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은 우리가 단연 최고다!응원단의 리드에 따라 응원하고 있는 롯데 팬들.
신동훈
그런데 올해 다섯 번째인가, 여섯 번째 직관을 갔을 때 생각이 바뀌었다. 거의 질 게 확실해 보이는데 선수들은 사력을 다한다. 열심히 뛴다. 설령 정말 선수들의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비록 지금은 못하지만 잘할 수 있어. 왜냐, 넌 최강이니까'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남들은 다 아니라고 해도 팬들만은 맞다고 우기는 마음. 뭐야, 이건 흡사 부모의 마음이다. 남들이 다 우리 자식 별로라고 해도 '그래도 우리 애는 잘할 수 있어요'라고 믿어주는 든든한 부모의 믿음. 에디슨의 엄마가 그랬다지 아마.
어느 날, 직관 중에 응원하던 딸이 물었다.
"엄마, 롯데는 '최강'이잖아. 다른 팀들은 뭐야? 최고?"
"어, 그러게. 다른 팀들은 자기 팀을 뭐라고 하지?"
난 남편에게 질문을 넘겼다.
"글쎄. LG는 무적 LG인데 다른 팀들은 딱 떠오르지가 않네?"
그러다 우연히 한화 팬의 응원을 들었는데 어머나. 한화도 '최강 한화'다. 응원하는 박자도 롯데와 똑같다. "최! 강! 한! 화!" 하고 하나씩 끊어 말하는 거 하며, 말하면서 배를 앞으로 내미는 거 하며.
이런. 기아도 최강이다. 기아 응원곡을 보니 거의 모든 곡에 '최강 기아'가 들어간다. 두산도 그렇다. 유희관 유튜브 채널을 보니 '최강 두산' 노래를 부르며 두산을 응원한다.
'최강'의 인기가 이리도 대단하다니. 검색해 보니 KBO 총 10개 구단 중 무려 5개 구단(기아, 두산, 롯데, 삼성, 한화)이 자신의 팀을 '최강'이라고 수식하고 있다. LG는 '무적', 나머지 키움, NC, KT, SSG는 확실히 정해진 수식어는 없고 지역 이름이나 '우리, 승리, 사랑' 등을 많이 사용했다.
'뭐야, 다들 비슷하잖아. 내가 '최강' 말고 다른 엄청난 단어를 생각해내고 말겠어.'
지고 있을 때 더 필요한 응원가
난 며칠 동안 '최강'에 버금갈 만한 단어를 생각했다. 다른 수식어를 찾아서 롯데의 조지훈 응원단장에게 알려줄 것처럼 열심히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