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빌리시 시온 성당
이상기
성 삼위일체 대성당을 보고 난 우리는 트빌리시에서 가장 오래된 시온 성당(Sioni Cathedral)을 찾아간다. 시온 성당이 현재 자리에 처음 만들어진 것은 5세기 고르가살리왕 때로 본다. 6세기 들어 새로운 형태의 성당 건설이 시작되었고, 639년 완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후 이슬람 제국의 침입으로 파괴되었고, 12세기 다비드 4세에 의해 재건되었다. 13세기부터 16세기까지 티무르제국, 사파비제국 같은 이슬람 세력에 의해 또 다시 파괴되는 수난을 겪었다. 1657년 트빌리시 대교구장이던 사기나슈빌리(Elise Saginashvili)가 현재 건물의 토대가 되는 성당을 지었다. 1668년 지진이 나 성당 일부가 파괴되었고, 1710년 돔, 벽 등이 복구되었다.
1802년 조지아가 러시아 제국에 병합되었고, 조지아 정교는 사실상 러시아 정교의 영향력 하에 놓이게 되었다. 1812년에는 러시아 제국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종탑을 건설했다. 1850년에서 1860년 사이에는 러시아 예술가들에 의해 성당의 실내장식과 벽화가 바뀌게 된다. 이때 중세풍의 프레스코화와 조지아 전통의 벽화가 사라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코노스타시스도 가가린(Grigory Gagarin)의 디자인으로 새롭게 만들어졌다.
20세기 들어 시온 성당은 트빌리시 총대주교좌 성당이 되었고, 총대주교와 유명인사의 유해가 묻히는 장소가 되었다. 1917년 러시아 정교로부터 조지아 정교의 독립을 이룩한 성 키리온 2세(St. Kyrion II)의 유해도 이곳에 묻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