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운동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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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집에서 하는 홈트레이닝. '홈트'는 돈도 들지 않고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에서 할 수 있어 편하니까 쉽게 매일매일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홈트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온라인 장바구니에 푹신한 운동 매트와 실내 자전거를 담아놓고 결제를 눌러버렸다. 운동 같은 건 끝까지 하는 의지가 별로 없는 대신 내가 아주 잘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쇼핑이다.
"그래, 운동도 장비 발이지. 뭐든 돈을 들여야 잘한다고 하잖아. 이거 사면 매일매일 운동할 수 있어" 하며 나는 호기롭게 덜컥 실내 자전거와 홈트용 매트부터 사버렸다. 그러나 역시 반전은 없었다. 자전거는 이미 옷걸이가 된 지 오래이다. 당근마켓에 그렇게나 많은 실내 자전거가 올라와 있을 때부터 눈치챘어야 했다. 안 그래도 좁은 집이 실내 자전거 때문에 더 좁아졌다.
다들 한 번쯤은 하는 요가는 약 삼 개월쯤 하다가 그만두었다. 몸에도 잘 맞고 하는 동안 몸도 편하고 재미도 있었는데, 이사를 가게 되는 통에 그만두고는 잘 맞는 요가원을 찾지 못해 포기했다.
헬스는 시작은 했으나 재미가 없어서 삼 개월을 끊어놓고 채 10번을 못 간 것 같다. 헬스장에서 가르쳐 주던 라켓볼도 헬스장을 가지 못하게 되면서 이별하게 되었다. 한때 유행하던 복싱도 삼 개월쯤 하다가 계속 뛰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때려치웠다.
수영은 하다 말다 하다 말다 해서 평영까지는 어찌어찌 배웠는데, 얼마 전 다시 시작했다가 퇴근 후에 지친 몸으로 수영장까지 가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었다. 새로 산 수영복이 무색할 지경이다.
한동안은 골프를 배워볼까 싶어 연습장을 드나들기도 했으나 좋지 않은 어깨와 팔꿈치 통증으로 포기했다. 아이가 학교에서 배드민턴을 배운다며 배드민턴 채를 사달라기에 함께 치기로 하고 샀지만, 배드민턴 채가 한 다섯 번쯤은 햇빛을 봤으려나?
거기에 간단하게 '줄넘기'라면 매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줄넘기도 샀다. 그런데 사놓고 채 다섯 번도 뛰지 않은 채로 신발장 안에 고이 모셔져 있다. 남들은 운동하면 뿌듯하다던데 나에게 있어 운동이란 실패와 좌절감만 주는 아주 밉살스러운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순간이 오고야 만다. 나이는 점점 먹어가고 몸무게는 해마다 새로운 기록을 경신해 가고 몸의 통증들이 점점 심해진다. 해마다 건강검진을 받을 때마다 살을 빼야 하고, 신체활동을 늘려야 한다는 경고를 받는다.
이렇게 살다가는 큰일 날 것만 같다. 병이 닥칠 것 같기도 한 불안감에 짓눌려 내가 할 수 있을 만한 새로운 운동을 찾아 헤맨다. 무슨 운동을 해야 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머리에 떠오르지 않고 멍해졌을 때 동네 청소년 수련원에서 이름도 생소한 SNPE 바른 자세운동 (Self Natural Posture Exercise: 인간 본연의 자세를 회복하는 운동)이라는 새로운 운동법을 발견했다.
자세교정 시작한 지 한 달째... 비를 뚫고 운동을 가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