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간편식 제공 두고 교원단체-충북교육청 갈등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교육청지부,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충북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충북지부는 지난달 26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 노동자들이 제기한 문제에 도교육청은 해결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책 없는 사업은 부작용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충북인뉴스

윤건영 충북교육감 공약 '아침 간편식' 사업과 관련해 교원단체 및 학교 노동자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음에도, 충북교육청이 이를 강행하면서 논란이다.

도교육청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12월 6일과 9일, 12일 충북 옥천(옥천교육지원청), 청주(환경교육센터), 충주(충주교육지원청) 등에서 각각 아침 간편식 시식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12월까지 메뉴 적합성을 시행하고, 충북도와 사업비 분담을 논의한 뒤 시범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수요자 중심 아침 간편식 제공' 사업은 윤건영 교육감의 10대 핵심 공약 46개 실천 과제 중 하나로, 성장기 학생들의 아침밥 먹는 습관 형성을 통한 건강증진 등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앞서 충북교육청은 도내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 8463명을 대상으로 수요자 중심 아침 간편식 제공을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학생 51.2%, 학부모 54.7%, 교직원 10.3%가 아침 간편식 제공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학생 14.7%, 학부모 26.3%, 교직원 82.9%는 사업에 부정적 의견을 냈다.

당시 교직원들은 업무 과중과 위생 및 식중독, 생활지도 등을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지난 10월 26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교육청지부, 전국교육공무직본부·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충북지부는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아침 간편식 사업은 대책 없는 공약으로 부작용만 양산할 것"이라며 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전교조 충북지부 등 4개 노조는 ▲위생문제와 책임 ▲교육과정운영 침해 ▲기존 급식에 미치는 영향 ▲기후정의·환경보호 등 아침간편식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도교육청에 질의한 내용과 답변을 공개했다.

자료에서 도교육청은 식품안전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고, 영양(교)사에게 부당하게 책임이 전가되지 않도록 운영할 계획이며, 교직원에게 업무부담을 주지 않도록 TF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4개 노조는 "충북교육청은 TF 회의를 이어가려 할 뿐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며 "2차에 걸친 TF 회의에서 아침간편식 제공 사업은 학생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단지 교육감을 빛내기 위한 사업임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충북교사노조 또한 지난 20일 입장문을 내고 "학교 현장의 혼란과 업무 과중을 초래할 수 있다"며 아침간편식 사업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충북교사노조는 도교육청이 운영하는 아침간편식 TF팀 불참을 선언했다.

TF팀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 나와

아침 간편식 사업 반대 목소리는 TF팀 내부에서도 나왔다. TF팀은 교육청과 지자체 공무원 각각 5명, 학부모 2명, 학운위 2명, 교원단체 및 노조 7명 등 총 21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은 매달 1회 회의를 진행한다. 세 차례 회의 자리에서 일부 팀원은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없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 A씨는 "문제가 있다고 말해도 도교육청은 무조건 사업을 해야 한다는 전제조건 하에서 원론적인 입장만을 반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교조 충북지부 관계자 B씨도 "공동기자회견 이후 오간 이야기가 없다. 소통이 전혀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교육청 체육건강안전과의 한 관계자는 "소통을 위해 TF팀을 운영하고 있다. 회의를 하면서 이야기를 듣고 좋은 방안을 이야기하려고 하는데 분과에 들어오지 않고 난상토론만 하다 그냥 갔다. 장을 열어놓아도 들어오지를 않는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분과에서 방안을 이야기하고 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하자고 했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내년에도 TF를 운영할 예정이다. 좋은 방안이 논의됐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주병호 국장은 "교원단체 등의 반발이 있더라도 시범사업까지는 진행할 계획"이라며 "시범운영을 통해 현장의 의견을 들어 문제점 등을 보완하고, 개선할 것은 개선하는 등의 후속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내년 3~4월 각 학교에 공문을 통해 시범학교를 모집하고, 이후 시범학교를 확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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