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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전산망 장애, 연결 장비 때문... 해킹 징후 없다"

먹통 사태 8일 만에 원인 밝혀... "오래된 장비 전수점검 등 종합대책 마련"

등록 2023.11.25 17:10수정 2023.11.2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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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방행정전산서비스 장애원인 및 향후 대책 브리핑에서 송상효 TF 민간팀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2023.11.25

2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방행정전산서비스 장애원인 및 향후 대책 브리핑에서 송상효 TF 민간팀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2023.11.25 ⓒ 연합뉴스

 
지난 17일 정부 행정전산망이 마비된 원인이 네트워크 장비인 라우터(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연결해 주는 장치) 때문으로 드러났다. 해킹 징후는 드러나지 않았다.

'지방행정전산서비스 개편 태스크포스(TF)' 공동 팀장인 고기동 행안부 차관과 송상효 숭실대 교수는 25일 오후 3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지방행정전산서비스 장애 원인 및 향후 대책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TF는 장애 발생 후 네트워크 장비를 대상으로 성능을 점검하기 위해 구간을 나눠 반복적인 부하 테스트를 진행해 장애 및 접속 지연이 발생한 영역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원인을 좁혔다고 설명했다.

원인조사 결과 TF는 네트워크 장비인 라우터에서 패킷(데이터의 전송단위)을 전송할 때 용량이 큰 패킷이 유실되는 현상이 관찰됐다고 말했다. 특히 1500바이트(byte) 이상의 패킷은 약 90%가 유실됐다고 했다. 유실 원인은 라우터 장비의 케이블을 연결하는 모듈에 있는 포트 중 일부에 이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TF는 밝혔다.

정부는 17일 첫 장애 후 정상 작동하지 않던 L4(네트워크 장비의 일종) 스위치를 고성능 장비로 교체했다. 그러나 교체 후에도 일부 기능에 지연 현상이 발견돼 광주센터와 대전센터를 연결하는 라우터를 상세 분석한 결과 포트 불량이 발견됐고 다른 포트로 연결하자 지연 현상이 해소됐다고 TF는 설명했다.

송 교수는 "어제부터 오늘까지 반복적으로 원인에 대한 재현 가능성을 확인한 결과 라우터 장비 불량 외 다른 이상 현상을 발견할 수는 없었다"며 "결과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명확한 검증이 필요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킹에 대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외부에서의 공격, 내부에 심어 놓은 스파이웨어 등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보안 당국과 함께 확인했다"며 "현재까지는 해킹 징후가 보이지 않지만, 앞으로도 해킹에 대해서는 유의해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외주 용역에 의존하는 기존 체계 개선"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 유사한 포트 불량이 있을 수 있는 오래된 장비 전수 점검 ▲ 매뉴얼 보완과 신속한 복구 조치 체계 마련 ▲ 디지털정부 서비스 중단 상황에서도 행정서비스 제공 방안 마련 ▲ 범정부 디지털정부위기대응체계 확립 ▲ 공공정보화 사업 추진 방식 개선 ▲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운영 방식 전면 재검토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고 차관은 "이번 장애를 반면교사로 삼아 재발하지 않도록 포트 불량 장비들을 오늘부터 전수 점검하겠다"며 "중요 서비스 시스템과 연관 장비들에 대한 통합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상설장애 대응반'을 구성해 조기에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 전산망 마비를 재난 및 사고 유형으로 명시해 예방부터 복구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며 "범정부 디지털 정부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범정부 장애 예방 대응 컨트롤타워를 보다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보 시스템 개발 운영을 외주 용역에 의존하는 기존 체계를 개선하고 디지털 분야 우수 인재가 정부에 유입되어 역량을 발휘토록 하겠다"며 "시스템에 대한 이중화, 재해 복구 시스템, 네트워크 구성 등의 기술 구조를 전면 검토하고 조직 진단을 통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정부 무능이 부른 디지털 재난 참사" 이상민 사퇴 촉구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행정전산망 먹통 사태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무능이 부른 디지털 재난 참사"라며 이상민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정부 행정전산망이 일주일간 4번이나 먹통이 돼 세계 최고 디지털 정부라는 평판은 물론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가 바닥을 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변인은 "게다가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던 이상민 장관은 사태 수습은 나 몰라라 하고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며 "도피성 출장인가. 곤란한 일이 생기면 해외로 나가는 게 윤석열 정부식 위기 대응 매뉴얼이냐"고 꼬집었다.
#행정전산망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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