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9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이해할 수 없는 점은 북한의 9.19 군사합의 위반에 대해 합의 이행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합의 폐기를 추진한다는 점이다. 사실 9.19 남북 군사합의는 북한의 도발, 특히 국지 도발을 상당 부분 억제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북한이 침투하거나 국지 도발한 사례가 265건이나 되지만, 2020년과 2021년에는 국지 도발이 1건씩"에 그쳤다. 특히 접경지역의 우리 국민들에게 9.19 군사합의는 반드시 필요한 안전장치이다. 반대로 9.19 합의의 폐기는 남북 접경지역에서 국지적 충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그렇다면 윤석열 정부는 왜 9.19 군사합의를 스스로 폐기하려 하는가? 이제 다음 포석으로 가보자.
세 번째 포석, 대북 심리전의 재개
윤석열 정부는 대북 심리전 재개를 서두르고 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북 심리전을 재개해서 북한을 억제하는 데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북 심리전'을 통해 '북한을 억제'하겠다는 주장은 매우 위험한 도박이다. 우리 군이 김정은 체제를 비방하는 확성기를 다시 켠다면 휴전선의 긴장은 극대화될 것이며 국지 도발의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특히 9.19 군사합의가 무력화된 상황에서 대북 심리전이 재개된다면 그 위험은 배가된다.
관련하여 우리 헌법재판소가 대북 전단 살포 금지법을 위헌(표현의 자유 침해)으로 판결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020년 개정된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 제24조 1항 3호(전단등 살포) 및 제25조(벌칙)에 대해 헌법 위반 결정을 내렸다. 해당 판결에 대해 헌법재판소 공보관실은 "입법자는 향후 전단 등 살포가 이루어지는 양상을 고찰해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보장을 위한 경찰 등의 대응 조치가 용이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단 등 살포' 이전에 관련 기관에 대한 신고 의무를 부과하는 등의 입법적 조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존중되어야 한다. 다만 대북 전단의 내용이 북한 김정은 체제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는 점에서 대북 확성기 재개와 함께 대북 전단이 접경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도 정부가 9.19 군사합의 폐기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체제의 전복'을 주장한 바 있는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해 대북 전단 살포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통제할지 걱정이 앞서는 것 또한 사실이다.
최근 윤석열 정부가 둔 포석은 매우 우려스럽다. 극우 통일부 장관과 대북 강경 국방부 장관의 지명, 그리고 진행될 9.19 군사합의의 폐기 시도, 마지막으로 대북 심리전의 재개가 한 수, 한 수, 점에서 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필자 또한 이런 주장이 하나의 '시나리오'로 남길 바란다. 다만 최근 윤석열 정부의 포석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보다는 남북 접경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방향으로 두어지고 있다.
국회는 10월 10일부터 27일까지 18일간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다. 국회는 윤석열 정부의 위험한 도박을 막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시민사회도 정부와 국회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주권자가 부여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 여론조사 관련
- 코리아리서치, 2023. 9.28. 25-26일 전화 면접, 전국 1010명 대상, 응답률 12.4%, 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3.1%P
- 미디어토마토, 2023.7.28. 전국 1032명, 응답률 2.6%, 오차범위 ±3.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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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정일영입니다.
저의 관심분야는 북한 사회통제체제, 남북관계 제도화, 한반도 평화체제 등입니다.
주요 저서로는 [한반도 리빌딩 전략 2025], [한반도 오디세이], [평양학개론], [북한경제는 죽지 않았습니다만], [속삭이다, 평화], [북한 사회통제체제의 기원]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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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충돌 불사하는 듯한 윤 정부... 위험 신호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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