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소피아 미술관에 전시된 파블로 피카소, <게르니카>
Widerstand
전쟁은 우파 세력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군부 내 권력을 장악한 프란시스코 프랑코가 스페인을 지배했습니다. 2차대전 과정에서 프랑코 정권은 명목상으로는 중립을 유지했지만, 실제로는 나치와 협력했습니다. 하지만 나치가 패망한 뒤에도 프랑코는 계속해서 권력을 유지했죠.
2차대전 직후만 해도 서방 세계는 나치와 협력한 프랑코 정부를 국제적으로 고립시키려 했습니다. 하지만 2차대전이 끝난 뒤에는 냉전과 이념 대립의 시대가 다가왔죠. 그 사이에서 프랑코의 독재와 나치즘 협력은 '사소한' 문제였죠. 냉전 하에서 스페인은 미국이나 서유럽과도 경제적인 교류를 이어나갑니다.
프랑코는 1975년, 82세의 나이로 병사합니다. 프랑코가 미리 지명해 둔 대로 스페인은 다시 왕국이 되었습니다. 1931년 알폰소 13세가 쫓겨난 뒤 44년 만의 왕정 복고였습니다. 알폰소 13세의 손자 후안 카를로스 1세가 국왕이 되었죠.
후안 카를로스 1세는 초기에는 절대군주제로의 회귀를 바라는 듯 보였습니다. 프랑코 정권의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었죠. 프랑코가 후안 카를로스 1세를 후계자로 지명한 것도 그가 프랑코에게 순종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보수파를 안심시킨 뒤, 그는 점진적인 개혁에 착수합니다. 다당제를 도입하면서 스페인 내전 이후 오랜 기간 금지되었던 좌파정당의 활동도 허용했죠. 1977년에는 국회의원 총선거가 치러집니다.
1978년에는 전제군주정에 가까웠던 헌법을 바꾸어 스페인을 입헌군주제 국가로 만들었습니다. 1981년에는 개혁에 반발한 보수파의 쿠데타가 있었지만, 국왕은 스페인군의 원수 자격으로 쿠데타 세력을 규탄합니다.
쿠데타는 실패했고, 이제 프랑코 세력은 완전히 기반을 잃게 되었죠. 이듬해 치러진 1982년 총선에서 좌파 정당인 사회노동당이 집권하면서, 스페인의 독재 시대는 완전히 끝을 맺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