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주 씨.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는 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 동안 임원 선거를 진행한다. 박옥주 씨는 김민우(수석부본부장)·김기연(사무처장) 씨와 손을 잡고 후보로 출마했다.
충북인뉴스
전교조 임원이자 활동가, 20여 년을 아이들과 동고동락했던 박옥주 교사가 충북 노동운동의 핵심인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본부장으로 나선다.
박옥주씨는 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 동안 진행될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임원 선거에서 김민우(수석부본부장)·김기연(사무처장)씨와 손을 잡고 후보로 출마했다. 단일 후보조로 큰 이변이 없는 한 당선이 유력시되지만, 그는 요즘 충북 전역을 다니며 조합원들의 투표 독려와 자신의 공약을 알리고 있다.
그는 앞으로 3년 동안 윤석열 정권의 노동 탄압의 벽을 뚫어내고 민주노조의 연대와 노동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1988년 도서관에서 우연히 본 수필집 한 권
박옥주씨는 1992년 청주교대 졸업 이후 30년을 초등학교 교사, 전교조 임원, 활동가로 살았다. 해직 기간과 노조 전임자로서의 활동기간 8년을 빼도 꼬박 22년을 아이들과 함께했다.
이쯤에서 의아해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 '교사가 민주노총 본부장을?' 그러나 이 질문에 박옥주씨는 "교사도 노동자이고, 노동자는 하나다"라고 간단명료하게 답한다.
교사에게 전문성과 소명의식이 있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는 직업의 특성일 뿐, 교사도 노동자라는 사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노동을 하고 임금을 받는 여타 노동자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가 노동운동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88년 말, 청주교대 1학년 겨울방학이었다. 당시 노동운동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던 '평범한' 학생이었던 그가 도서관에서 우연히 본 한 수필집은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방직공장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였어요. 잠을 줄여가며 열심히 일해도 늘 가난하고, 절대로 꿈을 이룰 수 없는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였습니다. 그 책은 저의 세계관을 바꾸어놓았습니다.
사실 그 당시 저는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개인의 노력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책을 읽고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하고, 아무리 노력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마침 청주교대에서 활발하게 진행된 학원자주화투쟁에 참여하며 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예비교사로서 '민족·민주·인간화 교육'을 외치는 전교조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1993년 첫 발령 직후부터 전교조 충북지부 조합원으로 활동하며, 학교 내 비민주적인 요소를 없애고 교사와 학생의 권리를 회복하는데 집중했다. 2013년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과 이어진 해고, 민주노조와의 연대, 그리고 4년 8개월 만의 복직, 그렇게 그의 30년 교직생활은 전교조, 충북지역 노동운동 역사와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