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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높았던 사우디의 벽... 시민들 엇갈린 반응

BIE 총회 투표서 119표로 리야드 확정, "오일머니 실감" "외교력 부족"

등록 2023.11.29 07:44수정 2023.11.29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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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지 않는 현실' 29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성공유치 시민 응원전에서 부산의 2030엑스포 유치가 무산되자 시민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연합뉴스

 
"리야드 119표, 부산 29표, 로마 17표"
"아! 얼마나 노력했는데..."


29일 오전 1시 30분.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린 프랑스 파리 시각으로는 28일 오후 5시 30분. 1차 투표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를 열 장소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확정되자 끝까지 마음을 졸이며 이를 지켜본 부산 시민들 사이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새벽까지 응원전 펼친 시민들 표정은

마지막까지 막판 부산 유치의 기대감을 높였지만, 사우디의 벽을 실감하자 시민들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파리 현지에서의 경쟁과 동시에 부산에서도 부산엑스포 성공 유치를 위한 시민응원전이 밤을 넘긴 새벽까지 장시간 펼쳐졌다.

부산 동구 부산시민회관으로 모인 시민들은 수천 개의 LED 부채와 깃발에 간절한 바람을 담았다. 곳곳엔 '꿈은 이루어진다' 등의 구호도 넘쳐났다. 그러나 우리 시각 오전 1시 20분쯤 예상과 다른 최종 결과가 생중계 화면에 송출되면서 현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두 눈을 질끈 감고 눈시울을 붉힌 이들도 여럿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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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부산시 동구 부산시민회관에서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시민응원전이 펼쳐지고 있다. ⓒ 김보성

 
하아무개(74)씨는 "모두가 힘을 합쳤는데 사우디의 오일머니를 결국 이기지 못한 것 같다"라고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낙담하지 말고 다음을 노려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박아무개(63)씨는 "정부여당이 얼마나 열심히 노력을 해왔나. 아파만 할 게 아니라 재차 도전하면 된다"라며 애써 웃음을 지었다.

애초부터 쉽지 않았던 도전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뒤늦게 경쟁에 뛰어든 만큼 이번 결과를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아무개(24)씨는 "사우디의 물량공세가 거셌다고 해도 우리 정부의 외교력도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김씨는 특히 앞서 만난 시민과 달리 재추진에 대해 신중론을 폈다. 그는 "또 엑스포 유치에 뛰어드는 건 쉽지 않다고 본다. 제대로 된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BIE는 173차 총회를 열어 2030년 등록 엑스포를 개최할 도시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를 확정했다. 개최권 도전에는 사우디 리야드를 포함해 대한민국 부산, 이탈리아 로마 등 3곳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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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 투표결과 부산이 탈락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은 박형준 부산시장. ⓒ 연합뉴스

 
5차 프레젠테이션까지 살펴본 BIE 회원국들의 최종 선택은 '변화의 시대: 미래를 향한 내일을 위한 연대'를 앞세운 리야드였다. 부산은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를 주제로 내걸고 뒤집기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2차 없이 1차 투표로 종료... 압도적 사우디 지지 확인

BIE 미디어센터 모니터에 뜬 투표 결과는 우리나라가 예상했던 시나리오와는 완전 다르게 흘러갔다. 부산의 전략은 사우디 리야드가 처음부터 3분의 2 이상 득표하는 것을 막는 것이었는데, 1차 투표에서 119표로 몰표가 나왔다. 이와 달리 부산은 29표, 로마는 17표에 그쳤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출동 적극적인 교섭 활동을 벌였지만, 사우디와의 외교전에서 역부족을 확인한 셈이다. 현지에서 언론과 마주한 정부와 부산시는 결과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열화와 같은 국민 기대에 못 미쳐 송구스럽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사실상 재도전을 시사했다. 그는 "(유치전을 통해) 부산은 세계로부터 뛰어난 역량과 경쟁력, 풍부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 부산시민과 충분히 논의해 2035년 세계박람회 유치 도전을 합리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엑스포 #대한민국 #사우디 #리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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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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