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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청 신청사, 대구시 공유부지 매각해 짓는다

홍준표 대구시장, 김용판 의원 만나 합의... 권영진 시장 출마 의식했다는 의견도 있어

등록 2023.10.19 09:51수정 2023.10.1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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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청 신청사 조감도. ⓒ 대구 달서구

 
대구시가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유휴부지를 매각하지 않고 시청사를 건립하는 방안을 정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8일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병)을 만나 옛 두류정수장 부지를 매각해 신청사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대신 성서행정타운과 칠곡행정타운, 중소기업명품관, 동인청사 건물과 주차장 등 5곳의 공유재산을 매각해 신청사 건립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공유재산 매각을 위한 사전 행정절차를 진행해 즉시 시의회에 매각동의안을 제출하고 동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내년 예산에 신청사 설계용역비 135억 원을 추가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18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홍 시장과 만나 의미 있는 간담회를 가졌다"며 "홍 시장은 그간 고수해 왔던 신청사 부지 일부를 매각해 그 자금으로 짓겠다는 입장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시 소유의 부지를 매각해 자금을 충당하겠다고 말했다"며 "향후 시의회 매각 동의 절차를 거쳐 신청사 추진 부서를 설치하고 즉시 설계용역비 135억 원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대구시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빚을 내 지을 수 없다'는 민심과 신청사 부지 매각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시의회와 시민들의 의견, 그리고 지역구 국회의원인 저의 의견을 존중하여 주민의 뜻대로 추진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오는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저의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을 통해 다시 밝히겠다는 입장도 피력했다"며 "홍 시장의 결단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홍준표 시장이 취임한 이후 두류정수장 부지 일부를 매각해 신청사를 건립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다른 공유부지를 매각해 건립하기로 입장을 바꾸면서 신청사 건립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신청사 건립비용은 4500억 원으로 대구시는 지난 2012년부터 매년 200억 원씩 건립 기금을 모아 1765억 원을 적립했지만, 2020년 코로나19 대응 시민지원금으로 사용하고 397억 원만 남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홍 시장은 옛 두류정수장 터 15만8000여㎡(4만8000여 평) 가운데 9만㎡(2만7000여 평)를 민간에 매각해 사업비를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대구시의회는 지난해 12월 두류정수장 터 부지 매각에 반대한다며 신청사 설계비 130억4000만 원을 전액 삭감했고, 대구시는 이에 반발해 신청사 건립 담당 부서를 폐쇄하고 소속 공무원을 다른 부서로 전보했다.

결국 대구시는 빚내서 신청사를 짓지 않겠다며 지난 11일에는 신청사 건립 시기와 재원 대책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대구시가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 신청사 건립 시기에 대한 물음에 시 재정 상태가 호전될 때까지 보류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이 80.7%에 달했고, 건립 재원 마련에 대한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신청사 예정지 유휴부지를 매각해 지어야 한다는 응답이 60.5%였다.

대구시는 이런 근거를 들어 "대구시 재정 여건 등을 감안할 때 유휴부지를 매각해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며 "옛 두류정수장 유휴부지 매각을 포함해 다른 시 보유의 부지를 매각하는 방안도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대구시가 입장을 바꿔 신청사 건립에 나서기로 하자 두류정수장 부지를 신청사 예정지로 결정했던 권영진 전 대구시장도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권 전 시장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달서구 두류정수장터에 짓기로 되어 있는 대구시청 신청사를 예정대로 건립하고 신청사 부지 일부를 매각해 비용을 조달하겠다는 기존 방침도 철회하기로 했다고 한다"며 '참으로 다행이다. 격하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시민들께서 가장 민주적인 방식으로 대구시 신청사가 지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보게 됐다"며 "하루라도 빨리 지을 수 있도록 제때 예산을 편성하고 행정절차도 차질 없이 추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부지 합의에 권영진 전 시장 출마 의식?

한편 김용판 의원이 홍준표 대구시장과 만나 신청사 건립을 합의한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홍 시장이 김 의원에게 간접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홍 시장과 소원한 관계에 있는 권영진 전 시장이 김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달서병 선거구 출마를 확정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7월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대구시와 국민의힘과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김 의원이 "시장님 대구 국회의원 싹 바꿔야 한다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하자, 홍 시장은 "김용판 의원님이 내년 재선을 할 수 있도록 대구시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덕담을 나누기도 했다.

김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어제 만남에서 홍 시장이 돕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며 "지난 7월 한 발언은 의례적으로 교감은 전혀 없었다. 이번 신청사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에 경선을 하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김 의원은 권 전 시장의 출마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말해 소가 웃을 일"이라며 "본인이 1400억 원을 써 홍 시장이 돈이 없어 못 짓겠다는 명분을 줬는데 달서병에 나오겠다는 것은 지역 주민들을 우롱한다는 비판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권 전 시장은 "오는 25일쯤 출마 지역을 포함해 내 생각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청신청사 #두류정수장부지 #홍준표 #김용판 #권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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