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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녹조 곤죽'... '낙동강 수질개선용' 영주댐 맞습니까?

[현장] 10월 첫날 영주댐 현장 가보니... 악취에 녹조, 주민 건강까지 위협

등록 2023.10.03 12:13수정 2023.10.0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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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녹조가 창궐한 영주호의 모습. 영주댐의 목적은 낙동강 수질개선이다. 이런 물로 낙동강 수질개선은 요원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완연한 가을날인 지난 1일, 영주댐을 찾았다가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가을이 완연한 날씨인데 아직도 녹조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보니 영주댐으로 만들어진 영주호 자체가 완전 녹색이었다. 어디가 산이고 어디가 호수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였다.

수몰민들이 새로 만든 이주마을인 신 동호마을과 문화재이주단지, 신 금강마을 그리고 신 평은마을이 차례로 보이는데 그 주변이 완전 녹색이었다. 이들 이주마을은 녹조가 핀 영주호 바로 지척에 위치해 있고, 이곳의 주민들은 영주호와 함께 살아간다.

낙동강 수질개선용 영주댐, 이 가을에도 여전히 녹조 곤죽

현장을 보다 입체적으로 관찰하기 위해서 가까이 접근했다. 영주호의 물을 농업용수로 끌어 쓰는 운문양수장의 취수구 있는 쪽으로 내려갔다. 녹조가 가장자리 쪽으로 몰려와 짙게 피어있었다. 컵으로 물을 한 컵 떴다. 그런데 물은 한 방울도 없고 전체가 녹조 곤죽이었다. 악취까지 몰려왔다. 오래 그곳에 머물 수가 없을 정도였다. 녹조 곤죽 영주호의 실체를 그곳에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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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호 중간 지점 운문양수장 취수구 쪽에 녹조가 창궐했다. 녹조 곤죽 상태였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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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 곤죽이 된 영주댐의 모습. ⓒ 정수근

     
그런데 놀라운 점은 영주댐의 목적이 낙동강 수질개선이라는 것이다. 영주댐의 편익 중 90% 이상이 낙동강 수질개선을 위해서 유지용수를 내려보낼 목적으로 지어진 댐이다. 그런데 녹조가 창궐한 이 물로 낙동강 수질을 어떻게 개선한다는 말인지 의아할 따름이다.

녹조를 일으키는 남세균인 마이크로시스티스가 득실거리는 영주댐 물을 방류해서 낙동강에 흘려보내니 낙동강에 녹조의 싹을 인위적으로 집어넣고 있는 셈이 된다. 이날 환경부(수자원공사)는 영주댐 수문을 두 개나 열어서 열심히 물을 방류하고 있었다. 낙동강으로 녹조의 싹이 흘러드는 현장이 아닐 수 없다.

환경단체들은 영주댐은 목적을 상실한 댐으로 전락했고, 오히려 낙동강에 녹조의 싹을 집어넣어 줌으로써 수질 악화에 복무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하루빨리 영주댐을 해체하라"라고 거세게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설상가상 남세균이 일으키는 녹조 독의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 그 물로 생산한 수돗물과 그 물로 농사지은 농작물에서도 녹조 독이 검출됨으로써, 녹조가 단지 미관상의 문제를 넘어서 우리 일상생활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이 계속해서 밝혀지고 있다. 거기에 더해서 녹조 독이 에어로졸로 공기 중으로까지 날리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지난해 낙동강에서 1㎞ 이상 떨어진 아파트에서 공기 중에 녹조 독이 검출됨으로써 녹조 독 에어로졸의 공포가 일상으로 다가왔음이 밝혀졌다. 즉 녹조가 창궐한 낙동강 바로 지척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녹조 독을 일상적으로 흡입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녹조 독 에어로졸의 위협... 영주댐이 정말 필요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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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으로 만들어진 영주호 전체가 완전 녹조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마찬가지로 영주댐 주변에 살고 있는 수몰 이주민들 또한 영주호에서 날아오는 녹조 독 에어로졸을 통해서 일상적으로 녹조 독을 흡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실상이 이러한데 지난 9월 환경부는 영주댐을 정식으로 준공 승인시켜 줬다. 문화재이주단지가 아직 완공이 안됐음에도 국민권익위원회가 중재에 나서 준공 승인을 만들어준 것으로, '꼼수 준공'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관련 기사: 
문화재단지 완공은 '아직'... 그런데 영주댐 준공한다고?https://omn.kr/25ar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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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이주단지와 신 동호마을 앞에 짙은 녹조가 창궐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댐법보다 상위 법인 문화재법에 따라 본다면 이와 같은 사실은 관련 절차에 무리가 따르는 것으로, 향후 이 문제는 법적 다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영주댐은 그 태생부터가 문제였다. 오히려 영주댐을 만들어서 내성천의 수질을 악화시키고, 결과적으로 낙동강의 수질 또한 더 악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영주댐을 만들지 않고 놔뒀으면 내성천은 연중 1급수 물을 낙동강으로 흘려보내 낙동강의 수질을 일상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인데, 참으로 어리석은 짓을 한 셈이다.

이 영주댐을 위해서 들인 국민혈세가 1조 1천억 원이고, 이 댐으로 529세대의 수몰민이 생겼고, 1천 년 역사를 자랑하는 금강마을을 비롯 몇 개의 전통마을들이 수장됐다. 무엇보다 우리 하천 원형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던 내성천이 망가지는 아픔을 겪었다.

특히 영주댐이 들어선 자리는 '운포구곡'이란 별칭으로도 불리는, 감입곡류 사행하천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내성천에서 가장 아름다운 협곡 구간이다. 영주댐으로 인해 내성천의 숨은 비경이 완전히 사라진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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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 상류 13km 지점에 위치한 보조댐인 유사조절지 아래도 심각한 녹조가 창궐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런데 이런 천문학적인 국민혈세를 쓰고 수몰이란 아픔을 겪고 얻은 것이 '녹조 곤죽'이다. 결국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만고의 진리를 확인하기 위해서 우리 사회는 너무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른 셈이다. 비록 영주댐이 준공했지만 영주댐 철거의 목소리가 여전히 높은 이유다.

영주댐을 해체하고 내성천을 생태관광의 메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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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맞아 많은 관광객들이 회룡포를 찾아 뿅뿅다리를 건너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영주댐은 목적을 상실한 댐이니 이 댐을 허물고 내성천을 다시 되살려 내성천을 생태관광의 메카로 만들어 지역 경제도 회복시키자는 것"이 환경단체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그 근거는 아직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내성천의 유명한 물돌이마을인 무섬마을과 회룡포마을이다. 이들 물돌이마을은 내성천이 빚어놓은 은빛 백사장이 명성을 얻어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영주댐을 허물고 내성천을 국립공원으로 만들어 국가가 관리해 나간다면 지금보다 더 체계적으로 내성천을 관리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제2, 제3의 무섬마을과 회룡포마을이 나와서 지역경제를 더욱 살찌게 할 것이다. 영주 지역민들도 덮어놓고 '영주댐 준공 축하' 현수막을 내걸 일만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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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 주변과 영주시내는 영주댐 준공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렸다. 댐이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을까? 영주댐은 과연 환영할 일일까?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무엇이 영주지역의 진정한 발전이 될지 실사구시적으로 판단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댐으로 관광 오는 시대는 지났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연과 충분히 교감할 수 있는 그런 곳이 더욱 관광의 포인트가 되는 세상이 도래했기 때문에 국립공원 내성천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녹조 곤죽 영주댐을 택할 것인가, 국립공원 내성천을 택할 것인가 그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영주지역민들의 현명한 선택을 바라본다.
 
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내성천 #영주댐 #녹조 곤죽 #녹조 독 #에어로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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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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