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2021년 9월 8일 광주·전남 발전전략을 발표하기 위해 찾은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9대 총선부터 21대 총선까지는 민주당이 승리했다. 정세균 후보가 19대·20대 총선에서 연달아 이겼고 21대 총선 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8.38% 득표율로 당시 미래통합당 대표였던 황교안 후보(39.97%)를 18.41%p 차이로 꺾었다.
하지만 이낙연 의원이 대선 경선 승부수로 의원직을 던지면서 2022년 3월 보궐선거가 진행됐다. 이 선거에서는 감사원장을 지낸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이 52.09% 득표율로 당선됐다. 민주당이 당시 후보를 내지 않은 것도 있지만 민주당에 대한 종로구민들의 심판론도 일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참고로 2022년 3월 보궐선거와 함께 치러진 20대 대선 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49.48%)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46.42%)를 3042표 차이로 이겼다.
"오래된 동네다 보니깐 10년 이상은 기본이고 40~50년 산 분들도 많아요. 그러다 보니까 그 사람이 과거에 뭘 했는지 기억하는 사람이 많고요. 이낙연 의원이 (대선 경선 때) 광주에서 의원직 사퇴 선언한 것에 대한 서운함 같은 게 있지 않았을까." - 평창동 거주 50대 여성 C씨
이런 심판론은 그간 선거결과에서도 엿볼 수 있다. 숭인동과 창신동은 비교적 민주·진보정당 계열에 유리한 곳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종로구 내 다른 곳보다 민심의 변화 폭도 큰 곳이다. 특히 숭인2동은 21대 총선과 2022년 3월 보궐선거를 비교할 때 가장 큰 변동을 보인 곳이다.
숭인2동은 21대 총선 당시 이낙연 후보(득표율 62.24%)에게 황교안 후보(32.72%)보다 약 2배 가까이 표를 더 몰아줬다. 하지만 지난 3월 보궐선거 땐 민주당을 탈당하고 출마한 김영종 무소속 후보와 배복주 정의당 후보에게 총 43.80%, 최재형 후보에겐 44.71%의 표를 던졌다. 21대 총선과 2022년 3월 보궐선거 결과를 대조했을 때, 숭인2동에서 민주·진보진영의 득표율은 -20.44%p, 보수진영의 득표율은+11.99%p를 기록한 셈.
"우리 아버지가 전라도에서 올라온 사람이라 골수 민주당 지지자였어. 김대중이 대선에서 졌다고 울던 사람이야. 그땐 당 보고 찍기도 했지만 지금은 달라. 나만 해도 저번엔 이낙연 찍었다가 이번엔 최재형 찍었어." - 숭인2동 거주 50대 남성 D씨
종로구 인구 변동 추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종로구 전체 등록 인구수는 2011년 17만7419명에서 2021년 15만3789명으로 줄었다. 그런데 종로구의 만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같은 기간 늘고 있다. 2011년 2만 2939명에서 2021년 2만 7818명으로 늘었다. 즉, 보수정당보다 민주·진보정당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젊은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누가 나오나

▲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서울 종로)과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종로구 지역위원장.
남소연
국무총리나 감사원장, 장관 등 거물급 인사들을 품거나 대통령으로 배출한 곳인만큼 여야를 막론하고 22대 총선 후보군으로 여러 인물들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누가 공천장을 받을지는 막판까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인물경쟁력이 중요한 곳인 만큼 상대당의 후보에 맞춤형 인물을 공천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선 현역인 최재형 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다. 또 스타성과 무게감을 고려해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모두 보수진영에서는 대선 잠룡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명분없는 전략공천은 종로구민의 거부감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당장, 지난 지방선거 때 지역에서 계속 도전해 온 이숙연 예비후보가 아닌 강원에서 정치경력을 주로 쌓은 정문헌 후보에게 종로구청장 후보 공천을 한 데 대한 반감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직동에 거주하는 60대 남성 E씨는 "인물이 아무리 좋다고 내려주면 찍는 곳은 아니다"라며 "인물만 놓고 봤을 땐 한동훈도 좋지만 그럼 최재형은, 멀쩡히 잘하고 있는데 바꾸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저번에도 종로구청장 두 번 떨어진 여자 후보를 냈어야지 강원도 사람을 낸 건 안 맞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에선 더 많은 인물이 호명되고 있다. 우선 '노무현 사위'로 알려진 곽상언 변호사가 민주당 종로구 지역위원장을 맡아 22대 총선을 준비 중이다. 경기 안양시만안구에서 5선을 지낸 이종걸 전 의원은 오는 10일 서울 종로에 변호사 사무실 개소식을 연다. 사실상 출마를 위한 스텝이다. 또 종로에 거주 중인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무현 오른팔'로 불리는 이 사무총장은 지난 5월 언론 인터뷰에서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 "때가 오면 결단을 해야 하고, 그럴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엔 이재명 대표가 종로에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친이재명계' 안민석 의원은 지난 8월 3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이 대표를 향해 "내년 총선에서 인천 계양이 아닌 서울 종로에 출마해 당을 위해 헌신하는 지도자 모습 보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종로에 출마해서 서울 선거를 이끌고 서울 선거에서 이기면 내년 선거를 이길 수 있다"고 봤다.
의외의 복병, 양당 틈바구니 찌를 '구도'

▲ 2022년 3월 보궐선거 당시 출마한 배복주 후보의 유세차. 유세차에는 화물용 리프트가 설치돼 있었다.
배복주 부대표 SNS
인물만큼이나 중요한 변수가 또 하나 있다. 바로 '구도'다. 국민의힘·민주당의 선수가 팽팽한 각축을 벌일 때 제3의 선수로 인한 표 분산이 당락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1996년 15대 총선 이명박 신한국당 후보의 당선이 그랬다. 이종찬 새정치국민회의 후보가 3만 2918표(33.55%),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1만 7330표(17.66%)로 표를 나눠가지면서 4만 230표(41.00%)를 얻은 이명박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했다. 17대 총선도 비슷했다. 민주·진보정당을 향한 표가 김홍신 열린우리당 후보(42.14%)-정흥진 새천년민주당 후보(10.99%)-이선희 민주노동당 후보(3.37%)로 분산되면서 박진 한나라당 후보(42.81%)가 당선증을 품에 안았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22대 총선 복병은 배복주 정의당 후보다. 그는 지난 2022년 3월 보궐선거 당시 1만 4602표(15.32%)를 얻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한국갤럽 조사기준, 지난 3월부터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비등한 구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 배 후보가 22대 총선 때도 종로에서 유의미한 득표를 얻는다면 민주당 입장에선 한층 승부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배 후보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아직 출마가 결정된 건 아니지만 출마를 하게 된다면 당연히 종로에서 할 것"이라며 "지난 선거 때 주민들에게 얼굴을 알려둔 것이 있기 때문에 다음 선거에서도 유의미한 득표를 할 수 있을 걸로 본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 측도 22대 총선은 지난해와는 다를 것이라고 봤다. 곽상언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작년 보궐선거 땐 민주당이 공식적으로 후보를 내지 않아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내년에 민주당이 후보를 낸다면 판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1
보고 듣고 느낀 대로. 01029917450.
공유하기
세 명 대통령 배출한 '정치 1번지'... "우린 인물 보고 찍는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