당시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내용에 동의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당시 통화에서 김 사령관은 중수대장에게 "국방부 법무관리관하고 얘네들 통화한 거 다 있을 거 아니야? 기록들 있지?"라고 물었고, 중수대장은 "기록도 있고, 그 통화할 때 저하고 이렇게 지도관하고 다 회의하던 중간에 법무관리관이 막 전화 오고 이래가지고"라고 답변했다. 이어 중수대장은 "그때 옆에서 또 다 들었다. 다 듣고 할 때도 이게 '너무 이렇게 외압이고, 위법한 지시를 하고 있다'라고 다들 이렇게 느끼면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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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검찰단장 등을 고발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왼쪽)이 14일 오전 경기도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자수사처(공수처)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채 모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다 해임된 박 단장은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과 유재은 법무관리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 연합뉴스

 
이 내용은 조사기록의 경찰 이첩을 놓고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으로부터 외압을 받았다는 박정훈 대령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박 대령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국방부 차관으로부터 '이첩 대상자 8명을 변경하라', '아예 특정하지 말고 넘기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사령관은 "결국 그것 때문에 본인(박 대령)이 책임지겠다는 거 아니야"라며 "이렇게 하다가 안 되면 나중에, 내 지시사항을 위반한 거로 갈 수밖에 없을 거야"라고 말했다.

김 사령관의 해당 발언은 경찰로 사건기록을 넘긴 박 대령에게 책임을 물을 의도가 적어도 본인에게는 없었으며, 김 사령관이 아닌 다른 주체가 박 대령을 지시사항 위반으로 몰 것을 예견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국방부 검찰단, 사건 기록 정식 접수 안 한 걸로 해달라 연락해서..."  


이날 경북경찰청으로 이첩되었던 사건 관련 자료를 국방부 검찰단이 회수하려는 시도에 대해서 중수대장은 "지금 들어보니까 경찰에 넘긴 기록도 국방부에서 이렇게 받아가겠다고 그런 식으로 또 무리하게 지금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수대장은 또 "(국방부 검찰단에서 경북경찰청으로) 연락이 와서 '이 사건 기록을 정식 접수 안 한 걸로 해달라'고 하면서 이제 그렇게 연락이 와서 그 경찰 쪽에서 또 1광수대 쪽으로 연락이 와가지고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라는 이야기도 하고 있어서"라고 설명했다.
 


중수대장은 "(국방부 검찰단이 경찰로부터) 기록을 (도로) 가져가는 순간 자기들 다 발목 잡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통화를 마치면서 김계환 사령관은 "어떻게 됐든 우리는 지금까지 거짓 없이 했으니까 됐어. 벌어진 건 벌어진 거고, 뭐 어떻게 보면 무거운 짐 다 지고 가지. 내일 애들 힘내자"라고 중수대장에게 수사관들을 잘 추스를 것을 당부했다.

한편 해병대는 녹취록이 공개된 후 입장을 내고 "해병대사령관이 해병대 중앙수사대장과 통화한 이유는 전 수사단장이 보직해임되자 동요하고 있는 수사단원들을 안정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통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관련 녹취를 공개한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중수대장은 수사단장이었던 박정훈 대령 바로 밑의 부하고, 박 대령과 함께 고 채 상병 수사를 했던 분"이라면서 "본인 진급도 달려있고, 앞으로의 군생활도 남아 있는데, 쉽지 않은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 소장은 "진실이 왜곡되는 것에 대해 당사자가 적잖은 심리적 고통을 느꼈을 텐데, 내 짐작이지만 사실을 바른 데로 이야기하는 것이 양심의 자유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해병대 수사단이 관련자료를 경북경찰청에 넘긴 직후 박정훈 대령은 보직해임 당했다. 국방부 검찰단은 박 대령이 상관의 정당한 명령에 복종하지 않고 채 상병 사망사건 조사 기록을 경북경찰청으로 넘겼으며, 거짓말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박 대령에게 군 형법상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했다.

다음은 해병대사령관과 해병대 중수대장 사이의 통화 녹취 전문이다.

중수대장 : 필승! 중령 박OO입니다.
사령관 : OO아.
중수대장 : 네. 사령관님
사령관 : 아침에 너네 저기 수사단장 그만둔 걸 누구누구 알고 있어?
중수대장 : 수사단장 그만둔 거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령관 : 니네 니네
중수대장 : 저희, 네. 저희 일단 수사단 인원들은 다, 중수대하고 여기 (수사)단본부 인원들은 다 알고 있고.
사령관 : 어.
중수대장 : 네 그 다음에 일부 이제 1광수대 인원들도 알고 있고 2광수대만 좀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령관 : 내일 아침에 좀 회의해서
중수대장 : 네
사령관 : 일체 말 안 나오게.
중수대장 : 네
사령관 : 그게 오히려 더 저기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어서.
중수대장 : 네
사령관 : 그래서 일단 국방부에서도 다, 지금 이건 어차피 나중에 조사를 해봐야 되는 거니까.
중수대장 : 네네
사령관 : 어?, 그 다음에 적어도 (박정훈 대령이) 인사소청할 수 있는 시간도 있고 그러니까.
중수대장 : 네네.
사령관 : 그러니까는 그 뭐. 일단은 그래도 지금 저걸 해야지 밖으로 말 안 나오게.
중수대장 : 네 알겠습니다.
사령관 : 쉽지 않은 부분이다. 이거. 내가 나 나도 나 한 3시간 반, 4시간 정도 가까이 조사받고 왔는데.
중수대장 : 네.
사령관 : 이게 이제 뭐 이렇게 되고 나면 나중에 정훈이하고, 나하고는 이제 정훈이하고 통화하면 안 된다 그러더라고. 그러니까. 그래서 또 수사관들이 또 뭐 이렇게 해서 또 저거하고 그런 일이 없도록. 어차피 우리는 저 진실되게 했기 때문에 잘못된 건 없어. 정훈이가 답답해서 그랬겠지. 그럼 정훈이가 또 저쪽에 뭐야? 국방부 법무관리관하고 얘네들 통화한 거 다 있을 거 아니야? 기록들 있지?
중수대장 : 네 맞습니다. 기록도 있고, 그 통화할 때 저하고 이렇게 지도관하고 다 회의하던 중간에 법무관리관이 막 전화 오고 이래가지고.
사령관 : 어
중수대장 : 그때 옆에서 또 다 들었습니다. 다 듣고 할 때도 이게 '너무 이렇게 외압이고, 위법한 지시를 하고 있다'라고 다들 이렇게 느끼면서 이렇게 하고 있어서.
사령관 : 결국 그것 때문에 본인이 책임지겠다는 거 아니야?
중수대장 : 네, 맞습니다.
사령관 : 그래서 이렇게 이게 지네가 다(지내다가?) 해다가 안 되면 나중에, 내 지시사항을 위반한 거로 이렇게 갈 수밖에 없을 거야. 또.
중수대장 : 네네.
사령관 : 그지?
중수대장 : 네.
사령관 : 근데 거기에는 또 원인하고 뭐 이런 게 있으니까. 그거는 뭐 어차피 조사하면 나올 거니까. 근데 일단은 뭐. 그래서 수사관들한테 딴 얘기를 하지 말고. 내가 봤을 때는 진정으로 원칙과, 공정하고 원칙대로 이렇게 다 했으니까 기다려보자
고 얘기가 말 그대로. 이게 그래야 되잖아.
중수대장 : 일단 내일 아침에 회의 소집해가지고 그렇게 일단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사령관 : 이OO 소장(2광역OO장?)한테도 좀 얘기를 해주고. 그 친구(?)
중수대장 : 네.
사령관 : 어차피 이제 우리가 넘어갔으니까는, 실질적으로는 인제 경찰에서 조사할 거 아니가? 걔(?)네들이.
중수대장 : 경찰에 (한숨) 알고, 지금 들어보니까 경찰에 넘긴 기록도 국방부에서 이렇게 받아가겠다고 그런 식으로 또 무리하게 지금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니까.
사령관 : 아, 그건 우리가 관여할 게 아니잖아.
중수대장 : 네 맞습니다.
사령관 : 어?
중수대장 : 네
사령관 : 그거 우리 관여할 것도 아니고, 이제는 우리 저거 했으니까 우리 손 다 떠난 거고, 그지?
중수대장 : 네
사령관 : 그래서 우리가 결국은 최 최악의 저거로, 아니 최외적(?)으로 해서 우리들 저걸 못할 것 같으면 조사본부에서 해달랬는데 그걸 안 했던 거 아니야?
중수대장 : 네 맞습니다.
사령관 : 아 그래? 거기는 국방부에서 받아 갈라 그런대?
중수대장 : 네, 검찰단에서 경북경찰청으로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사령관 : 어, 뭐라고?
중수대장 : 연락이 와서 이 사건 기록을 정식 접수 안 한 걸로 해달라고 하면서 이제 그렇게 연락이 와서 그 경찰 쪽에서 또 1광수대 쪽으로 연락이 와가지고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라는 이야기도 이렇게 하고 있어서
사령관 : 우리는 거기 관여하지 마.
중수대장 : 네.
사령관 : 그 관여할 필요가 없잖아.
중수대장 : 네 맞습니다.
사령관 : 이제는
중수대장 : (한숨 쉬면서) 국방부에서 만약에 그 기록을 가져가는 순간, 아마 자기들 다 발목 잡을 겁니다, 이제.
사령관 : 그 뭐 어떻게 됐든 간에 이제는, 우리는 지금까지 거짓없이 했으니까 됐어. 벌어진 건 벌어진 거고, 뭐 어떻게 보면은 무거운 짐 다 지고 가지.
중수대장 : 네
사령관 : 그러자. 내일 애들 힘내자. 좀 저거(?) 그래도 너무 저거하지 않게. 그러
자.
중수대장 : 알겠습니다. 필승
 
#채 상병 #김계환 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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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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