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2022 전국투어 콘서트 < IM HERO > 서울 앙코르 공연 모습.
물고기뮤직
나 역시 소싯적에 종종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가곤 했다. 화려한 무대에서 가수가 멋진 노래를 들려주고, 앙코르를 외치면 기다렸다는 듯이 몇 곡을 더 해줬다. 물론 좋아하는 스타가 눈앞에서 본다는 것만으로도 더는 바라는 점이 없었지만. 주인공은 오롯이 가수의 몫이었고, 팬은 그를 응원하는 자리에만 머물렀다. 그 안에서 어떤 배려를 받았을까 생각에 보았지만 크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임영웅 콘서트를 보면서 공연의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공연에 관한 후기를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임영웅이란 가수가 보여준 따뜻한 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난해 공연에서 팬들이 화장실에서 길게 늘어서 대기하는 것을 직접 목격하곤 이번엔 더는 불편하지 않도록 기존 화장실 외에 간이 화장실을 추가로 많이 설치했다고 한다.
어머니가 편하게 보았던 공연장 역시 360도 무대를 공연장 중앙에 설치해서 모든 관객이 어느 각도에서든 볼 수 있도록 배려했고, 대형 스크린도 12개나 설치했다. 임영웅의 모습을 눈앞에서 본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큼 화질도 최상급이었다. 이건 분명 노화로 인하여 눈이 잘 보이지 않은 나이 든 팬을 위함이었다.
심지어 밖에서 노령의 부모가 공연을 다 보길 기다리는 자녀를 위한 대기 공간도 별도로 만들고, 책과 물도 제공했다는 후기에 혀를 내둘렀다. 이 가수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이렇게까지 하는 건지.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어머니가 느낀 감동이 나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요즘 다른 가수의 팬 사이에서도 이런 공연을 할 수 있음을 알고는 우리도 이렇게 해달라는 투정을 부렸단 말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 소식이 이미 널리 퍼졌기에 앞으로 공연을 준비에서 그냥 간과할 수 없으리라. 속으로 '임영웅 때문에'를 많이 외치지 않을까.
오롯이 나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임영웅을 포함한 소속사와 스태프들은 회의를 통해 지난 공연을 분석하며 팬들이 어떤 점이 불편했는지를 또 어떤 부분을 더 해 줄 수 있는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것 같다. 문외한인 내가 보아도 공연에 들어간 비용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공연 매진은 당연하고 본인에게 돌아갈 수익이 훨씬 컸을 텐데 그걸 포기한 게 범인이 바라보기엔 더욱 대단했다.
한 사람의 선한 영향력... 이 마음이 더 모인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